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노엄 촘스키 지음,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어, 강주헌 옮김, 레미 말랭그레 그림, / 시대의창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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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년간을 책장에 쳐박아 뒀다가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심지어 이 판본은 절판되고 새 판본이 나왔더군요...ㅡㅅ-;) 매우 인상적 이었습니다.
왜 이제서야 꺼내보았을까, 왜 이제서야 이 사람을 만났는가 후회가 가득합니다.
그의 확신에 가득찬 말투와 신랄하고 명징한 세상 보기, 지식인에 대한 인식, 언론과 자유에 대한 견해,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어요. 무엇보다 이 사람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점은, 어려운 이야기들을 아주 명쾌하고 호쾌하게, 전혀 어렵지 않고 간결한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내 목표입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정반대로 글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기사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글을 써야 그들에게는 이익입니다. 어려운 단어들을 골라 쓰며 복잡하게 말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으면서 특권층처럼 군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지식인들이 회의에 초대받고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강연에 알맹이가 있습니까? 바로 이런 현상이 문제입니다. 쉬운 말로도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거인입니다. 시대의 지식인 이라는 표현이 아깝지가 않아요. 초반부를 읽을때는 오랜만에 정식으로 서평을 적어 보리라 생각했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제 머리속에는 '촘스키'의 목소리밖에 남지 않더군요. 이런 이의 글에 어줍잖게 서평이랍시고 끄적여 보려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수천 년 전부터 그랬지만, 지식인의 역할은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훌륭한 지식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런 이상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 교수들과 저술가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내게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입니다. 우리가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는 생각만을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정직하다면 반대편의 주장까지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합니다.

  통찰력 있는 지식인이라면 (대중을 그저 구경꾼으로 만드는) 이런 흐름을 꿰뚫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식인은 입을 다문채 대중을 종속시키려는 이런 음모에 가담합니다. 그들의 밥줄이기 때문입니다.

(전략)...이른바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시민의 권한을 개인 기업에 양도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입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입니다...(중략)...공공 분야의 창의적 발상으로 공공자금으로 개발된 이런 모든 것은 당연히 공공의 재산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민간 기업에 양도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말입니다.

  적어도 순수한 시장경제의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용과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거대한 공공 분야와 전체주의적 성격을 띤 거대한 민간 분야가 양분하고 있는 경제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세상은 자본주의가 아닙니다.

  대중의 각성과 경계 이외에 현 사회의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은 없습니다.

  외국에 투자되는 자본은 대부분이 경영 지배권의 확보를 위한 돈입니다. 공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기업을 민간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 넘기려는 속임수일 뿐입니다. 이런 민영화는 대체로 부패한 정부에서 주로 시행됩니다.

  미국은 안데스 산맥 부군의 국가들에게 암력을 가해 코카 재배를 포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이런 압력은 지역 주민, 즉 농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습니다. 따라서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카 재배는 계속될 것입니다. 마약 문제는 수요가 근본적인 원인이지 공급에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정도의 추리는 상식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근원은 미국에 있는 것이지 콜롬비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회계상의 이동이 존재하는 이유는 부자나라들이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기업이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국민의 몫을 훔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나야 합니다. 내가 미디어, 학교, 지배 계급의 문화에 반대하며 민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여론의 압력이 더해질 때는 어떤 일이라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3의 길을 주장하는 지배계급은 체제순응적인 지식인들을 동원해서 이 이념을 멋지게 색칠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습니다. 대중이 저항하고 싸워서 때때로 승리를 거둘 때야 진정한 변화가 있을 뿐입니다.

  세계화는 결코 자연스런 현상이 아닙니다. 분명한 목표점을 지향해서 정치적으로 고안된 현상입니다.

  대기업의 힘을 키워주는 정책과 무역협정은 민주주의를 제한하려는 음모일 수 있습니다.

  사회가 자유로워질수록 지배계급은 공포심을 조장하고 선전에 열을 올립니다.

  지배구조와 계급구조는 어떤 형태를 띠더라도 의혹의 대상으로 삼아 그 정당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동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기꺼이 치루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워터게이트는 언론과 지식인의 원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권력층을 비난해선 안 된다! 이것이 그들의 원칙입니다. 가난한 흑인은 암살해도 상관없지만 권력을 움켜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이 책은 프랑스 두 저널리스트가 '촘스키'와의 인터뷰를 정리 출판한 것입니다. 2001년 출판되었고 국내 초판은 2002년 이더군요. 놀랍지 않은가요? 이것이 무려 10년 전의 목소리입니다. 여기에 소개한 짧은 단락들만으로도 놀랍습니다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자유와 정치, 기업과 경제등에 대한 견해는 마치 예언가적 수준의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과 환경 대재앙의 예측은 섬찟할 정도더군요.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이 아닌 글로써 이렇게 선명하고 강렬함을 주는 경우는 그렇게 자주 만나는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만났으니 좀 더 본격적으로 그의 글들을 들어보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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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떠나는 철학여행 하루에 떠나는 시리즈
김영범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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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다. 공들였다. [하루에 떠나는 철학여행]의 느낌이다.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본 책에 딸려온 부록처럼 철학 계보도가 딸려 왔는데 책은 이 계보도를 책의 형태로 펼쳐놓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당대까지 매 장마다 한 사람의 철학자를 소개하고 그의 중심 사상을 소개하고 있는데, 각 철학자마다 영향을 주고 받은 대상뿐 아니라 주요 인명이나 용어에 마치 인터넷 웹 페이지처럼 링크가 달려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어려운 느낌으로 꺼려지는 것이 사실로, 필자 역시 상식 수준에서 철학이라는 장르를 한번 들여다 보고픈 마음은 있었지만 이러한 어렵다는 느낌 때문에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이 있었는데, 마치 초보자를 위한 철학 통사처럼 [하루에 떠나는 철학여행]은 각 철학자와 중심 사상을 쉬우면서도 핵심은 빠뜨리지 않고 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도 근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비교적 쉽게 소개하고 있음에도 읽기 쉽지 않았는데 그에 비하면 술술 읽히는 편이다. 교양서와 전문서의 차이 정도의 느낌이다.

