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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에쿠니의 소설은 제목이 참 예쁩니다.
한때 새 책이 나올때 마다 제목에 탄복을 합니다.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이 제목을 특히 좋아했는데)
"낙하하는 저녁"
(표지가 은은한 오렌지 그라였던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 저녁이 낙하하다니!
"호텔 선인장"
(담담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소설을 포장해주었던)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
"웨하스의자"
"나의 작은 새"
"하느님의 보트 "
이런 것이 에쿠니의 소설인데, 사실...예전에 보던 MOE란 잡지에서 에쿠니씨의 이름은 꽤 많이 나왔습니다. 에쿠니카오리의 동화를 자주 소개했고 컬럼도 몇개 실렸었죠.
그런데 사실 일본 소설은 소설기저에 깔린 외로움이 좀 걸렸었습니다.
(현대인들이 외로운 거야 당연지사지만...노골적으로 모든 일본 애니, 만화, 소설에서 외로움을 줄창 외쳐대니 하염없는 푸념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왠지 공감이 겉도는 기분이 드는 것도 그렇고...문화의 차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낙하하는 저녁"도 왠지 감정이 헛도는 기분이 들어서 '울 준비'는 그동안 미뤄뒀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울 준비라는 것을
"사람은 항상 어느 정도 감정에서 울 준비를 하지만 현대인은 울 준비만 되어 있지 울지는 않는다.
어떤 사건 혹은 사건의 누적에서 울어야 하는 지점에 도달한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오지 않고 인간은 항상 울 준비가 되어있다..그래서 건조해지는 것이다"
라는 내용이 아닐까 했는 데 그런건 아니네요.
회사사람은 '너무 우울한 책이니 읽지 마~'
라고 했는 데 오히려 "낙하하는 저녁"보다 더 납득이 갔습니다.
가령 슬픔을 통과할 때, 그 슬픔이 아무리 갑작스러운 것이라도 그 사람은 이미 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잃기 위해서는 소유가 필요하고, 적어도 거기에 분명하게 있었다는 의심없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저자의 말인데요 .
어찌 됏건 저는 인간은 슬픔을 통과 하지 않더라고 항상 울 준비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