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민! 민은 받침없는 한글만 겨우 쓰고 읽을줄 안다. 엄마 생일에 카드를 준다면서 나보고 몇가지 글자를 적어주라고 했다. 글자를 쓴다기보다는 그리는 중인 민.
 민은 옷도 잘 개우고,
 신발 정리도 잘 한다. (민아, 왜 뒤쪽에 신발을 놓은거야? / 기냥)

 
 
민과 나는 통하는게 있고,
민과 할머니는 뭔가 심각한데가 있다.

 

 아, 옥찌도 있었지. 가족 중 나는 옥찌 사랑을 받는 순위가 꼴찌에서 한참 아래라 서운해서 빼먹을뻔 했다. 히~
옥찌는 핑크를 좋아하고, 엄마랑 다람쥐랑 토끼를 진짜 귀여워하고 사랑한다. 옥찌가 엄마한테 쓴 생일카드. 옥찌는 내 생일 카드에 뭐라고 써줄까. '때려치워, 이제 이모 노릇 그만해.'라고 하는건 아닐까. 이러면 큰일인데.
 세상의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주의 밥이라도 되는걸까. 엄마는 옥찌가 뭘하든 재미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겨울하면 생각나는걸로 빙고 놀이를 하다가 옥찌가 모든 소재를 먼저 다 쓰고선 자기꺼 따라하기 없다고 하자, 엄마는 내게 도움을 청했다. 나는 별 어려움 없다는 듯이 루돌프랑 트리랑 뭐뭐를 말했다. 원래 같은거 써야되는거 아니냐고 옥찌에게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다. 성질 내면서 나를 방으로 쫓아낼게 분명해, 어흑.
 소형 전등을 가지고 할머니 귀를 본 후에 더럽다며 오만상을 찌푸리는 지희상(마지막 단어는 4.4.3조 운율을 맞춘 것임)





 이어, 도서관의 옥찌들. 종이봉지공주로 다른 공주들을 막으려고 했지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에 꽂힌 옥찌를 막을 수가 없다. 글 많은거 싫어하면서 공주 얘기는 단숨에 읽어버리는 옥찌. 민은 뭐, 로보트 갖고 놀고.

 아래 사진은 초점이 안 맞지만, '옥찌 사진 몇년인데 이 정도는 찍는다'류의 사진쯤 되겠다. 흐~





 시장에 갔다가 배부르게 먹고선 열심히 뭔가를 적는 옥찌들. 민은 새기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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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10-01-03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제 제목을 제대로 뽑으셨군요.

Arch 2010-01-03 11:24   좋아요 0 | URL
^^ 그런가요. 으쓱

무스탕 2010-01-0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아가들 놀수 있는 공간이랑 장난감들이 있나봐요? 와~ 이것도 참 좋은 생각이네요.
그러면 엄마나 언니야들이 편안하게 책을 볼수 있겠어요.

Arch 2010-01-03 20:08   좋아요 0 | URL
신발 벗고 책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해요. 그런데 장난감은 민이 바리바리 싸간거예요. 우린 서로의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쿨럭) 각자 놀아요. 크~
 

* 페이퍼 귀신이 붙었나보다. 임시 저장함이 꽉 차도록 보류된 페이퍼가 있는데 완성을 못하고 있다. 완성만 된다면야 희대의 살인마를 넘어서 서재에 두루두루 회자될 명작의 반열에 올라 세계명작동화로 팬이 늘었다며 자랑하는 미잘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을텐데......

