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책은 아니다.

소개글
가와이 하야오는 일본 융 학파의 선구자이자 세계적인 학자이다. 신화.문학.종교.과학.심리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을 수백 권의 저서로 풀어냈으며, '일본 지성계의 살아 있는 권위'로 추앙받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이래 숱한 베스트셀러를 펴낸, 설명이 필요없는 소설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각자 미국에서 생활하던 시절이었다. 하야오는 주위 사람 권유로 하루키의 소설들을 차례차례 읽어가면서, 그 안에 나타난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에 깊이 공감한다. 하야오는 1994년 봄 미국의 프린스턴대학에 가게 되는데, 이때 보스턴에 있던 하루키가 찾아와 첫 만남을 갖게 된다.
하루키는 "외국에 살다 보면 일본에 있을 때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분을 만날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라고 가와이 하야오를 만났을 때의 기쁨을 표현했다.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실타래가 풀리는 듯한, 숨통이 트이는 듯한 '치유'의 느낌을 받았다고.
일본에 돌아온 후 하루키는 이틀 일정으로 교토에 사는 하야오를 만나러 가는데, 그때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격식을 갖춘 '대담' 형식이 아니라, 느긋하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때가 옴진리교 사건과 한신 대지진이 발생한 1995년이라, 이와 관련된 화제가 자주 등장한다.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미국 생활과 1960년대의 학생운동, 옴진리교 사건, 한신 대지진의 충격을 가와이 하야오는 깊이 경청한 후, 한 사람 한 사람이 독자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한다.
두 지성이 만나 개성과 보편성, 개인적 삶과 사회 참여, 소설의 본질, 일본 사회 속의 폭력성, 결혼 생활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문제와 내면에 잠재한 고뇌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책.
차례
머리말_가와이 하야오 씨와 나눈 기적 같은 대화.무라카미 하루키
제1부 첫째 날 밤의 대화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속에 사는 것
사회로부터 초연할 수 있는가?
한신 대지진과 정신의 상처
언어적 표현과 이미지로서의 투영
<인생 상담>란에 비친 미묘한 해답의 차이
소설가가 되고 나서 깜짝 놀란 것
개인과 개성, 그리고 개인주의
한국과 중국의 독자들이 원하는 디태치적인 삶
제1차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일본의 교활성과 애매성
내 최초의 장편 <상실의 시대>와 전환점이 된 <태엽감는 새>
소설이 자기 자신보다 앞서 가고 있다는 감각
결혼과 '우물 파기'
결혼은 고통을 자초하는 건가?
제2부 둘째 날 밤의 대화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소설을 쓰면서 갖기 시작한 내 몸에 대한 흥미
작가가 알고 만든 건 예술이 아니다
이야기 속에 담긴 결합하는 힘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평할 때
치유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
개성과 보편성의 차이
종교와 심리요법
오늘의 시각으로 본 노몬한에서 있었던 일
폭력서오가 작품 속의 표현 문제
일본 사회 속의 폭력의 심각성
고통과 자연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맺음말_개성 있는 작가와의 즐거운 만남.가와이 하야오
옮긴이의 말_일본을 대표하는 두 지성의 대화
새 수필집이나 새 소설은 언제쯤 나오려나...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