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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노커 1
스티븐 킹 지음 / 교원문고 / 1994년 6월
평점 :
품절
<그것>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예전에 읽다 만 이 책의 존재가 떠올라, 책장 위에 박혀 있던 책을 꺼내 읽었다. 상, 중, 하 세 권으로 1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하룻밤만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다. 킹 아저씨의 입담은 참으로 좋기 때문이다. 킹 아저씨의 장편은 대개 도입 부분이 약간 지루하지만 그것만 넘어가면 어느새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다만 그 몰입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인데,
<로즈 매더> <그린 마일> <샤이닝>과 같은 킹 아저씨의 수작들과 비교해 볼 때, 이 책 <토미노커>는 그 점에서 좀 떨어진다. 킹 아저씨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섬뜩함과 오싹함도 좀 덜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리처드 버크만의 이름으로 나온 <데스퍼레이션>정도라고 보면 무리없겠다.
줄거리를 살짝 소개하자면, 작은 마을의 외딴 집에서 소설을 쓰며 홀로 사는 여자가, 어느날 산책을 나갔다가 땅에 묻혀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것은 뭔가 꽤 큰 물체의 모서리 부분으로 보였는데, 그것에 손을 대자 기묘한 진동이 느껴진다. 여자는 뭔가에 홀린 듯이 그 물체를 파헤치는 데 몰두하고, 그러면서 점점 더 이상하게 변해간다. 그 변화는 이 여자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에게 일어나는데.... 계속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겠다.
공포의 대상이 뭔가 뚜렷한 실체를 갖추고 있지 않을 때 더욱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 작품에서 토미노커의 정체는 3권 말에 가서나 대충 밝혀지는데, 역시 밝혀지고 나서부터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썩 흡족하지 않은 결말 때문에 이 작품은 킹 아저씨의 수많은 범작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