* 삼성맨 친척 오빠를 만나고 왔다. 이건희 회장이 사면된 얘기를 꺼내자, 덕분에 보너스 나오게 생겼다며 좋아한다. 삼성이 왜 문제인지, 아는거 쥐뿔도 없는데 왠지 공감하면 안 될 것 같아 침 튀기며 얘기를 했다. 느닷없이 성아치란 호칭이 떨어지고, 나는 너무 이상적이며 공감 능력도 없고, 까칠하기만 한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삼성 신화는 동종업계 최고인 임금에서 결정된다, 노조가 없다고 하지만 노사협회가 있다, 복지가 엄청 잘 돼 있다, 이상이고 뭐고 나랑 내 자식 등 따뜻하게 지내면 최고다. 분위기는 전적으로 충실한 삼성맨의 입장을 대변했다.
 등 따숩고 배부르면 정말 최고일까? 그것만 최고라고 믿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내가 삼킨 알약은 무슨 색이길래 이다지 지리멸렬한 고민만 해대는걸까. 그나저나 친척 오빠는 여론 조성할 땐 언제고, 내 옆구리 찌르며 자기 여기 다닐 날 얼마 안 남았으니까 퇴직 한 다음에 같이 불매 하자고 했다. 물론 아고라 그만 들어가란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 연말과 연초에 누군가를 굳이 만나려고 애쓰지 않았다. 명절이나 휴가 때면 꼭 만나던 친구가 있었는데 건너뛰었다. 달리 큰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지난번에 그애 친구와 같이한 술자리 때문이었을까? 친구의 친구인 A가 궁해서 만난 여자 아이의 깨는 외모와 행동을 희화화해서 얘기를 했다. 친구와 A는 깔깔대며 웃고, 나도 분위기 맞춘다며 웃긴 했는데 뒤끝이 썼다. 왜 별로 재미있지 않은지 얘기를 하다가 정치적인 올바름에 대해 말했던가. 친구는 정색을 하며 대체 언제까지 그럴거냐고, 재미있어서 웃는건데 왜 그걸 정치적으로 해석하냐고 물었다. 달리 할말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웃는 것처럼 난 이제 자연스럽게 웃음 코드 외의 잡다한게 생각난다. 개콘을 볼 때면 짜증이 나고,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어쩌고 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게 왜 아닌지 얘기를 하는거다.
 여자는 시사에 관심없다는 고릿적 통념을 깬다며 정말 잘 모르면서 어딘가에서 아는체 하고 있는 나는 좀 좀스럽고, 좀스러운 내 말에 별다른 태클없이 웃어 넘기는 주변 사람은 대견하고, 뭐 그렇다. 그래서 안 보게 된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질기게 미워할 때도 우리가 이렇게 연락 안 하는 사이가 될 줄 몰랐다. 미움보다는 무관심이 사랑의 반댓말이란 유치한 말이 유치하게 잘 들어맞는 순간.

* 어느 모임 자리.(굳이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여러군데 엉덩이 걸치고 앉았던게 분명하다.) 그곳의 한 남자. 이 남자가 하는 말이 번번히 씹힌다. 사람들이 의도한건 아니다. 누군가는 그를 북돋아주려고 부러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데 종결 어미가 시원치 않다. 질문에 질문으로 답변을 하는건 무슨 경우인지. 결국 그 누구도 애써서 구원 투수를 자처하지 않았고, 남자는 남자대로 자멸의 길을 치닫고 있었다. 추임새는 빗나갔고, 사람들은 서둘러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즈음에 문득 깨달았다. 아, 이 남자 내 애인이잖아.

* 재고 소진은 터무니없이 지체되고 있다. 이유는 세상엔 새 책이 너무나 많고, 그 중에 읽고 싶은 책도 너무 많다는 것. 알랭 드 보통의 신간과 사라진 내일, 한윤형의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뉴라이트 후기, 한국의 책쟁이들, 닉 혼비의 다른 책, 섹슈얼리티 강의 다시 읽고 정리해보기... 잡다하고 터무니없이 늘어지는 목록. 소진이 안 되는 이놈의 욕심. 작년까지 우디알랜의 인터뷰집만 간신히 마무리 했다.

그 밖에 읽은 책으로는
캣우먼의 발칙한 연애 관찰기
닉혼비-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촛불 세대를 위한 반자본주의 교실
화장품에 대한 50가지 거짓말
얄팍하다.(책 제목 아니다.)
1월엔 꼭 집에 있는 책 재고를 소진하겠다.

* 집에 아무도 없다. 프렌즈의 레이첼처럼 알몸으로 자연스럽게 집안 곳곳을 돌아다녀볼까? 난방비 절약한다며 추워서 보류. 친구들을 불러서 진탕 마셔볼까? 좀 귀찮다. 청소를 할까? 이 시간에, 대체 왜? 별.로.할.게.없.다. 집에 혼자만 있으면 엄청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뭐만 없으면 혹은 뭐만 있으면 뭐만 어떻게 되면 등등의 가정을 할 때가 더 괜찮은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가정을 현실화 시키며 가정의 가짓수를 소거해나가다보면 금세 권태로워질지 몰라. 아, 저 포도는 아주 시고 어쩌고.

