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The Lady of Shallott

  워터하우스가 테니슨의 시, 'The Lady of Shallott'을 내용으로 해서 그린 그림들입니다. 테니슨의 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샬롯의 레이디'는 섬에 지어진 탑 속에 갇혀서
언제나 베를 짜야 하는 요정이었습니다.
그녀는 밖을 바라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고, 오직
마법이 걸린 거울을 통해서만 탑 바깥을 볼 수 있었어요.

거울을 통해 카멜롯을 보던 그녀는 거기에 비친 란슬롯에게
반해 버렸고, 바깥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 게 되면서 자신이 갇힌
탑의 어둠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죠

경고를 어기고 직접 창 밖을 바라본 샬롯의 레이디는 저주를 받고,
그 사실을 안 그녀는 황급히 섬에 매여진 작은 배를 타고
카멜롯으로 향합니다.

아서왕과 기사들이 노 젓는 사람도 없이 떠내려 오는 배를
발견했을 때, 그 속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시체가 누워 있었습니다.


I am Half-Sick of Shadows, said the Lady of Shalott
(나는 그림자- 즉, 거울에 비친 형상에 질렸어. 레이디 샬롯이 말했다.)

    레이디 샬롯
치맛자랏에 칭칭 감긴 자수실들이 그녀의 속박된 삶을 표현하는 듯.


Lady of Shallott

  카멜롯으로 가는 배 위의 레이디 샬롯. 자신의 삶이 비극으로 끝나리라는 것을 알고 말았으니, 표정이 참담합니다.

5. 오필리어

걸려 있는 그림을 보니, 또 느낌이 다르지요?



흑백이지만 처음 보는 워터하우스의 오필리어 그림이라 올려봅니다.

컬러로 발견!

 


위 그림을 그리기 위한 습작



   다음으로 같은 라파엘 전파의 화가였던 밀레이의 오필리어를 보시죠. (아마도 가장 유명한 오필리어 그림이 아닌가 싶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인이 있다. 한 남자를 사랑했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딸이었지만 너무 순수했기에 세상은 그녀에게 가혹했나 보다.

   
    꽃으로 만든 관을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걸려고 기어오르다 심술궂은 가지는 그만 부러지고 말았다. 가여운 그녀는 화환과 함께 흐느끼는 시냇물 속으로 떨어져 떠내려간다. 여인은 소리도 지르지 않고 그저 꽃을 꼭 쥔 채 강물에 몸을 맡긴다. 이제 그녀는 강물이 되고 강물을 그녀가 된다. 그녀는 들풀이고 들풀은 그녀가 된다. 덤불과 이끼는 여인의 드레스 장식으로 번지고, 물빛은 그녀의 가냘프고 하얀 목덜미와 핏기 가신 뺨 주위를 맴돈다.
 
    죽음만이 그녀의 안식처였을까. 오필리어는 마치 꿈을 꾸며 즐기듯 천천히 자신의 무덤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죽음 앞에서 모이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니. 지그시 반쯤 감긴 오필리아의 눈은 마치 자신의 쉴 곳을 찾은 듯 슬픔을 건너 오히려 평온하다. 생에서 죽음으로 변해가는 여인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점차 무거워지는 눈꺼풀, 살포시 벌어진 입과 위로 열린 두 손 모두 비극적이다. 하지만 이토록 지독히 매혹적일 수 있을까.
 
   기다림에 지친 오필리어는 이제 자연이라는 영원한 자리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지난 생애를 돌이켜본다. 그 곳에는 이제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건 너무 슬프고 외로워요. 어두운 혼돈만이 있으니까요.'
 
    그녀의 그림자가 속삭인다.
 
    옷이 활짝 펴져서 잠시 인어처럼 물에 떠 있는 동안 그애는 자신의 불행을 모르는 사람처럼, 아니면 본래 물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존재처럼 옛 찬송가 몇 구절을 불렀다는구나. 그러나 오래지 않아 물에 젖어 무거워진 옷은 그 가엾은 것을 아름다운 노래에서 진흙탕의 죽음으로 끌고 가버렸지‥‥.
 
    햄릿의 연인이자 비련의 여인, 오필리아. 사랑하는 햄릿에 의해 아버지 플로니어스가 살해당하고 햄릿이 영국으로 떠나자 실성해서 들판을 헤매다 물에 빠져 죽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운명의 여인.
   "그 아름답고 순결한 몸에서 제비꽃을 피워다오!" 오필리아의 장례식 때 그의 오빠 레어티즈가 하는 대사다.
 
다른 화가들의 오필리어도 봅시다.
 

Alexandre_Cabanel
 

Lucien Lévy-Dhurmer
 

밤 하늘의 타오르는 별들..

