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적
K씨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매일 아침 나의 이웃 사람은 축음기로 음악을 틀지. 무엇 때문에 음악을 트냐고? 체조를 하기 위해서라네. 무엇 때문에 체조를 하느냐고? 힘이 필요하기 떄문이라네. 힘은 무엇 때문에 필요하냐고? 도시에 있는 그의 적들에게 이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하지. 그가 무엇 때문에 적을 이겨야 하느냐고? 그는 먹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K씨는 그의 이웃 사람이 체조를 하기 위해 음악을 틀고, 힘이 세어지기 위해 체조를 하고, 그의 적들을 죽이기 위해 힘이 세어지려고 하고, 먹기 위해 그의 적들을 죽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물었다.
"그는 무엇 때문에 먹는 거지?"
상어가 사람이라면
"만약 상어가 사람이라면 상어가 작은 물고기들에게 더 잘 해 줄까요?"
K씨에게 그의 주인집 여자의 딸인 꼬마가 물었다.
"물론이지"하고 그는 대답했다.
"상어가 사람이라면, 작은 물고기들을 위해 식물은 물론이고 동물까지 포함된 각종 먹이를 집어넣은 거대한 통을 바다 속에 만들도록 하겠지. 상어들은 그 통의 물이 항상 신선하도록 할 것이고 어쨌든 각종 위생 조치를 취하겠지. 가령 조그만 물고기 한 마리가 비늘을 다칠 경우, 때가 되기 전에 그 상어로부터 죽어 나가지 않도록, 즉시 붕대로 싸매 주겠지.
물고기들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가끔 수중 축제가 벌어지겠지. 왜냐하면 우울한 물고기보다는 유쾌한 물고기가 더 맛이 좋거든.
그 커다란 통 속에는 물론 학교도 있겠지. 이 학교에서 물고기들은 상어의 아가리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는 법을 배울 거야.
......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은 물고기들의 도덕적 수련일 거야. 그들에게는 물고기 한 마리가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놓는 것이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과, 그들이 모두 상어들의 말을 믿어야만 한다는 것을, 특히 상어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할 때는 그 말을 믿어야 한다는 걸 배우겠지.
물고기들은 또한 복종을 익힐 때만 이러한 미래가 보장된다는 걸 배우게 될 거야. 물고기들은 모든 저속하고 유물론적이고 이기적이고 마르크스적인 경향에 대해 조심해야 하고, 그들 가운데 하나가 그런 경향을 드러내면 즉시 상어들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배울 거야.
상어가 사람이라면, 그들은 새로운 물고기 통과 새로운 물고기들을 정복하기 위해 물론 서로 전쟁을 하겠지.
그 전쟁들을 그들은 자기들 소유의 물고기들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할 거야. 그들은 물고기들에게 그들과 다른 상어들의 물고기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가르칠 거야.
물고기들은 알다시피 말이 없지만, 그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침묵을 지키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없다고 그들은 발표할 거야.
...... 상어가 사람이라면 또한 종교도 존재할 거야. 그들은 물고기들이 상어의 뱃속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살기 시작할 것이라고 가르칠 거야.
또한 상어가 사람이라면, 모든 물고기들이 지금처럼 서로 똑같은 일은 없을 거야. 그들 가운데 일부는 감투를 쓰게 될 것이고, 다른 물고기들의 윗자리에 앉게 되겠지. 약간 더 큰 물고기들은 심지어 더 작은 놈들을 먹어 치울 수도 있을 거야.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다음에 더 큰 먹이를 더 자주 얻게 될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더 크고 직함을 가진 물고기들은 물고기들 사이의 질서를 돌볼 것이고 교사와 장교, 물고기 통의 건축 기사 따위가 될 거야.
요컨대 상어가 인간일 경우, 바닷속에는 비로소 문화가 존재하게 될 거야."
브레히트 단편선, <상어가 사람이라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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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가 깊은 상징과 秘意를 가진 이야기로 다가서는 세상은 불행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