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를 말하다
노엄 촘스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바네사 베어드 & 데이비드 랜섬 엮음, 김시경 / 위너스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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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위기, 도박판으로 변해 현재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된 금융계, 돈만 벌면 최고라는 세상, 바닥까지 떨어진 도덕성, 사상 최고라는 극단적인 양극화등 외면하고 모른 체 하려 해도 도저히 모른 체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맞춰 끊임없이 경제의 위기와 대책에 대한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느낌인데 이 와중에 끊임없이 회자되는 말이 '경제 민주화'가 아닐까 싶다. '경제 민주화'가 무엇일까? '민주화'라고 하니 뭔가 옳은 일인 듯 한 느낌이긴 한데 너무 막연하다. 정체를 모르겠다. 이 책을 택하게 된 이유다.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노암 촘스키'가 [경제 민주화를 말한다]고 하니 '경제 민주화'를 명쾌하게 풀어주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경제 민주화'의 의미를 명쾌하게 풀어주지는 않았다. 심지어 '노암 촘스키' 만의 저술도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 관련 석학들의 이야기를 묶어놓은 모음집 형태로, 이를테면 특급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를 마치 해당 배우가 주연인양 광고한 것과 비슷한 셈이다. 평소라면 이런 얄팍한 상술에 기분이 상했겠지만 이 책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비록 경제 민주화를 말한다고 하면서 '경제 민주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는 않고 있지만 여러 명의 석학들이 현 세계 경제 위기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하여 쉽고 일관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세계 경제 핵심 정리라고나 할까? 세계 경제의 커다란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어차피 필자 같은 일반인이야 어려운 경제 용어와 통계 따위 아무리 들여다 봐도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 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는 등줄기가 서늘하다. 경제판 납량 특집일까? 올 여름은 정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만나게 되는 경제 이야기 그 자체로 디스토피아식의 납량 특집이 아닐까 싶다.

 

비록 필자가 알고 싶었던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는 단지 경제 권력, 금권 독재의 시대에 반하는 의미로 경제 민주화의 형체를 희미하게나마 잡아볼 수 있었을 뿐이지만 경제라는 복잡 다단한 생물체의 큰 줄기를 붙잡은 느낌으로 많은 것을 얻은 듯 하여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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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위험한 천국 - 미국을 좀먹는 기독교 파시즘의 실체
크리스 헤지스 지음, 정연복 옮김 / 개마고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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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크리스천이다.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날라리 신도긴 하지만 어쨌거나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다. 이러한 필자에게 이 책, '크리스 헤지스'의 [지상의 위험한 천국]은 꽤나 거북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꽤나 과격하다. 기독교 우파, 미국의 극단적인 우파 기독교를 파시즘이라고 하면서 과격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성애를 질병으로 취급하고, 낙태자는 사형에 처하고, 이슬람교도를 추방하며, 불신은 범죄로 취급하는 기독교. 사회에서 성경과 어긋나는 모든 가르침을 폐기하고, 다른 문화와의 전쟁은 성전으로 하여 교육, 법률, 정치, 경제, 복지 등 사회 모든 것을 기독교적으로 다시 만들려는 기독교. 세금 대신 교회에 십일조를 바치게 만들려는 기독교를 파시즘이라 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의 과격한 어조는 크리스천으로서 단지 거북할 뿐이나, 이른바 극우파라고 불리는 기독교 원리주의, 문자주의 자들의 주장과 행태는 욕지기가 난다. 그들이 정치에까지 개입하여 자신들의 믿음에 맞는 나라를 세우려 한다니 실로 두렵기까지 하다.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저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자들이 과연 자신들의 주장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쓰자고 주장한 공산주의는 결국 극도로 부패한 독재 정권을 낳았을 뿐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러한 극우파가 정권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이 혼란기이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장난질과 세계적인 경제 위기, 도덕성을 잃어버린 자본주의, 무슨짓을 해서라도 돈만 벌면, 잘살기만 하면 된다는 정서, 계란 하나에 몇 백만을 호가하게 만드는 대공황에 전 세계가 한발을 담그고 있는 이러한 혼란기라면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하여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민주적인 투표로 들어선 정권을 들어내고 2차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와 '나치당' 또한 이러한 대공황 이후 혼란기 독일의 국수주의를 이용한 것이었으니 현대라고 해서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 그들의 주장이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미국에 극우 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만의 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명 '빤스 목사'같은 목사 같지도 않음 목사가 득세하고 '기독당'이 탄생하여 정권에 도전하는 등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이샤의 것은 가이샤에게 Caesar the things which are Caesar's" 

