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귀환 -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김태권 지음, 우석훈 / 돌베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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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선명성이다.  

 

  이 책에서도 이 같은 특징은 여실한데 적군과 아군이 확실히 나뉜다.  

 

  이 선명성이 김태권의 만화에 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쉽게 질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출판사의 상술이 묻어나는 말이지만 '교양만화'가 쉽게 질리는 건 작가도 원치 않을테고.  

 

  독자인 나도 원치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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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두 장으로 한국사회 읽기 2008-2009 - MB시대, 정치.사회.문화의 쟁점들
최태욱, 염종선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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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1권에 비하면 주장들의 집중도가 한결 높다.  

 

  부제에서 보여지듯 'MB시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년새 책값은 올랐지만 그 값을 하고 있다.  

 

  칼럼을 보며 드는 생각은 MB시대를 맞아 우리가 얼마나 헤매고 있는가이다.  

 

  MB는 좌고우면하지 않는데 우리는 기웃거리고 갸웃거리고 있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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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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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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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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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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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작품선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3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진웅기.김진욱 옮김 / 범우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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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저녁 무렵이었다." (<라쇼몽>) 이러한 서두는 의미심장하다. '어느 날'이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일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기이한 하루일 수도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기에 독자는 호기심을 가지며 계속해서 전개될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다. 이제 하인배 한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홀로 라쇼몽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화자는 잠시 교토(京都)의 현실을 말한다. 교토에는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는다. 마을은 말할 수 없이 황폐해 졌으며 라쇼몽도 역시 이곳 저곳에 흠이 갔다. 자연의 재앙에 따른 인간의 황폐함은 하인을 비롯한 소설의 인물들 역시 그 내면이 황폐해져 있으리라 생각케 한다. 이어진 까마귀의 묘사는 불길한 예감을 더욱 일으킨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그 많던 까마귀가 한 마리도 보이질 않는다. 늘상 보이던 그 무엇이 보이질 않을 때 사람들은 의문과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독자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불길한 예감을 더욱 갖게 된다. 
  
  화자는 다시 하인을 이야기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대목이다. "작자는 위에서 '사나이가 비가 멎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썼다.······그렇기 때문에 '사나이가 비 멎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 것보다는 '비에 쫓긴 사나이가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었다'라고 하는 편이 적당할 것이다." 화자는 하인과 친하지 않은가 보다. 하인의 심리를 화자는 잘 알지 못한다. 화자는 끊임없이 인물에 대한 의견을 정정하거나 덧붙인다. 독자는 의아하다. 화자의 시야에 의해 인물들과 사건을 볼 수밖에 없는 독자들로서는 이제 화자가 별로 미덥지 못하다. 나는 이것이 러시아 형식주의에서 말하는 '낯설게 하기'가 아닌가 한다. 화자도 잘 모르는 하인을 독자인 우리는 더욱 알 수 없다. 하인은 독자에게 낯설다. 그의 심리가 어떤지, 어떤 행동을 벌일 지 우리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낯설게 하기는 소설의 시종 계속된다. "다락 위에서 비치는 불빛이 희미하게 이 사나이의 오른편 볼을 비추고 있다. 짧은 수염 속에 벌겋게 곪은 여드름이 드러나 보였다." 소설의 중간에서도 화자는 하인을 처음 본 듯이 이렇게 그의 외양을 묘사한다. 소설의 초반부에 이미 화자는 하인의 외양을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한 바 있다. 또한 "한 사나이가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숨을 죽여 가며 다락 위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라 말하며 마치 비로소 처음 등장하는 인물인 듯 묘사한다. 소설의 전체를 놓고 볼 때 낯설게 하기는 성공을 거둔 듯 싶다. 하인의 돌발적 행동은 독자를 놀래키기에 충분하다. 
  
  "비는 라쇼몽을 둘러싸고 쏴 하는 소리를 휘몰아온다. 하늘은 저녁 어스름이 짙어지면서 점점 낮아진다. 위를 쳐다보면 문의 지붕 비스듬히 내민 기와 끝이 뿌옇고 검은 구름을 무겁게 떠받치고 있었다." 하인을 향했던 시선은 차츰 하늘과 라쇼몽의 지붕, 그리고 기와 끝으로 이동해간다. '검은 구름'과 하인의 심리는 교차한다. 화자는 풍경을 살피다가 하인으로 시선을 돌린다. 둘은 별 연관이 없는 듯 하나 사실은 살핀 바처럼 매우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화자의 시점은 인물과 배경을 번갈아가며 향하고 있다. 
  
  하인의 심리를 확인한 화자는 하인의 결단을 말한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선 수단을 가릴 겨를이 없다. 하인의 심리는 침침한 구름, 시야를 가리는 비와 같이 명료하지가 않다. 그는 끝없이 고민한다. 그는 감정적이다. 
  
  주인공 외양의 특징 중 하나가 여드름 있는 얼굴이다. 홍안(紅顔)의 사나이는 아직은 감정적인 청년이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할 지 독자인 우리는 긴장하며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의 여드름 난 얼굴을 화자가 계속해서 그려내는 것은 긴장감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물론 이 사나이는 아까 전까지 자기가 도둑이 될 생각이었던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혈기방장한 나이이기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하며 행동을 할 지 우린 긴장하며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하인은 게비이시청(檢非違使廳)에서 일하다가 도망 나온다. 그가 일하던 곳은 우리말로 하면 포도청 정도가 될 것 같다. 포도청이란 무엇인가? 죄를 벌로 징치(懲治)하는 곳이 아닌가? 그가 이 곳에서 도망 나온 이유를 우리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선과 악이 가장 극명히 대립하는 공간에서 그가 도망한 것은 그의 행로를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하인 차림의 사나이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끝을 맺는다. 미정형-'어느 날'-으로 시작된 소설은 종결 역시도 모호하며 허무하다. 
  
