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리 퀸 컬렉션', '국명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그리스 관 미스터리]. 이번 작품은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엘러리 퀸'과 '리처드 퀸' 부자가 유명해지기 전, 우리의 주인공이자 해결사 '엘러리 퀸'께서 그야말로 초짜 탐정으로 활약한 사건이 된다.
칼키스 사건은 처음부터 음울한 선율과 함께 시작되었다.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들과 어울리려는 듯 한 노인의 죽음으로 서곡을 장식한 이 사건은, 계속해서 복잡한 죽음의 선율을 타고 대위법의 가락처럼 울려 퍼졌다.
처음부터 한 노인의 죽음으로 시작한 [그리스 관 미스터리]. 그 시작만큼 음울하게 숨겨진 인간관계와 사악하고 교묘한 범인과의 대결로 이야기는 치닫는다. 이번 작품에서 우리의 젊은 '엘러리 퀸'은 무시 못 할 적수를 만나 범인이 설치한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빗나간 추리를 연발하는 등 뼈아픈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치밀한 연역 추리를 펼치며 결국에는 자신을 물 먹였던 범인의 방식으로 범인을 잡기 위한 덫을 준비한다.
[그리스 관 미스터리]에서는 이러한 좌절과 치욕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잡아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노련하고 오만한 탐정 '엘러리 퀸'의 성격과 추리 스타일이 자리 잡은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모든 의문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답답하리만치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지 않는 바로 그 스타일이다.
이 작품에서는 정통 추리소설답게 범인이 밝혀지고 모든 사건이 풀어지는 마지막 순간의 쾌감에 더해 예상 못한 반전 또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전통 추리소설이자 정통 추리소설인 만큼 주어지는 단서의 의미를 모두 풀지 못하더라도 감각적으로 범인을 감지할 수 있어 반전의 충격이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 필자는 다음 미스터리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