 

날라리 크리스천인 필자가 정치에 대한 성경 구절 중 유일하게 기억하는 구절이다. 이를 단순히 정교 분리의 구절로만 해석할 수는 없으리라. 신앙이 있건 없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국가 권력이 부패하고 무능하다면 질타하고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가로서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길이든 투표나 서명운동 등의 간접적인 참여의 형태가 되었건 광신자의 마음이 아니라 크리스천의, 기독교인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기독교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낙태한 여성을 사형시켜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동정심과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일 테니 말이다.

 

여러 가지 실례와 근거를 가지고 미국의 기독교 파시즘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 이 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대쪽으로 너무 과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그 주장을 확산시켜 나가는 세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너무 반대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편의 잘못만을 몰아붙이는 터라 읽는 동안 거북 했던 것은 둘째로 이쪽의 주장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뚜렷한 신념과 기준을 제시하고 설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반대편의 문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의 잘못된 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통에 보이는 것은 상대편의 문제점뿐인 것이다.

 

이 역시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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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샤 2013-11-2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의가 정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 총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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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유럽을 떠돌다 들이어 미국으로 돌아온 '엘러리 퀸' '국명 시리즈' 그 여섯 번째 [미국 총 미스터리]. 뭐 그 동안에도 쭈욱 미국이 배경이었지만서도... ㅡㅅ-;


뉴욕 한복판에 위치한 현대식 스포츠의 전당 '콜로세움'. 이 거대한 경기장 안에 세계 최대의 로데오 쇼가 펼쳐진다. 이 쇼를 계기로 재기를 꿈꾸던 왕년 서부영화의 영웅 벅 혼. 2만 명의 관중이 꽉꽉 들어찬 콜로세움. 로데오 쇼의 화려한 오프닝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두에 서서 트랙을 달리던 벅 혼은 갑자기 말에서 떨어지고 뒤따르던 수십 마리의 말발굽에 무참히 짓밟힌다.


사춘기 소년답게 서부극에 빠진 '위대한 주나 대왕'의 손에 이끌려 쇼를 관람하고 있었던 엘러리 퀸과 퀸 경감은 자연스레 사건 속으로 뛰어들고 곧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임이 밝혀지는데...


한 번도 미국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제목만큼은 세계 일주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온 듯 반갑다. 이번엔 2만 명의 관중이 목격자이자 용의자이다. 여기에 수십 명의 카우보이와 수십 정의 총이 가세하니 이것이 그야말로 하드보일드...ㅎㅎ


아무튼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만의 관중과 거대 콜로세움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수색작전이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에서 수백 명의 관객을 일일이 털어주시던 경찰이지만 설마 2만 관중을 털어줄 수 있겠냐 싶었지만 여지없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두 꼼꼼히 몸수색을 펼쳐 주시는 '퀸' 경감님 되시겠다. 그것도 모자라서 거대 콜로세움까지 샅샅이 남김없이 털어주시는데... 정말 아무래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요즘으로 생각하면 한일전 중에 선수가 총에 맞았다고 관객 전부를 대기시켜놓고 한명씩 수색한 뒤에 내보내는 식인데 그 시절엔 정말 이런 일이 가능했단 말인가?


