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TV에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태극전사들이 앙골라 선수들과 친선경기를 하고 있어요. 1:0으로 이기고 있는데 모처럼 가족들과 응원하면서 즐겁게 보내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저는 페이퍼를 씁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꼭짓점 댄스" 때문에 할말이 있거든요. 방금 글샘님 서재에 가니까 '꼭지점'과 '꼭짓점' 중에서 어느 것이 옳은 표기인가하는 페이퍼가 눈에 띄었어요.
당연히 '꼭짓점'으로 써야 바른 표기지요. 그런데 글샘님 덕분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는 '꼭지점'으로 나온다는 군요. 사이시옷은 저만 아리송하게 헷갈리는 문제가 아니었군요. 히유, 다행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써버려서도 안 되는 소중한 우리말이니 조금씩이라도 배워 나가는데 의의를 두자고요. 할 수만 있다면 <한글맞춤법>을 통째로 머릿속에 넣으면 좋겠지만 그건 전공하는 학자들 몫으로 넘겨 주고요 제 방법을 살짝 소개해 볼게요. 아주 쉽고 간단한 기본 규칙만이라도 숙지하고 있으면 95% 정도는 맞출 수 있답니다.
1. 사이시옷의 정의 : 딱풀입니다.^^
왜? 얘는 두 가지 명사(혹은 형태소)를 하나로 만들 때 풀처럼 딱 붙여 주거든.
글자들도 결혼을 한단다. 둘이 한 몸을 이루는 거지. 그런데 보통 명사들은 순해서 딱풀없이도 자기들끼리 손잡고 잘 지내는데 성깔이 사나운 애들한테 바로 이 딱풀이 필요한거야. 어떤 명사가 성깔이 사나우냐고? 혼자 있을 땐 순했는데 둘이 합쳐지면 안 지려고 격한 소리를 바락 바락 지르는 애 있잖아? 이럴 때 딱풀 사이시옷이 중간에 들어가 주는 거야. (수업의 일부분이라서 말을 막 놓은 거 죄송합니다^^;)
두 낱말이 합성될 때 발음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에 사이시옷이 쓰이게 된다고 근본 이유를 밝혀 줍니다.
2. 사이시옷이 쓰이는 곳 :
일단은, 한자에는 쓰이지 않고(예외 6개) 순 우리말이 순 우리말을 만나거나, 한자어를 만났을 때에만 딱풀 사이시옷을 쓸 수 있는 기본 조건입니다(딱풀은 외국인 결혼엔 별 관심이 없다면서 딱풀 소설을 계속 써나가죠)
1) 순 우리말 + 순 우리말
2) 순 우리말 + 한자어
3) 6개의 한자어 : 곳간, 셋방, 찻간, 숫자, 횟수, 툇간
이단은, 위의 1),2) 경우에 해당되었으면 다음 경우에도 해당되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딱풀은 비싸거든요.
1) 앞말이 모음을 끝나고 뒷말 첫소리 ' ㄱ, ㄷ, ㅂ, ㅅ, ㅈ' 이 "ㄲ,ㄸ,ㅃ,ㅆ,ㅉ' 으로 격한 소리를 내는 경우
예: 귓밥, 나뭇가지, 나룻배, 햇볕, 냇가, 텃세, 찻집, 혓바늘, 텃세(우+우)
장밋빛, 등굣길, 하굣길, 전셋집, 칫솔, 아랫방, 귓병 (우+한)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앞에서 'ㄴ'소리가 덧나는 것
예 : 아랫니, 텃마당, 아랫마을, 뒷머리, 잇몸, 깻묵, 냇물, 빗물
곗날, 제삿날, 훗날, 툇마루, 양칫물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소리가 덧나는 것
예 : 두렛일, 뒷일, 베갯잇, 욧잇, 깻잎, 나뭇잎
가욋일, 사삿일, 예삿일, 훗일
수업 중에 써먹는 딱풀 소설 중 구질구질한 건 몰라도 되고요(사실은 제가 침을 한바가지나 튀기며 하는 소설이 더 재미있어서 안 잊어버린대요), 빨간 글씨만 외우면 한글맞춤법 제30항 사이시옷에 관한 규정은 통달했다고 봐도 좋을 거에요. 그럼 이젠 이 아프면 칫과로 가야할지 치과로 가야할지, 횟집에 갈지 회집에 갈지, 피잣집에 갈지 피자집에 갈지, 양치질할 때 칫솔을 쓸지 치솔을 쓸지, 꼭지점 댄스를 추어야 할지, 꼭짓점 댄스를 추어야 할지 헷갈리지 마시고 제대로 찾을 수 있겠죠? /060301ㅂㅊ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