* 며칠 전 일은 지금은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분의 글 때문이었다. 두 분이 어떤 분인데 이깟 아치 때문에 나갔으랴만은 어느 분이 페이퍼에서 A란 이니셜을 언급하며 결과적으로 두 사람을 쫓아내놓고 다른 사람들과 시답잖은 농담을 한다는 글을 쓴걸 봤기 때문이다. 처음엔 '무슨 이런 글이 있담'하면서 지나쳤는데, 무서운 속도로 그 글이 추천을 얻는걸 보고 다른 분들이 따로 내게 말은 안 했지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나 싶어졌다. 그분의 글을 붙여서 반박을 할까,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만약에 그분의 비아냥처럼 내가 문제를 일으켰다면 사과해야할 것 같아 페이퍼를 썼다.
 결과적으론 내 기우에 불과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느낀점 : 내가 실수하거나 멍청한 짓을 하면 제일 먼저 달레랑스님이, 달레랑스님이 너무 바쁘면 내가 알고 믿고 좋아하는 분들이 말을 해줄테니 잘 모르는 분의 넘겨짚는 말에는 너무 맘을 쓰진 말자.
 친구가 말했다. 제대로 된 비판이고, 그게 날 성장시킬 수 있다면 인정 안 할거냐고. 충고나 단점 지적엔 민감하지만, 나만 옳다고 하는게 아니라 나도 멍청한 소리를 보통 하는게 아니니까 정말 그렇지 않냐고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단 생각을 하고 있다. 생각과 실재는 얼마나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 고백 : 자금이 필요해서 (급전 종류는 아니었으나) 책을 좀 팔고, 책이 아닌 다른걸 구매했다. 왠지 고백해야할 것 같다. 아치가 구매했다란 공지가 대문에 걸리는 꿈을 꿨다니까! 일시적 구매 후론 불매 계속 할 것이고, 논의되는 사안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겠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서재 효과-서재에 말하고 나면 꼭 지켜야할 것 같고, 말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효과(아치 사전)-를 누리기 위해 미리 적어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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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02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말한 달레랑스가 제가 아는 그 달레랑스가 맞나요? 히히히히
뭔가 길게 댓글 달았다가 갑자기 마우스 눌러 다 지워버린 1人

Arch 2010-01-02 22:31   좋아요 0 | URL
그 달레랑스가 그 달레랑스는 맞는데. 왜죠? 왜 다 지운거죠? 왜요?
뭘까 뭘까 하악하악 ^^

2010-01-02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2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10-01-0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젊다는건 좋은거예요. 그냥 아치님 글 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늙은 바람돌이는 가치관의 차이는 그의 삶의 토대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더 이상 싸울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 적당히 응수하고 말아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답니다.한편으로는 편하나 한편으로는 서글프지요.ㅠ.ㅠ
제 서재는 이제 일상으로 복귀시켰습니다. 리뷰도 쓰고 페이퍼도 쓰고 그리고 구매도 합니다. 되도록 구매를 줄이는 노력은 하겠지만 별 의미없는 행동이지요. 불매운동은 이제 알라디너들간의 싸움으로 변한듯합니다. 큰 또는 작은 온갖 생각의 차이들이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낸거겠지요. 하지만 그것들이 더 이상의 알라딘측의 다른 대답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 같군요. 조유식 사장의 답변이 나온 날 이미 예견된 상황이기도 하구요. 지금의 알라디너들의 싸움에는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덧없는 말들의 향연... 좀 힘드네요. 그냥 저는 이 사건으로 알라딘측이 앞으로는 좀 더 고객의 눈치를 보게 될테고 실질적인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주목하렵니다. 그것도 잘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건 제 한계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아치님게 많이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는 더 건강하고 복도 많이 많이 받으세요. 아치님 글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해볼수 있어 좋아요. ^^

2010-01-02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2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02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비상자금이 될 수도 있구나.. 더욱 사모아야겠다는 생각이 ㅋㄷㅋㄷ

Arch 2010-01-02 22:41   좋아요 0 | URL
ㅋㄷㅋㄷ 제 페이퍼에서 교훈을 얻는 유일한 서재인인걸요. ^^

Mephistopheles 2010-01-02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속도로 그 글이 추천을 얻는걸 보고 다른 분들이 따로 내게 말은 안 했지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나 싶어졌다."
-이렇게 생각하면 전 총살형이고 로쟈님은 능지처참입니다..ㅎㅎ

Arch 2010-01-02 22:43   좋아요 0 | URL
그 무슨 어마어마한 말씀을! 아, 애드리브 치고 싶다, 센걸로~ 메피님 유머의 발끝에라도 닿을 수 있는 애드리브. 메피님 때문에 신년부터 애드리브 욕심 나잖아요.

