드디어 개봉한 [맨 인 블랙 3]를 보고 왔다. 원체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평소에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 주로 영화를 봤었는데 회사를 옮기면서 남들처럼 빨간 날 놀게 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토요일에 보게 되었다. 이제 필자도 일반적인 생활 패턴에 익숙해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뭐 그런 사정이야 어찌됐건 전보다는 여유가 좀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 달 영화표를 써먹긴 써먹어야 되겠다 싶어서 무슨 영화를 볼까 뒤적거리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스노우 화이트 더 헌츠맨]이 눈에 띄었다. [트와일라잇]은 그저 그랬지만 '벨라 스완'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만은 제법 인상적이었던 편이라 그녀가 주연을 맡은 [스노우 화이트 더 헌츠맨]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문제는 요즘 미드와 영화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그림 동화의 리메이크라는 게 복불복 하는 느낌이 좀 있어서 고민하던 중 [MIB3]가 딱 눈에 들어온 것이다. SF팬으로서 MIB 팬으로서 그리고 윌 스미스토미 리 존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고민할 이유가 없는 영화다. 선택에도 영화를 감상할 때도 이렇게 고민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독수리 오형제를 대신하여 지구를 지키는 맨 인 블랙의 사고뭉치 '제이'. 이번에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간다. 덕분에 늙은 '케이' '토미 리 존스'는 완전 조연으로 빠지고 젊은 '케이' '조슈 브롤린'과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 '짐승 보리스'를 잡기 위해 좌충우돌 에이리언 헌팅을 하게 되시겠다. 늙은 '케이'와 다르게 말도 잘하고 감정도 풍부한 젊은 '케이'. 과연 과거의 무엇이 '케이'를 변하게 했고 '짐승 보리스'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무엇보다 과연 이번에도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필자는 항상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볼 때마다 현재가 과거의 원인이 되는 타임 패러독스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꺼림직 했었는데, 얼마 전에 [1,2,3 그리고 무한]이라는 책을 읽고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이 휘어질 수 있다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어 이번 MIB의 시간 여행은 다행히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서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가 신선할 리는 만무하다. MIBSF라는 장르에 기발한 상상력의 다양한 외계인들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여기에 능청스러운 익살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윌 스미스''토미 리 존스'의 연기가 결합해 정말 재미있는 영화로 나와 줬는데 이런 MIB도 세 번째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맥이 좀 빠진 느낌이다. 시리즈로서는 드물게 3편 모두 같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일관성 있는 분위기를 이어간 듯하지만 초기의 신선함과 기발한 상상력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워낙 특수효과 기술이 발전한 영화계에서 MIB 초기의 화려한 느낌을 기대하기는 무리겠지만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에서 나오는 신선함이 전작들에 비해서 기대에 못 미친것은 아무래도 아쉽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시리즈 영화는 언제는 1편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SF 영화에서 독특한 설정과 분위기를 자리매김하고 있던 [맨 인 블랙] 시리즈가 힘을 잃고 평범한 블록버스터가 되어버린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언제나 SF 영화라면 환영이지만 이렇게 본 시리즈의 정체성을 잃고 맥 빠진 영화가 될 바에는 나와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서의 포인트가 없지는 않지만 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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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5-26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3D로 만든것이 아닐까요? 근데 3D효과는 확실히 나남유??

휘오름 2012-05-27 21:46   좋아요 0 | URL
아..저는 그냥 일반으로 봐서..3D는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