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옳은 것과 그른 것(是非)'이라는 저울이고, 하나는 '이익과 손해(利害)'라는 저울이다.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익도 얻는 것이 제일 고급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이고,
그 다음이 그른 것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
최하급이 그른 것을 추구하다가 해를 입는 것이다."


-- 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 <뜬 세상의 아름다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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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지럽고 안절부절못하니, 몸도 따라 무겁고 찌뿌드드해,
오랜만에 집앞 공원길을 40분쯤 달리고 들어왔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시끄러워도 '내일은 또 내일이 태양이 뜰 터'이고,
우리들의 삶도 또 그렇게 흘러가겠지
이런 날, 책읽기가 다 무슨 소용이랴 싶어 마음은 여기저기를 어지럽게 서성이는데,
그래도 마음을 주저앉혀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의 한 대목을 읽는다.

"내 병을 내가 스스로 안다. 용감하되 무모하고, 善을 좋아하되 가릴 줄 모른다.
마음이 내키면 곧장 실천해서 회의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만둘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마음에 흔연히 감동되는 바가 있으면 그만두지 않는다.
할 만하지 않아도 마음에 꺼림칙하여 상쾌하지 않으면 절대로 그만두지를 못한다.
이런 까닭에 어려 몽매할 때는 이단으로 치달리면서도 의심하지 않았고,
자라서는 과거에 빠져 뒤도 돌아보지 않았으며,
삼십 대에는 기왕의 일들을 깊이 후회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러니 한없이 선을 좋아했어도 비방은 유독 많이 받았다.
아아, 그 또한 운명인가?
성격이다. 내가 어찌 감히 운명이라 말하겠는가?
老子의 말에 보니 "망설이기를(與) 겨울에 시내 건너듯, 겁내기를(猶)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듯 한다."라 했다.
아아, 이 두 마디가 내 병에 약이 아니겠는가?
대개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자는 추위가 뼈마디를 쑤시니 매우 부득이하지 않으면 건너지 않는 법이고,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는 자는 이웃의 선이 언제나 자기 가까이있으니 비록 매우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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