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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후타바테이 시메이 지음, 이여희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일본의 첫 근대 소설이다. 1887년작이니 한국(<무정無情>, 1917)과 중국(<광인일기狂人日記>, 1918)보다 30년 앞섰다. 앞섰다지만 이후 일본의 후배 작가들이 제 역할을 못 해냈다는 게 내 생각인데 그에 비할 때 한국과 중국은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
우선 세 소설 가운데 가장 재미있다. 연애담인데 주인공 분조의 고민이 꽤 절실하고 현실성이 있다. <무정>도 연애담이지만 황당한 얘기다. 그 황당함이 이후 이광수의 파탄을 자아냈는지도 모르겠다. <광인일기>는 어둡지만 현실을 묘파하는 힘은 세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묘하게 세 소설의 주인공이 모두 청년이다. 분조, 이형식, 광인은 근대를 맞는 동아시아의 청년들이다. 분조는 이형식과 광인 사이에 끼어 있다. 이형식처럼 설레발 치다가도 광인처럼 우울하다. 세 사람에게선 각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어 왔으며 근대를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일단의 실마리가 보인다.
二葉亭四迷(1864-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