 

"만물의 아르케는 물이다"라고 정의한 탈레스부터 '차이의 철학자' 들뢰즈까지 철학 여행을 떠나면서 느낀 재미있는 점은 '철학'과 '과학'이 추구하는 바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철학'은 정신적인 사유의 영역이고 '과학'은 수와 물질의 영역으로 서로 극단에 있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그 양 극단이 찾고 있는 것이 결국에는 우주의 법칙, 만물을 꿰뚫는 단 하나의 근원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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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를 말하다
노엄 촘스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바네사 베어드 & 데이비드 랜섬 엮음, 김시경 / 위너스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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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위기, 도박판으로 변해 현재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된 금융계, 돈만 벌면 최고라는 세상, 바닥까지 떨어진 도덕성, 사상 최고라는 극단적인 양극화등 외면하고 모른 체 하려 해도 도저히 모른 체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맞춰 끊임없이 경제의 위기와 대책에 대한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느낌인데 이 와중에 끊임없이 회자되는 말이 '경제 민주화'가 아닐까 싶다. '경제 민주화'가 무엇일까? '민주화'라고 하니 뭔가 옳은 일인 듯 한 느낌이긴 한데 너무 막연하다. 정체를 모르겠다. 이 책을 택하게 된 이유다.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노암 촘스키'가 [경제 민주화를 말한다]고 하니 '경제 민주화'를 명쾌하게 풀어주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경제 민주화'의 의미를 명쾌하게 풀어주지는 않았다. 심지어 '노암 촘스키' 만의 저술도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 관련 석학들의 이야기를 묶어놓은 모음집 형태로, 이를테면 특급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를 마치 해당 배우가 주연인양 광고한 것과 비슷한 셈이다. 평소라면 이런 얄팍한 상술에 기분이 상했겠지만 이 책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비록 경제 민주화를 말한다고 하면서 '경제 민주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는 않고 있지만 여러 명의 석학들이 현 세계 경제 위기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하여 쉽고 일관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세계 경제 핵심 정리라고나 할까? 세계 경제의 커다란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어차피 필자 같은 일반인이야 어려운 경제 용어와 통계 따위 아무리 들여다 봐도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 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는 등줄기가 서늘하다. 경제판 납량 특집일까? 올 여름은 정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만나게 되는 경제 이야기 그 자체로 디스토피아식의 납량 특집이 아닐까 싶다.

 

비록 필자가 알고 싶었던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는 단지 경제 권력, 금권 독재의 시대에 반하는 의미로 경제 민주화의 형체를 희미하게나마 잡아볼 수 있었을 뿐이지만 경제라는 복잡 다단한 생물체의 큰 줄기를 붙잡은 느낌으로 많은 것을 얻은 듯 하여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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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위험한 천국 - 미국을 좀먹는 기독교 파시즘의 실체
크리스 헤지스 지음, 정연복 옮김 / 개마고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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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크리스천이다.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날라리 신도긴 하지만 어쨌거나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다. 이러한 필자에게 이 책, '크리스 헤지스'의 [지상의 위험한 천국]은 꽤나 거북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꽤나 과격하다. 기독교 우파, 미국의 극단적인 우파 기독교를 파시즘이라고 하면서 과격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성애를 질병으로 취급하고, 낙태자는 사형에 처하고, 이슬람교도를 추방하며, 불신은 범죄로 취급하는 기독교. 사회에서 성경과 어긋나는 모든 가르침을 폐기하고, 다른 문화와의 전쟁은 성전으로 하여 교육, 법률, 정치, 경제, 복지 등 사회 모든 것을 기독교적으로 다시 만들려는 기독교. 세금 대신 교회에 십일조를 바치게 만들려는 기독교를 파시즘이라 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의 과격한 어조는 크리스천으로서 단지 거북할 뿐이나, 이른바 극우파라고 불리는 기독교 원리주의, 문자주의 자들의 주장과 행태는 욕지기가 난다. 그들이 정치에까지 개입하여 자신들의 믿음에 맞는 나라를 세우려 한다니 실로 두렵기까지 하다.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저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자들이 과연 자신들의 주장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쓰자고 주장한 공산주의는 결국 극도로 부패한 독재 정권을 낳았을 뿐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러한 극우파가 정권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이 혼란기이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장난질과 세계적인 경제 위기, 도덕성을 잃어버린 자본주의, 무슨짓을 해서라도 돈만 벌면, 잘살기만 하면 된다는 정서, 계란 하나에 몇 백만을 호가하게 만드는 대공황에 전 세계가 한발을 담그고 있는 이러한 혼란기라면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하여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민주적인 투표로 들어선 정권을 들어내고 2차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와 '나치당' 또한 이러한 대공황 이후 혼란기 독일의 국수주의를 이용한 것이었으니 현대라고 해서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 그들의 주장이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미국에 극우 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만의 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명 '빤스 목사'같은 목사 같지도 않음 목사가 득세하고 '기독당'이 탄생하여 정권에 도전하는 등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이샤의 것은 가이샤에게 Caesar the things which are Caesar's" 

