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철길 위의 한 소년. 덜컹거리는 철로. 달려오는 기차. 기적이 울고, 소년의 기괴한 울부짖음. 안개는 소년의 죽음을 덮고... 사업에 실패하고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아내의 연줄을 이용해 무진시의 특수학교인 자애학원에 기간제 교사로 발령받아 떠나는 강인호. 그와 함께 하나씩 밝혀지는 자애학원의 진실들… 이렇게 <도가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참으로 뒤늦은 리뷰다. 필자가 워낙 뒷북에 능한 탓이기도 하고 얼마 전에서야 뒤늦게 읽은 탓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떻게 표현할지 알 수 없어서이다. 그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고작 300페이지도 안되는 얇다란 이 책이 몇번이나 솟구치는 울분에 눈물을 흘리게 하고, 몇번이나 더 읽을 수 없어 책을 덮게 만들었는지, 귀찮다는 이유로, 힘이 없다는 이유로, 먹고 살자는 이유로, 세상을 바로 보지 않으려 하고 관심을 갖지 않으려 했던 스스로를 얼마나 참담하고 부끄럽게 만들었는지, 도무지 무어라 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잘 모른다. 기억나는 것은 <고등어>를 읽고 나와는 맞지 않는 작가라고 느껴서 그 후로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기억뿐. 그러나 <도가니>를 읽으며 필자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다시 인식하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하였다. 일개 독자인 게다가 감성이 무딘 필자가 몇번이나 거르고 정제되어 나온 소설을 보면서도 이렇게 아팠는데 일선에서 직접 취재하여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듣고 써나가야 했던 작가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런지... 이렇게 강하고 굳은 작가를 어찌 다시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당사자의 고통과 아픔이야 상상할 수조차 없으리라. 수년간이나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당해왔던 고통과 또 그 가해자들이 권력의 힘으로 돈의 힘으로 풀려나는 것을 보았을때의 울분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필자는 영화가 흥행했을 때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도 그냥 또 하나의 부조리의 이야기겠거니 하며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TV의 뉴스에서 걸핏하면 나오는 학원 비리에 관련된 이야기겠거니 지레 짐작해버린 것이었다. 평소에 시사에 관심이 없던 필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도가니>라는 소설의 실화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으니 말해 무엇할까. 이야기를 읽고 난 지금에는 이러한 스스로의 무관심이, 머리도 꽁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 알음하는 오만함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이와 같은 무관심이 이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들을 인간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겪을 수 없고 겪어서도 안되는 일을 겪게 한 것 같아 아프고 참담하고 부끄러울 다름이다

 

  언젠가 좀더 차분하고 진지하게 이 작품의 이야기를 두들기리라 마음먹으며 미루었던 리뷰였지만 결국 하나도 나을것이 없으니 민망할 뿐이다. 그러나 어차피 부족한 뇌용량으로 손구락이 두들기는대로 내맡기기로 한 리뷰 인생 아니던가? 모자라고 또 모자라지만 언젠가 조금은 나아지리라 믿으며 그 때가 오면 다시 한번 목욕 제계하고 이 이야기를 마주하리라 다짐하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 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아래는 도가니 카페에서 퍼온 광주 인화확교 실제 사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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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 王道 - 천하를 얻고 사람을 다스리는 제왕술
왕박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필자 난생 처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아본 <왕도>는 보슬보슬한 한지 위에 먹으로 그린 흑룡이 한쪽에 똬리를 틀고 있는 표지 디자인으로 처음 받았을 때는 소설로 착각했을 만큼 꽤 흥미를 당기는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천하를 얻고 사람을 다스리는 제왕술’ 이라는 거창한 부제에 걸맞는 중량감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시세(時勢) - 대세를 장악하는 제왕술

 

1장 진목공, 정략결혼을 통해 대국을 일으키다

2장 따뜻한 술을 앞에 두고 영웅을 논하다 : 도광양회의 제왕술

3장 이연의 기병 : 극한 모험인 건국을 안정적으로 이룩해 내다

4장 당현종의 성공과 패배요인 : 성공을 지키려면 잠시도 태만해져서는 안 된다

 

인화(人和) - 화합을 조성하는 제왕술

 

5장 춘추 최초의 패자(覇者) 제환공 : 사람 쓰는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6장 역대 최다의 인재를 거느린 한무제 : 틀에 얽매이지 않은 한무제의 인재기용술

7장 강산은 그림처럼 아름답고, 그 시절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들이 활약했던가! - 삼국시대의 인재전략

 

권술(權術) - 인심을 조정하는 제왕술

 

8장 대영웅의 마음가짐 : 초한전쟁은 버릴 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승부였다

9장 성실한 자의 성공비법 : 유수의 이유극강 전략

10장 ‘인덕’이냐 ‘권술’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대영웅 부견의 비극적 인생

 

