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방법에 기댈 때 나는 내용에 기댄다. 내용이라니!

아직도 거쳐가야 할 여분의 굴곡이 있는가? 방법을 곧 규범의 현실이라고 바꾸어 놓아도 나는 끝내 그 틀에 익숙해질 것 같지 않다. 어쩌지 못하는 내향성이 끝없이 나를 안으로 움츠리게 한다.

진액이 다 빠져나간 술지게미의 일상을 나는 살고 있지만, 한 지친 모험이 무릅쓰고 가려고 하는 미지가 어디엔가 꼭 있을 것만 같다.

저버리지 않는 믿음의 눈물겨움에 실려 나는 지금 풍경의 풍파 위에 이렇게 떠 흔들린다.

 

-- 김명인 시집 <길의 침묵>(문학과지성 시인선)  뒷표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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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sta 2004-09-1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이 그림 무슨 그림인가요..??

에레혼 2004-09-1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보고 좋아서 제 그림 창고에 모셔다 놓은 건데.... 저도 작가와 제목은 잘 모르겠네요.
이미지가 글에 어울리는 듯해서 끌어다 놨어요... 타스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