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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라이켄 사람들
지그프리트 렌츠 지음, 문은숙 옮김 / 달궁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이상스럽게 제목부터 마음을 끄는 책이었다. 상식을 뒤흔드는 유머!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억지웃음을 강요하는 TV쇼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앞부분을 읽을 때는 책의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웠다면 과장일까? 문화적 차이인지 앞뒤가 언뜻 연결되어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 푸근한 것이 있고 쉽게 책 읽기를 그만두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싸움은 뱀장어, 메기, 농어만 낚는 것이 아니라 기괴한 생각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모두 낚는, 몸집이 대단히 큰 초펙(어부다)의 큰 발에 실려 왔다”(p.167)처럼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정말 탄복스럽다. 일반상식과 무관하게 사는 줄라이켄 마을 사람들의 자연스런(?) 이야기들과 그들의 논리를 따라가노라면 공중을 붕붕 날아 다른 세상을 여행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