좀 심하게 얘기하자면 그저 이렇게 차례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춘추 전국시대부터 진, , 삼국시대를 거쳐 5 16국 시대까지를 넘나들며 기업을 일으킨 제왕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소개되는 일화들은 제법 다이나믹하고 흥미롭기는 하나 그것뿐이다. 제왕

들의 에피소드도 매 챕터 말미에 짤막하게 나오는 저자의 말도 어디선가, 언제인가 한 번쯤 들어본 듯한 진부한 이야기들로, 필자에게는 무수한 자기계발서들과 별다른 차별점이 보이지 않았다. 때론 책의 90%를 넘게 차지하는 제왕들의 일화가 너무 장황하게 소개되어 저자가 이를 통해 과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역사에 좀더 쉽게 다가가게 하기 위한 교양서 정도의 의미라면야 나쁘지 않겠으나 대놓고 ‘제왕술’ 운운하는 마당이니 그렇게 소프트한 책도 아닌 것이다. 체제 변환과 개혁으로 그저 땅떵어리 크고 인구 많던 나라를 넘어 세계의 패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가 되었건 ‘왕도’라는 주제가 관심사가 될 수도 있겠으나, 무능과 부패한 독재 정권하에 전 국민이 우울증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왕도’라는 주제는 시세에도 어긋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더구나 저자의 주의, 주장이 무엇인지 당췌 명확하지가 않아 ‘왕도’ 즉, ‘제왕술’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그리 중량감 있게 그려낸 느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책으로서의 소프트함을 말하기도 뭐한 그야말로 어정쩡한 일화집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요숭은 현종에게 열 가지 개혁방안을 올렸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황제의 측근이 정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황제의 상벌권한을 소중히 여기고 신하가 황제에게 간언을 하도록 허용하고, 각지 관원이 사사로이 바치는 공물을 받지 않고, 군주와 신하는 서로를 예로써 대해야 한다.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당 현종에게 내놓은 위와 같은 요숭의 개혁안으로 현 정권이 좀 명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이런걸 유념하는 정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우울해 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정치를 하는 사람, 권력을 가진 자라면 적어도 이런 정도는 상식으로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졸필이나마 아니 졸필이기에, ‘손구락 가는데로’가 모토인 필자가 몇 번이나 이 리뷰를 새로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읽고 나서 그다지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필자를 서평단에 뽑아주시고 도서를 제공해 주신 ‘시그마북스’에 감사하는 마음은 변함없으나, 느낌이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가능하면 모자란 필력으로나마 좋은 평을 쓰고 싶었고 그것이 예의겠으나 마음이 일지 않으니 죄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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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이야기가 일단은 결말을 맺는다. 필자로서도 정말 1권을 잡으면서부터 그 많은 분량을 의식하지도 못한채 단숨에 달린것 같다. 일단이라는 단서를 단 것은 마지막장을 넘기며 느꼈던, 더 읽고싶다. 더 보고싶다. 그러나 더 볼수 없다는 진한 아쉬움 때문이다. 어디에선가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이 밀레니엄 시리즈를 10부로 구상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과 디테일로 보여주는 작가의 진한 사회의식, 모든것을 아울러 흐르게 하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으로 남은 이야기는 얼마나 기대가 되었던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볼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것이 기대했던것 이상으로 진한 아쉬움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남은 일곱개를 돌려달란 말이야~~ㅠㅠ'.

 

그나마 다행인것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졌다는 것이다. 책이란 물건을 꾸준히 접하다보면 드물게 유작도 만나게 되는데 '유작'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미완성의 느낌이 실제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 드물게 만나는 작품에 종종 어쩌구 하니 좀 언발란스 한데 아무튼 이것이 다듬지 않았다든가 완성도가 떨어진다든가 하는 미완성이 아니라 정말로 이야기가 중간에 뚝! 끊어지는 것이다. 어떤 장르의 소설도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이겠으나 추리나 미스테리의 경우 이렇게 이야기가 끊기면 독자에게는 그야말로 정신고문이 따로 없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밀레니엄이 2부에서 끝나지 않고 3부까지 쓰여진건 고인에 대한 아쉬움과는 다른 관점에서 정말 다행이 아닐수 없다. 어쩌면 나머지 이야기중 일부가 집필되었으나 도저히 출판할 정도로 진행이 되지않아 '유작' 마케팅이 안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런게 있다고 해도 나오지 않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전작의 부상(이라고 쓰고 부활이라고 읽는다)으로 병원으로 후송된 장면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리스베트' 개인의 복수 뿐 아니라 배후의 음모세력을 파해치고 단죄하며, '리스베트'의 자유를 얻는 과정이 흥미 진진하게 펼쳐진다. 그야말로 확실한 '리스베트'의 과거청산이 되시겠는데.. 확실히 '과거청산'이라는게 한두사람 죽어나가는 일이 아닌것이다. 그네나라든 우리나라든...