 

저 하늘에 움직이는 태양

 

설혹 진리를 거짓이라 의심할지라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은 의심 마오.

 

오 사랑하는 오필리어여, 나는 이러한 운율에 서툴다오.

 

그래서 이 뜨거운 사모의 정을 시로 읊을 재간이 없소.

 

하지만 오직 그대를 사랑하는 것,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는 것

 

그 마음만은 굳게 믿어 주오.

 

아리따운 여인이여, 이 생명 죽을 때까지

 

목숨처럼 사랑하는 그대여,

 

이 육체가 살아 있는 한 나는 그대의 종이라오...    - <햄릿>으로부터

 
 
Jules-Joseph Lefebvre

 


작자미상



George Frederick Watts

(냉, 열, 사님께서 올리셨던 그림 <희망> 기억하시나요? 반구 위에 눈먼 아이가 앉아 줄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수금을 타고 있던.. 그 그림의 작자입니다. 와츠)

Paul Albert Steck


Henri Gervex



Antoine Auguste Ernest Hebert

이건 상당히 무서운 표정의 오필리어군요. 왠지 이 오필리어는 자살하기보다는, 햄릿을 죽일 것 같은데.. ^^;;;


Georges-Jules-Victor Clairin

Georges-Jules-Victor Clairin

   오, 창백한 오필리아여, 흰눈처럼 아름답구나!
   어린아기에 지나지 않았던 그대는 물줄기에 운반 되어 죽었노라
   노르웨이의 거봉巨峰에서 불어닥친느 한풍寒風은
   - 아주 낮게내려와서, 처절한 자유를 그대에게 가르쳐 주었노라

그대의 머리칼을 온통 매질하고,
꿈꾸는 그대의 마음을, 격렬한 소음으로 가득 채웠던 숨결이었다.
나무들의 통곡, 밤의 탄식 속에서
그대는 대자연의 절규를 들었으리라

거대한 헐떡임과도 같은 해조음海潮音은,
그대의 어린 가슴에는 너무나 인간적으로, 너무나 따듯하게 생각되었노라
사월 어느날 아침,
얼굴이 맑고 창백한 한 사람의 기사騎士, 어리석은 광인狂人은,
그대의 무릎 위에 말없이 앉았도다

하늘이여, 사랑이여, 자유여, 아 가엷은 광여狂女여, 이 꿈은 어쩐 일인가
불에 녹아버리는 눈 처럼, 그대는 그에게 마음까지 떠맡겨버렸노라
그대의 커다란 환상幻想이, 그대의 말을 질식시켜 버렸도다
그리하여 두려운 영원永遠은 그대의 푸른 눈을 놀라게 하였으리라

-랭보


 

위의 두 그림은 오딜롱 르동의 그림입니다.


오필리어 - Gregory Crewdson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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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2004-06-0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그림만 담는 페이퍼를 하나 만들어야 겠습니다.(요것도 업어가고야 말았습니다.)
오필리어 그림 찾느라고 상당히 고생하셨겠어요.
마지막 것이 사진이라 상당히 놀랐습니다. 왠지 그림처럼 느껴지는지라...(전 이런 사진이 좋아요~*)

panda78 2004-06-03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껏 업어가 주세요,ㅋㅋㅋ ^0^
저도 하나 둘 씩 그림 올리다 보니 그림 페이퍼가 생기고
그게 점점 세분화되더군요.. ^^ 님도 머지 않았습니다.. ^^;;;

starrysky 2004-06-0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빨강머리 앤이 따라하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레이디 샬롯이당~ ^^
햄릿의 등장인물들은 제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애들이 많으므로 패쓰. 확실히 밀레이의 오필리어가 제일 눈에 익고, 또 제일 맘에 드네요.

LAYLA 2004-06-04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터하우스도 아름답지만..역시 밀레이가 가장 아름다워요 비극적으로 보이고..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오필리어보다 살인사건 현장으로 보인다는...(헉헉헉!!!;;)

불량 2004-06-04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렇게나 많은 오필리어를.. 감동입니다.
한 때 밀레이의 것이 워터하우스 것인 줄 알고 있었더랬지요..^^;
흠. 마지막 사진은 저 역시 사건현장으로 보입니당~ ㅋㅋㅋ

마태우스 2004-06-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오필리아가 그림의 소재로 저렇게 많이 등장된 줄 몰랐습니다. 워터하우스 그림이 역시나 제일 낫지만, 줄스-조셉 어쩌고 하는 오필리아도 상당히 멋지군요. 눈의 촛점이 없는 게 군인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저두 물론^^

panda78 2004-06-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건 현장.... ^^;;;;
마태님, 군인들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군요. ㅋㅋ 마태님은 의예과장이시면서 왜 눈에 초점이 없는 여인을...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