 

날라리 크리스천인 필자가 정치에 대한 성경 구절 중 유일하게 기억하는 구절이다. 이를 단순히 정교 분리의 구절로만 해석할 수는 없으리라. 신앙이 있건 없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국가 권력이 부패하고 무능하다면 질타하고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가로서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길이든 투표나 서명운동 등의 간접적인 참여의 형태가 되었건 광신자의 마음이 아니라 크리스천의, 기독교인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기독교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낙태한 여성을 사형시켜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동정심과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일 테니 말이다.

 

여러 가지 실례와 근거를 가지고 미국의 기독교 파시즘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 이 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대쪽으로 너무 과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그 주장을 확산시켜 나가는 세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너무 반대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편의 잘못만을 몰아붙이는 터라 읽는 동안 거북 했던 것은 둘째로 이쪽의 주장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뚜렷한 신념과 기준을 제시하고 설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반대편의 문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의 잘못된 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통에 보이는 것은 상대편의 문제점뿐인 것이다.

 

이 역시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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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샤 2013-11-2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의가 정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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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정치나 시사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 번잡하고 귀찮은 것 싫어하는 전형적인 오타쿠형 인간으로 회사 다니면서 얼마 안 되는 연봉이나마 받아가며 스스로 밥벌이 하고 있는게 가끔은 스스로도 대견할 때가 있다. 아마 필자의 집이 갑부 집이었다면 십중팔구는 집안에 틀어박혀 PC만 붙잡고 은둔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필자가 복잡하고 어지러운 정치나 시사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지금도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다만 과거처럼 다 그렇고 그런 놈이려니 하며 외면하기 보다는 관심을 가져 보려 하는 정도일 뿐인데, 이렇게 된 원인은 워낙 이상한 현 정부가 첫째요 이 이상한 정부에 대놓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쳐대는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때문이다.

 

필자는 '꼼수' 멤버들이 좋다. 이 이상한 정권과 이상한 세계의 한없이 우울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쾌활한 그들이 좋다. '졸라' '시팔'을 연발하면서 큰 웃음으로 이 이상한 정권에 가망 없는 맞짱을 뜨고 있는 그들이 좋다. 무엇보다 이 이상한 정권에 쫄지 않는 그들이 좋다. 주진우 기자는 '나꼼수'에 처음 합류하면서 배경에 철창이 보였다고 했다. 벌써 한명은 철창에 갔다. 남은 세 명도 코앞에서 철창이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쫄지마'를 외치며 임금님 귀의 진실을 외치고 있다.

 

정권만 이상한 것은 아니다. 언론도 이상하다. 이상한 정권이 들어서고 더 이상해졌다. 평소에 신문과 뉴스를 보지 않는 필자가 언론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천안함' 사건 때이다. 워낙 사안이 크고 무겁다 보니 아무러한 필자라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인터넷을 뒤적이기 시작했는데 주요 신문사 사이트의 기사마다 하나같이 내용이 같았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기사가 토시하나 안틀리고 똑같은데 말미의 취재 기자 이름은 달랐다.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인데도 어디 하나도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분석하는 기사가 없는 것이다. 그냥 정부 발표 그대로였다. 아무리 필자가 문외한이라도 기자라는 직업이 정부가 하는 이야기 그대로 받아쓰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 이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때에 와서야 왜 '조중동'이 '조중동'인지를 알 것 같았다.

 

[주진우 기자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누가 붙였는지 제목 정말 잘 붙였다.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주진우' 기자의 그야말로 활극을 담은 책이다. 자잘한 미사여구 없이 직설적이고 질박한 무사 같은 필치로 자신이 겪었던 사건과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있다. 기자답게 각각의 사건 중심으로 단편단편 이야기를 모아놓은 느낌이다. 이 단편단편의 이야기 배치가 들쭉날쭉해서 다소 어수선한 느낌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인스턴스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기자 생활 탓에 '악마 기자'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주진우' 기자. 이상한 정권 이상한 언론이 판을 치는 이 이상한 세계에서 필자는 이런 '악마'가 좀 더 많았으면 싶다. 2002 월드컵 때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처럼 이런 '악마' 기자가 언론을 가득 메우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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