 

전작의 리뷰에는 스포일러때문에 쓰지 못한 필자의 사소한 불만이랄까 거부감이랄까, 아무튼 그런게 하나 있는데 뭐냐면 리스베트의 부활장면이다. 이야기 진행상 긴박감을 위해 주인공의 위기 장면이 필요하고 또, 상당히 흥분되고 긴장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였으나, 머리에 총맞고 매장되었다가 되살아나는건 좀 너무한게 아닌가 싶다. 그넘들이 아마추어라면 모르겠지만 사람 한두번 죽여본 넘들도 아닌데 죽은걸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대충 묻은것도 그렇고 말그대로 머리에 총맞고 빙빙 도는 상태로 무덤을 헤치고 나오는데다 그 엉망인 주인공을 사람 한두번 죽여본게 아닌 넘들이 어쩌지 못하고 결국 당한다는것도 좀 그렇다. 물론 여러가지 가능성이 존재하고 실제 작가도 설득력있게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디테일에 강했던 작가를 생각한다면 다소는 무리가 있는 장면이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렇다고 이 장면이 전체 이야기를 훼손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적인 요소로 인해 이야기의 재미가 살아나는만큼 작가의 재능을 칭찬할 일이겠지만, 우얏든 필자에게는 아~주 사소한 불만으로 다가온다.

 

전체적인 외관과 편집은 전작과 다를바 없으며 표지 디자인만 또 살짝 변했는데 이번엔 뒷모습이 아니라 앞모습이다. 앙증맞은 용가리가 이젠 반갑다. 반쪽 얼굴이라도 이왕 정면사진을 실을바엔 전신샷을 해줬으면..퍼퍽!..반신이라도..퍼퍼퍽!....ㅠㅠ

 

재미있다에 4.5, 외관에는 3.5, 읽기 좋은 편집과 번역에4, 소장가치로 3.5점 대충 평균 4점의 별점을 주고싶다. 좋은책 출판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고인이 되신 작가 '스티그 라르손'님께 존경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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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이야기가 일단은 결말을 맺는다. 필자로서도 정말 1권을 잡으면서부터 그 많은 분량을 의식하지도 못한채 단숨에 달린것 같다. 일단이라는 단서를 단 것은 마지막장을 넘기며 느꼈던, 더 읽고싶다. 더 보고싶다. 그러나 더 볼수 없다는 진한 아쉬움 때문이다. 어디에선가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이 밀레니엄 시리즈를 10부로 구상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과 디테일로 보여주는 작가의 진한 사회의식, 모든것을 아울러 흐르게 하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으로 남은 이야기는 얼마나 기대가 되었던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볼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것이 기대했던것 이상으로 진한 아쉬움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남은 일곱개를 돌려달란 말이야~~ㅠㅠ'.

 

그나마 다행인것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졌다는 것이다. 책이란 물건을 꾸준히 접하다보면 드물게 유작도 만나게 되는데 '유작'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미완성의 느낌이 실제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 드물게 만나는 작품에 종종 어쩌구 하니 좀 언발란스 한데 아무튼 이것이 다듬지 않았다든가 완성도가 떨어진다든가 하는 미완성이 아니라 정말로 이야기가 중간에 뚝! 끊어지는 것이다. 어떤 장르의 소설도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이겠으나 추리나 미스테리의 경우 이렇게 이야기가 끊기면 독자에게는 그야말로 정신고문이 따로 없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밀레니엄이 2부에서 끝나지 않고 3부까지 쓰여진건 고인에 대한 아쉬움과는 다른 관점에서 정말 다행이 아닐수 없다. 어쩌면 나머지 이야기중 일부가 집필되었으나 도저히 출판할 정도로 진행이 되지않아 '유작' 마케팅이 안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런게 있다고 해도 나오지 않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전작의 부상(이라고 쓰고 부활이라고 읽는다)으로 병원으로 후송된 장면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리스베트' 개인의 복수 뿐 아니라 배후의 음모세력을 파해치고 단죄하며, '리스베트'의 자유를 얻는 과정이 흥미 진진하게 펼쳐진다. 그야말로 확실한 '리스베트'의 과거청산이 되시겠는데.. 확실히 '과거청산'이라는게 한두사람 죽어나가는 일이 아닌것이다. 그네나라든 우리나라든...

