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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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우리의 뜨게질 할머니 미스 마플이 해결사로 등장하는 13개의 단편집으로, '크리스티'여왕님이 단편보다는 장편에 더 강했다는 평에 대체로 공감하는 필자이지만 마플 할머니가 등장하는 단편들의 재미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인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만 몇십년을 살아오신 이분께서는, 그야말로 앉아서 천리를 내다본다고 할 정도로, 폭신한 쇼파에 앉아 뜨게질을 하면서도 사건의 진상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대부분 단편에만 출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귀요미 회색 뇌세포 '에르큘 푸와로' 아저씨와 함께 여왕님의 양대 주연급 해결사이신 이분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비교적 즐겁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범죄의 내용이 비교적 덜 심각한 이유도 있을테고 풀어나가는 과정이 친근하게 구성된 이유도 있을테지만, '미스 마플'께서는 마치 옆집 아주머니처럼 '호호~ 아유~ 뭘 그런걸 가지고'하는 느낌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주시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또 다른 주연급 해결사 '푸아로'님께서도 제법 유쾌한 포스를 풍기는데, 이렇게 심각한 범죄들을 음침하거나 어둡지 않게 채색하시는 것 또한 여왕님 작품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필자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두 해결사께서 함께 '호호~' '허허~' 하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작품이 하나 있었으면 싶지만 아쉽게도 없다..ㅠㅠ;

 

이번 작품집에는 '크리스티'여왕님의 손자가 쓴 서문이 실려있는데 조금 발췌해보면,

 

[할머니가 1920년부터 1970년 무렵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집필한 작품들은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등장 인물들이 워낙 자연스러워서 요즘 사람들과 다를 바 없고 이들이 등장하는 상황과 장소가 전 세계 사람들의 애정과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중략)...할머니의 작품이 20세기의 그 어떤 작가들보다 많이 팔리고 있는 이유는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말씀이시다. 홈즈 시리즈를 읽으면서 살짝 뻑뻑한 느낌이었던 필자로서도 여왕님의 작품만은 자연스럽게 장면장면을 넘길 수 있었고, 영국이라는 나라와 당시 시대배경에 대해 무지하더라도 즐기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미스 마플의 집에 친교로 모인 여러 사람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진상을 맞추는 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단편집은, 전체적인 진행 방식도 살짝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단편집이 아닌가 싶다.

 

책의 외관 및 편집은 시리즈가 다 똑같으니 앞으로도 패스하고 마무리로 제멋대로 별점을 먹여보자면, 재미있다에 4, 외관 및 편집 3, 권당 소장가치 3.5, 시리즈 소장가치 4 대충 평균해서 3.5 플러스 마플 할머니 보너스로 0.5 다해서 4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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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 2015-02-2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플 할머니가 나오는 장편도 재밌죠 ㅎㅎ `살인을 예고합니다`였던가?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 ㅎㅎ ㅇV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