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왜 읽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았다.
거기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올리려고 한다.
많은 성원을 베풀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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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자기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떨어졌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았다.
무수히 떠오르는 영웅들 사이를 누비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어보았지만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인간인지라 자기보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놓고 보면
이제 전란이 휩쓸고 갈터이니 우선 몸을 피해야 한다.
몇가지 선택이 있는데 싸움이 치열한 중원을 떠나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형주, 동오 혹은 익주로 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선택은 중원의 패자가 될 조조나 원소의 수하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선택이 쉽지 않은데 조조나 원소, 유비 등을 주식시장으로 비교하면 어떻게 비유가 될까?
조조는 우량 성장주, 원소는 우량한 듯 보이지만 하락하는 부실주, 유비는 벤처, 손권은 안정적인 배당주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익주나 형주 또한 성장은 없지만 붕괴도 없는 공공투자 비슷한 형태가 된다.
삼국시대의 문제는 이 들 중 딱 하나만 사야하고 중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문제는 줄서기로 귀착된다. 내가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바로 일할자리를 찾는 일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
경영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효율이 아니라 효과가 중시되는 것이다.
효율은 주어진 일을 적은 돈으로 빠르게 하는 것, 효과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뚜렷한 목표를
갖는 것이다. - 피터 드러커
줄 자체를 잘 못선 상태에서 노력만 열심히 한 사람은 억울해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난세란 바로 줄서기가 핵심인 것을.
이 당시 전략적으로 줄서기에 능했던 사람이 있다. 바로 가후다. 처음에는 동탁의 무리에서
시작했지만 장수로 넘어왔다가도 후히 대접을 받았고 관도대전 직전에 장수의 무리를 조조에
항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일명 줄바꾸기다.
조조 진영에서도 높은 대접을 받으며 여생을 편안히 마무리했다.
반면 재주가 많아도 줄을 잘 못 선 경우는 여포에게 줄 선 진궁이 떠올르고 원소에게 직간하다가
목숨을 잃은 많은 참모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