 

전작의 리뷰에는 스포일러때문에 쓰지 못한 필자의 사소한 불만이랄까 거부감이랄까, 아무튼 그런게 하나 있는데 뭐냐면 리스베트의 부활장면이다. 이야기 진행상 긴박감을 위해 주인공의 위기 장면이 필요하고 또, 상당히 흥분되고 긴장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였으나, 머리에 총맞고 매장되었다가 되살아나는건 좀 너무한게 아닌가 싶다. 그넘들이 아마추어라면 모르겠지만 사람 한두번 죽여본 넘들도 아닌데 죽은걸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대충 묻은것도 그렇고 말그대로 머리에 총맞고 빙빙 도는 상태로 무덤을 헤치고 나오는데다 그 엉망인 주인공을 사람 한두번 죽여본게 아닌 넘들이 어쩌지 못하고 결국 당한다는것도 좀 그렇다. 물론 여러가지 가능성이 존재하고 실제 작가도 설득력있게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디테일에 강했던 작가를 생각한다면 다소는 무리가 있는 장면이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렇다고 이 장면이 전체 이야기를 훼손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적인 요소로 인해 이야기의 재미가 살아나는만큼 작가의 재능을 칭찬할 일이겠지만, 우얏든 필자에게는 아~주 사소한 불만으로 다가온다.

 

전체적인 외관과 편집은 전작과 다를바 없으며 표지 디자인만 또 살짝 변했는데 이번엔 뒷모습이 아니라 앞모습이다. 앙증맞은 용가리가 이젠 반갑다. 반쪽 얼굴이라도 이왕 정면사진을 실을바엔 전신샷을 해줬으면..퍼퍽!..반신이라도..퍼퍼퍽!....ㅠㅠ

 

재미있다에 4.5, 외관에는 3.5, 읽기 좋은 편집과 번역에4, 소장가치로 3.5점 대충 평균 4점의 별점을 주고싶다. 좋은책 출판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고인이 되신 작가 '스티그 라르손'님께 존경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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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3부작중 2부다. 깡다구 무법소녀, 천재 해커, 우리의 여주인공 '리스베트'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야기는 바람둥이 기자 '미카엘'에 상심한 '리스베트'로부터 시작한다. 라고 하면 우리의 여주인공이 마치 멜로극의 순정녀처럼 느껴질지 모르나, 그건 정말 모르는 얘기일뿐. '미카엘'은 큰 실수한거다...피의 복수가..으하하~퍼퍽!..ㅠㅠ 는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한 여기자의 죽음에 이어 '리스베트'의 과거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녀의 분노에 불을 붙이게 되고 '리스베트'는 본격적인 과거청산 작업에 돌입한다. 그녀만의 방식으로...므흐흐..나쁜넘들, 늬들은 이제 X됬다.

 

얼마전 나꼼수에서 BBK 사건 관련하여 감옥간 정봉주 의원이 '마른잎 다시 살아나..'어쩌구 하는 얘기를 했는데 이번 이야기야 말로 마른잎 다시 살아나 거대한 활화산으로 몰아닥친다.

 

책소개에 '작가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통해 높은 사회의식과 현대사회의 도덕적 타락, 정의에 대한 심도 있는 조망을 보여 주며 전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정말 밀레니엄 시리즈의 핵심을 콕 찍은 감탄스러운 소개평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에 읽은 공지영 작가님의 '도가니'의 참혹함과 울분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잔인한 '리스베트'의 과거는 단순한 개인사가 아님이 이야기가 진행되며 서서히 밝혀진다. 정부의 비밀조직과 전작에 등장했던 부패 재벌의 유착등 점점 얽히고 섥히어 가는 이야기의 거대한 부조리와 부정은 '리스베트'뿐 아니라 독자의 분노에도 불을 붙이게 된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고 사실이 아닌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이 이야기하는 부조리, 도덕적 타락, 정의등이 우리 가슴에 착착 붙어 분노를 일으키는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맞물려 남의 얘기같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복잡하고 방대하게 얽혀 돌아가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진행시키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생생한 디테일과 함께 또 한번 독자를 감탄시키며 즐거운 책읽기를 선사한다. 전작이 에피타이져 였다면 이번부터 메인디쉬라고 할수 있겠다. 전작이 독자에게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하여 복잡하고 방대한 이야기를 매끈하게 마무리 지었다면 이번에는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듯 이야기가 점점 방대해지며 자연스럽게 3부로 그 바통을 넘기게 된다.

 

책 표지는 파랑으로 산뜻해졌지만 왠지 제목과는 거리가 있고 표지 디자인도 살짝 변했지만 앙증맞은 용가리 타투는 그대로다. 그외 편집및 외관에 대한 평은 1부에 이미 피력했으니 필자의 의견이 궁금하신분은 앞서의 평을 읽어보시라. 다만 필자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양장판이었으면 싶다는거. 출판사도 사정이란게 있으시겠지만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하드커버와 소프트커버가 동시에 좀 출간되어 줬으면 한다.

 

재미있다에 4.5, 외관에는 3.5, 읽기 좋은 편집과 번역에4, 소장가치로 3.5점 대충 평균 4점의 별점을 주고싶다. 좋은책 출판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고인이 되신 작가 '스티그 라르손'님께 존경을 담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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