  화자가 주인공을 부르는 칭호는 다양하다. 하인, 사나이, 한 사나이 등 화자는 여러 가지로 주인공을 부르고 있다. 칭호가 바뀜에 따라 주인공은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외양의 묘사와 같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심리면에서는 새로운 면모가 밝혀진다. 이는 주인공이 쉽게 정형화 할 수 없는 근대인의 표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을 규정 짓는 그 무엇이 사라진 근대 공간 속에서 인간은 이제 어디로 갈 지 알 수 없는 복잡한 존재이다.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심장하다.
  
    소설의 제목인 라쇼몽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삶(生)이 그물처럼 펼쳐지는(羅) 곳(門)이란 뜻이 아닐까? 이 곳에서의 삶은 인간의 원초적 생이다. 선악의 구분이 없으며 구분이 아무 의미가 없는 곳이다.  

  

          芥川龍之介(1892-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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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8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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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광인 일기>)의 주인공은 9급의 말단 관리인 뽀쁘리신이다. 그는 우리에게 20편의 일기를 보여준다. 일기는 10월 3일로부터 시작된다. 생각건대 일기의 날짜도 의미가 크다. 10월 3일로부터 12월 8일까지는 날짜의 순서가 정상적이다. 그러나 갑자기 2000년 4월 43일로 넘어가더니 이해하기 힘든 날짜의 조합들이 보인다. 소설은 일단 정상적인 날짜로 표기되는 앞부분과 이해의 상식을 넘어서는 뒷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날짜 표기만의 문제가 아닌 주인공의 정신 상태와 매우 관련이 깊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뽀쁘리신은 직속 상관인 과장을 싫어하나 내색은 저어한다. 과장은 말끝마다 그를 무시한다. 뽀쁘리신은 과장은 제쳐두고 국장의 눈에 들려 노력한다. 그는 국장의 집 서재에서 펜을 깎는 것을 아주 즐거워한다. 그는 또한 국장의 딸인 소피아를 짝사랑한다. 뽀쁘리신이 사랑하는 것은 결국 국장과 국장의 딸로 대변되는 상류층의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인공에게 겨우 7급 관리인 과장의 말들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는 자신을 대단한 양 생각한다. “그래 내가 하찮은 평민 출신이란 말인가? 나는 재봉사 집 출신도 아니고 하사관의 자식도 아니다. 이래 뵈도 나는 어엿한 귀족이란 말이다!” 

  그러나 귀족인 자신을 불행케 하는 요인이 한 가지 있다. ‘재산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신분제가 상당히 무너진 러시아에서 여전히 자본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시대인의 모습을 드러낸다 할 수 있다. 

  뽀쁘리신이 경모(敬慕)하는 국장의 행태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장은 프랑스어나 독일어로 된 책을 상당히 가지고 있다. 제목으로 보아 상당히 학술적인 책들이다. 주인공은 우선 이 책들로부터도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기호를 생활로 접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그는 신분 상승의 꿈을 갖는다. 소피아에 대한 사랑도 이와 연관된다. 허나 문화적 거리감에서 시작된 좌절은 소피아가 그를 사랑하지 않으며 오히려 조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부터 급격히 심해진다. 그러나 만일 주인공이 광인(狂人)이 아니었다면 좌절로 끝이 났을 이 이야기는 물꼬를 생각지 못한 곳으로 튼다. 

  뽀쁘리신은 외려 신분 상승의 꿈을 더욱 과감히 갖게 되고 자신을 스페인 왕으로 착각한다. 일기의 후반부라 할 수 있는 2000년 4월 43일부터 바로 이 같은 내용이 전개된다. 그는 급기야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일기의 전반부에서 뽀쁘리신은 자신의 환경에 불만은 있지만 그것은 지나치지 않으며 자신의 처지도 인정하는 편이다. 허나 후반부 들어 그는 자신을 스페인 왕으로 선언하며 제 처지를 전면적으로 부인한다. 
  
  주인공은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다. 과대망상증은 다름 아닌 자신의 한계를 깊이 깨닫는 데서 온 것이다. 42살이 되도록 빈털터리이며 사랑하는 여자에게 뜻도 내비치지 못하던 그는 서서히 미쳐간다. 그는 현실의 무력한 자신을 벗어나 강한 힘을 가진 자를 연모하게 되는데 이 때 그는 스페인 왕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광인의 자기 인식과 사람들의 그에 대한 이해는 그가 정신병원에 갇힘으로 좀처럼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을 갖는 상태에서 일단락 된다. 
  
  고골의 소설은 1834년 작품이다. 이 무렵 러시아는 끊임없이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그 중심에는 짜르를 중심으로 한 관료사회가 자리잡고 있었다. 관료들은 신분 상승의 욕망을 지녔으며 현실에서 이를 이룰 수 없을 때 도박이나 향락으로 울분을 삼키는 경우가 많았다. 뽀쁘리신은 관료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말단관리의 전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사랑을 통해 울분을 삭이려 하나 이마저 이루지 못하고 끝내는 미쳐 정신병원에 갇힌다. 

  고골의 희곡인 <검찰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지방 도시에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에 부패한 관리들이 뇌물과 연회를 준비한다. 그런데 도착한 이는 검찰관이 아닌 건달이었다. 건달을 성대히 대접한 후 자축하는 사이에 진짜 검찰관이 도착하여 관리들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 작품 역시 <광인 일기>에서와 같이 관리들의 실태를 고발하고 풍자하고 있다.   

  루쉰의 <광인 일기>는 물론 고골의 소설에 대한 패러디이지만 그 과녁이 관리가 아닌 중국인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차이다.  

 

    Nikolai Vasilievich Gogol(1809-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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