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 강의록
사카이야 다이치 지음, 최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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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국어로 번역된 지가혁명의 저자가 이를 토대로 동경대에서 강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관료출신이 만든 책이 그만큼 히트를 칠 수 있던 것은 꾸준히 자기 분야에만 한정하지 않고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결과다. 아마 한국의 관료 중에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될만한 책을 낸 사람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특히 대중적으로 읽힐만한 책을 낸 경우는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자의 지가혁명을 먼저 읽어도 좋고 아니면 그냥 이 책을 읽어도 좋다. 읽다보면 참 쉽게 문제의 본질을 설명한다는 느낌을 절로 가지게 된다.

참고로 저자의 저작은 이렇게 경제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직의 흥망성쇠를 그린 작품도 있고 옛날 일본의 춘추전국시대를 누볐던 영웅들의 삶을 그린 작품도 있다. 대체로 읽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책들이었다.

일본의 관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장관은 물론 수상이 뭐라고 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도 관료로서 상사들과 충돌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해갔다. 그러기에는 관료의 신분보장이라는 제도적 환경도 있지만 역시 항상 노력하여 최고가 되는 관료 스스로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관료의 모범으로 여기 이 책의 저자가 있다.

반면 한국의 관료들은 어떤가? 박태견의 관료망국론을 필히 읽기를 권하고 싶다. IMF라는 대위기를 만들어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보면 아직도 암담하다. 환란의 직접 책임이 있는 금융부서의 책임자가 이번에 금감원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보면 역시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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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의 시장을 이기는 투자게임
김현섭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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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씨는 제법 크게 성공한 투자가다.

최근에 저자는 제도권으로 들어갔고 한경에서 주최하는 스타매매에서도 맹활약을 하고 있다. 여타 참가자들을 압도하는 성적은 가끔 쳐다보는 사람을 놀라게 할정도다.

물론 그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투자에 실패해서 소심하게 살다가 결혼을 약속한 애인에게 채인 대목에서 진한 아픔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국 성공했다.

여기서 소개된 기법들은 재료매매,상한가 매매 위주다. 해설은 상세한 편이지만 지금은 약간 진부하게 느껴진다. 다른 책에 비교해서 해설이 더 뛰어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책은 뒤에 나올 수록 더 다듬어서 나오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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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표 만화와 환호하는 군중들
한국만화문화연구원 지음 / 김영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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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기획이다.

작가 허영만의 삶, 작품활동, 주변의 평가 들을 두루 모아 만들었다.

한때 공장만화로 대본소를 도배하면서 불어난 양을 감당 못하게 눈에 띄게 떨어지던 질 나쁜 만화 양산이 결국 한국만화의 가치를 떨어뜨릴 때 과감히 다시 작가 개인의 개성으로 돌아간 작가 허영만에게 독자들은 감사로 보답한다. 각 장르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작품을 만들었고 결국 타짜는 도박묵시록 카이지, 식객은 맛의 달인에 비견할 만한 좋은 작품들을 가지게 되었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컨텐츠 산업의 특징이라면 허영만의 작품이 영화와 캐릭터로 진출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직 충분히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노력이 늘어나며 점차 이익이 불어나는 산업화의 단계로 다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관심을 가져볼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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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경영대전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홍하상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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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하상의 또 다른 책 이병철과 정주영에서 이병철 부분을 확대 보강한 느낌이다.

되도록 담담하게 이병철에 대한 과정을 서술하면서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병철에게도 공과 과가 함께 있다. 가령 박정희의 경제성장을 공이라고 하면 독재와 지역차별은 분명 과라고 할 수 있다. 이병철도 마찬가지로 공으로 평가할 부분과 과로 평가할 부분이 공존한다. 단 이 책은 대체로 공에 치중한 느낌이 강하다.

세계 자본주의 발달사를 보면 록펠러, 카네기 등 재벌들은 당시 도적으로 불렸다. 그만큼 규칙도 정의감도 없이 무한경쟁으로 돈을 벌어 규모를 키우는 것만 관심 있었다. 세월이 지나니 이들이 겉에 명예를 붙이고 귀족인 체 하면서 활동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약 200여년간의 서구 자본주의 역사에서 있었다. 한국은 비슷한 과정을 약 5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압축해서 가져가다보니 분명 과가 적지 않았다.

그래도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날 경제를 일으켜 세운 세대와 주역에 대한 공을 평가하는데 너무 인색해서는 안된다. 

이병철의 놀라운 점은 규칙이 어떻게 바뀌어도 돈을 벌었다는 점이다. 살아생전 두차례의 커다란 전쟁 - 세계대전, 한국전쟁 - 을 겪었고 4.19,5.16,유신,5.18 쿠데타 라는 정변을 모두 겪으면서 늘 일등의 자리를 지켰다. 보통 어지간한 강운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큰 변화에 제대로 적응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병철이 늘 이겼다는 것은 실력을 인정해주어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초기 재벌이 정부의 특혜를 받아 성장했지만 지금 세계화 시대가 된 마당에 다른 나라의 일류기업을 꺽으면서 세계 일류가 된 기업은 삼성,현대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인허가로 온실의 화초처럼 큰 기업들은 많다. 하지만 그런 기업에 미래는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삼성이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이루어낸 성과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지금 최고경영자인 이건희의 노력도 인정해야 한다. 단 그는 냉정하게 말해서 거인 이병철의 어깨 위에 올라탄 난장이의 수준이다. 물론 그도 얼마간 삼성의 높이를 올렸지만 기틀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이 책에서 나오지 않는 이병철의 과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책이나 자료를 비교해가면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지역차별로 인하여 공장을 전라도에 짓지 않은 점이나 인재등용에서 차별한 점 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노조 없는 경영을 위해 무리를 해가면서 비용을 쓰고 있는 점은 지금도 논란거리다. 지동욱의 책을 비롯하여 다른 여러 책으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런 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없다면 지금 한국의 경제가 이만큼 올라서기는 어려웠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거인의 삶을 추억하면서 지금 나아갈 바를 잡는데 도움이 되는 독서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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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증권투자 대박있다
윤재수 지음 / 찬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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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을 증권시장에서 고락을 함께한 저자가 투자가들과 나눈 경험담의 모음이다.

대박이 있다고 해서 뒤져 보았는데 상당 부분은 쪽박에 이르게된 실패담이다. 진솔함과 현실감이 꽤 와닿는 내용들이다.

자신이 다니던 동서증권이 IMF에 한순간에 부도가 나며 거리에 나 앉게 되는 저자의 경험이야말로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고려증권을 사겠다는 선배의 돈을 가지고 동서증권을 사게 만들었는데 결국 이래도 저래도 퇴출되고 말았으니 서로 씁쓸한 얼굴로 마주 앉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비장해질 수 밖에 없다.

술술 읽다보면 역시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게 된다. 그렇게 두려운 줄 알아서 조심하다보면 대박도 만날 수 있다는게 저자의 주장인지 모르겠다.

원래 책 제목에 대박이라고 쓰인 책은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내용을 읽어보아도 대박은 거의 없다. 아마 책의 기획단계에 제목을 붙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원래 저자의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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