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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 -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
이길로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열린학교 붐이 일어났을 때, 학교에 첫 발을 딛었다.
내가 생각하는 열린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닌데, 학교 현장에서 열린학교로서 제일 먼저 교육계에서 한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인 내 눈에도 코미디로 비춰졌다.
교대에서 배웠던 열린 학교는 생각과 행동이 갇혀진 교육에서 보다 넓고, 창의적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틀자는 거였던 것 같은데, 현장에서는 교실과 교실을 트고 있었다.
열린 학교.. OPEN의 의미로 보면 맞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 후로, 2-3년 후 정말 웃긴 해프닝은 그렇게 열린 교육한다고, 뜯어냈던 문들을 다시 달기 시작했다. 시끄럽고, 불편했던 것이다. ㅋㅋㅋ
이렇듯 공교육에서 외치고 있는 것과 현장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고, 웃기는 일들이 참 많다. 요즘의 교육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 모두 그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긍정적이든지, 부정적이든지 말이다. 하지만, 모두들 열린 교육 때 처럼 우왕좌왕 하고 있는 것을 살짝 느낄 수 있다. 내가 발을 깊이 담고 있지 않으니, 그렇다라고 확언하지는 못하겠지만.. 느낌이 그렇다. 요즘 우리 불고 있는 바람은 혁신이다. 교육혁신이라고 해서 기존의 틀일 깨겠다고 하여, 일단은 부패, 청렴 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나를 교사를 도둑으로 몰아대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즈음해서 일주일에 5-6건의 청렴관련 공문이 날아들고 있다.
청렴이란 것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인지.. 내 주위엔 청렴한 선생님들이 참 많은데..
정작 청렴교육을 시켜야 할 분들은 저 위에 있는데, 웃지 못하게도 그분들이 우리에게 청렴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동향이 그러니, 따라가고는 있지만.. 씁쓸하다. 얼마전 받았던 새로미 특강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청렴은 돈이 오고 가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변화, 기존에 불의에 항거하지 못하고 예스라고 말하던 것에서 부당하다고 과감히 말해 기존의 틀을 깨나가는 것도 청렴이라고 하니.. 받아들여야 겠다..
허걱! 이상한 내용으로 흘렀다. 암튼.. 혁신이란 말로 외치고 있는 청렴과 함께 혁신학교가 대두되고 있다. 교육열이 높으신 선생님을 포함하여, 자발적으로 혁신학교로 간 선생님들은 상당히 만족을 하는 선생님과 그저 그렇다는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학교운영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들에게 돌려주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일년을 살면서 이 PD가 느꼈던 현 교육의 문제점은 교육이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방침을 위해서 아이들을 거기에 맞춰가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초등학생은 친구들과 뛰어놀면서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고, 많은 경험을 접해 보면서 스스로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 의사를 만들려고, 검사를 만들려고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로 볼 줄 아는 아이, 스스로 설 줄 아는 아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본다. 그 아이들이 이렇게 크고 있는가? 그렇게 클 수 있도록 내가 뒷바라지 하고 안내하고 있는가? 그러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서 궁시렁대면서 쫓아가고 있는 것이 나의 모습이 아닌 가 싶다. 평생의 기억으로 남는다는 버닝햄의 초등학교 시절은 서머힐학교.
얼마전에 EBS에서 봤는데, 항상 놀고 있는 아이들. 수업에 아이들이 들어오지 않아도 그것을 탓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 스스로 수업에 찾아와 불타는 향학열로 그동안에 배우지 못했던 것을 순식간에 사로잡는 것을 보면서, 우와~ 바로 저거야 라고 외쳤었다. 졸업하기가 아쉽다는 상주남부초등학교 6학년의 말속에서 우리나라에도 그런 나라가 있구나! 우리 아이도 저런 학교에 보내고 싶다. 그런 학교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교사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
오늘은 왠지 리뷰가 길어져버렸다.. ㅎㅎ
나이가 들면서, 삶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산문이 좋아진다. 그 속에 진실이 담겨있고, 정이 묻어 있고, 사람내음이 나서일까? 주어진 것부터 잘 해나가면서 나만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가야 할텐데.. ^-^ 30대가 넘어가면서 다시 한가지 숙제가 늘어난 것 같다.
아이가 행복한 학교. 아이가 가고 싶은 곳이 바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