필자가 납득을 하건 못하건 간에 수색은 이루어지고 그렇게 철저한 수색에도 나타나지 않은 총 한 자루의 행방이 사건 해결에 열쇠가 되는데... 과연 수만 관중이 지켜보았음에도 범인에 대한 단서 하나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명탐정 '엘러리 퀸'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 총 미스터리]로 필자가 구매한 6권의 국명 시리즈는 끝났다. 얼마 후에 발간될 [스페인 곶 미스터리]로 국명시리즈 9권이 완간되는데 그날을, 계속되는 '엘러리 퀸'의 독자에의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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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주영아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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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 '국명 시리즈'의 다섯 번째, 전편 [그리스 관 미스터리]와 함께 '국명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전대미문의 엽기적이고 참혹한 살인 사건. 목이 잘린 채 십자가에 못 박히듯 매달린 시체. 사건 현장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T자의 수수께끼. 거기에 미치광이 예언자와 광신도, 나체주의자 등 기괴한 인물들과 엮여 사건은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희생자는 더 늘어간다. 하지만 엘러리는 단 하나의 단서로 범인을 추정하고 시공을 넘나드는 대추격전을 펼친다.

 

이 작품은 요즘으로 치면 '납량 특집' 쯤으로 구상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엽기적이고 기괴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머리가 잘린 채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발견된 시체. 그리고 여기저기 상징처럼 드리워진 T. 시체의 모양도 T, 피해자의 집 문에도 T, 이어 벌어지는 연쇄 살인에서도 어김없이 T자가 상징처럼 나타난다. 마지 이집트의 앙크 십자가를 상징하는 듯한 T. 여기에 고대 이집트의 사제임을 자처하는 미치광이 예언자까지 등장하고 마지막에 벌어지는 범인과의 시간을 다투는 추격전까지, 그야말로 '납량 특집'의 요소는 다 갖추고 있는 듯하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T자의 비밀은 무엇이며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실패하지 않는 명탐정 연역적 추리의 귀재 오만 대마왕 탐정 '엘러리 퀸'은 미스터리를 모두 풀고 범인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인가?

 

매편마다 어김없이 계속되는 작가의 독자에의 도전에 맞서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잊지 마시라. 아무리 명민하지 못한 독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올바른 한 가지 해답'을 내는 데에 필요한 사실들은 모두 들어서 알고 있으니...

 

수수께끼와 함께 필자는 다음 미스터리 [미국 총 미스터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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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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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 컬렉션', '국명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그리스 관 미스터리]. 이번 작품은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엘러리 퀸'과 '리처드 퀸' 부자가 유명해지기 전, 우리의 주인공이자 해결사 '엘러리 퀸'께서 그야말로 초짜 탐정으로 활약한 사건이 된다.

 

칼키스 사건은 처음부터 음울한 선율과 함께 시작되었다.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들과 어울리려는 듯 한 노인의 죽음으로 서곡을 장식한 이 사건은, 계속해서 복잡한 죽음의 선율을 타고 대위법의 가락처럼 울려 퍼졌다.

 

처음부터 한 노인의 죽음으로 시작한 [그리스 관 미스터리]. 그 시작만큼 음울하게 숨겨진 인간관계와 사악하고 교묘한 범인과의 대결로 이야기는 치닫는다. 이번 작품에서 우리의 젊은 '엘러리 퀸'은 무시 못 할 적수를 만나 범인이 설치한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빗나간 추리를 연발하는 등 뼈아픈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치밀한 연역 추리를 펼치며 결국에는 자신을 물 먹였던 범인의 방식으로 범인을 잡기 위한 덫을 준비한다.

 

[그리스 관 미스터리]에서는 이러한 좌절과 치욕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잡아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노련하고 오만한 탐정 '엘러리 퀸'의 성격과 추리 스타일이 자리 잡은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모든 의문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답답하리만치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지 않는 바로 그 스타일이다.

 

이 작품에서는 정통 추리소설답게 범인이 밝혀지고 모든 사건이 풀어지는 마지막 순간의 쾌감에 더해 예상 못한 반전 또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전통 추리소설이자 정통 추리소설인 만큼 주어지는 단서의 의미를 모두 풀지 못하더라도 감각적으로 범인을 감지할 수 있어 반전의 충격이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 필자는 다음 미스터리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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