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王道 - 천하를 얻고 사람을 다스리는 제왕술
왕박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필자 난생 처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아본 <왕도>는 보슬보슬한 한지 위에 먹으로 그린 흑룡이 한쪽에 똬리를 틀고 있는 표지 디자인으로 처음 받았을 때는 소설로 착각했을 만큼 꽤 흥미를 당기는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천하를 얻고 사람을 다스리는 제왕술’ 이라는 거창한 부제에 걸맞는 중량감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시세(時勢) - 대세를 장악하는 제왕술

 

1장 진목공, 정략결혼을 통해 대국을 일으키다

2장 따뜻한 술을 앞에 두고 영웅을 논하다 : 도광양회의 제왕술

3장 이연의 기병 : 극한 모험인 건국을 안정적으로 이룩해 내다

4장 당현종의 성공과 패배요인 : 성공을 지키려면 잠시도 태만해져서는 안 된다

 

인화(人和) - 화합을 조성하는 제왕술

 

5장 춘추 최초의 패자(覇者) 제환공 : 사람 쓰는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6장 역대 최다의 인재를 거느린 한무제 : 틀에 얽매이지 않은 한무제의 인재기용술

7장 강산은 그림처럼 아름답고, 그 시절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들이 활약했던가! - 삼국시대의 인재전략

 

권술(權術) - 인심을 조정하는 제왕술

 

8장 대영웅의 마음가짐 : 초한전쟁은 버릴 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승부였다

9장 성실한 자의 성공비법 : 유수의 이유극강 전략

10장 ‘인덕’이냐 ‘권술’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대영웅 부견의 비극적 인생

 

좀 심하게 얘기하자면 그저 이렇게 차례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춘추 전국시대부터 진, , 삼국시대를 거쳐 5 16국 시대까지를 넘나들며 기업을 일으킨 제왕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소개되는 일화들은 제법 다이나믹하고 흥미롭기는 하나 그것뿐이다. 제왕

들의 에피소드도 매 챕터 말미에 짤막하게 나오는 저자의 말도 어디선가, 언제인가 한 번쯤 들어본 듯한 진부한 이야기들로, 필자에게는 무수한 자기계발서들과 별다른 차별점이 보이지 않았다. 때론 책의 90%를 넘게 차지하는 제왕들의 일화가 너무 장황하게 소개되어 저자가 이를 통해 과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역사에 좀더 쉽게 다가가게 하기 위한 교양서 정도의 의미라면야 나쁘지 않겠으나 대놓고 ‘제왕술’ 운운하는 마당이니 그렇게 소프트한 책도 아닌 것이다. 체제 변환과 개혁으로 그저 땅떵어리 크고 인구 많던 나라를 넘어 세계의 패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가 되었건 ‘왕도’라는 주제가 관심사가 될 수도 있겠으나, 무능과 부패한 독재 정권하에 전 국민이 우울증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왕도’라는 주제는 시세에도 어긋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더구나 저자의 주의, 주장이 무엇인지 당췌 명확하지가 않아 ‘왕도’ 즉, ‘제왕술’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그리 중량감 있게 그려낸 느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책으로서의 소프트함을 말하기도 뭐한 그야말로 어정쩡한 일화집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요숭은 현종에게 열 가지 개혁방안을 올렸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황제의 측근이 정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황제의 상벌권한을 소중히 여기고 신하가 황제에게 간언을 하도록 허용하고, 각지 관원이 사사로이 바치는 공물을 받지 않고, 군주와 신하는 서로를 예로써 대해야 한다.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당 현종에게 내놓은 위와 같은 요숭의 개혁안으로 현 정권이 좀 명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이런걸 유념하는 정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우울해 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정치를 하는 사람, 권력을 가진 자라면 적어도 이런 정도는 상식으로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졸필이나마 아니 졸필이기에, ‘손구락 가는데로’가 모토인 필자가 몇 번이나 이 리뷰를 새로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읽고 나서 그다지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필자를 서평단에 뽑아주시고 도서를 제공해 주신 ‘시그마북스’에 감사하는 마음은 변함없으나, 느낌이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가능하면 모자란 필력으로나마 좋은 평을 쓰고 싶었고 그것이 예의겠으나 마음이 일지 않으니 죄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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