뷰리풀말미잘 2010-01-02 0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도전 받아드리죠.

Arch 2010-01-02 22:43   좋아요 0 | URL
쳇! 각오해요~ ㅋㅋ

승주나무 2010-01-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맨 친척이 있는데 저는 포기한 지 오래 됐습니다. 왜 삼성이 이렇게 안티를 받을까 궁금해하면서도 별로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게 삼성맨들의 공통점이었습니다. 간혹 돌연변이가 있는데, 삼성이 만약 변화를 맞을 수 있다면 돌연변이들 덕분일 겁니다..... 새해 인사 릴레이 하러 다녀요.. 아치 님도 좀 와서 인사도 하고 그래요 ㅋㅋㅋ 새해에는 좀더 멋진 인생이 펼쳐지기를..

Arch 2010-01-02 22:45   좋아요 0 | URL
친척 오빤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다 알고 있는데 어쩔 수 없으니까 자꾸 저 약올릴려고~

승주나무님 서재에 좀 갔다와! 아니, 민준인 어찌 이리 예쁜겁니까.

뷰리풀말미잘 2010-01-02 23:40   좋아요 0 | URL
내가 사준 내복 입었거든. ㅎㅎ

Arch 2010-01-02 23:49   좋아요 0 | URL
오바는, 점 비슷한거 하나 보이는데요? 정말이에요?
아, 미잘은 내복으로도 사람을 빛나게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구나. 나 도전 거둬야겠다. ㅋㅋ

승주나무 2010-01-04 00:56   좋아요 0 | URL
미자리 님이 어케 내복 궁하다는 걸 알고 선물했을까요? 조카가 많으신 듯... 이제까지 마님이 받은 선물 중 가장 흡족했다는 것이에요. 한번 전면 인증샷 찍어봐야겠어요 ㅎㅎ

2010-01-02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잠도 못자고 어떻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페이퍼에 제가 단 댓글을 갖다 붙여서 저 때문에 그분이 나간건 아니라고 항변을 할까, 비꼴까, 나도 서재를 닫을까, 아니면 아니면... 정말이지 치졸하고 멋쩍었습니다.
 가만히 있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제대로 말하지 못할거라면 가만히 있자. 그런데 사과는 해야했습니다.

 만약 저 때문에 바슈타님과 볼빨간님이 서재를 그만두신거라면 정말 죄송합니다. 두분의 공격적인 언사만 생각했지 교묘하게 질문으로 바꾼 제 댓글이 두 분께 무례한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전 글도 제대로 읽지 않고, 대강의 분위기만 살피고 두 분을 공격한 셈이니까요.
 강요와 관련된 글과 바슈타님 서재에 남긴 댓글은 오래 생각해서 쓴 글이 아니었습니다. 즉자적이고 감정적이었습니다. 왜 저런 댓글을 달까, 저게 전략적으로 부정적이라는걸 모를까. 그건 오랫동안 지켜온 신념이 절대적이라고 믿어온 사람들을 볼 때 느끼던 불편함과 비슷했습니다. 왜 다른 생각을 못할까, 왜 좀 더 부드럽게 사람들을 대하지 못할까. 저는 어쩌면 메시지보다 그것을 근사하게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을 바랐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제가 있던 공간에서 제 메시지보다는 말투나 말을 전달하는 방식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억울하다고 호소했는데 말입니다.
 조근조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풀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그들이 가리킨 손만 바라보며 답답해했습니다. 손이 가리키는 곳은 제대로 보지 않고선 말이죠.
 
 허영은 저만 갖고 있었습니다. 오독하고 편협하게 바라봐서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뭘 위한 죄송함이고, 어떤게 그렇게 미안한지 전 아직까지도 모르겠습니다. 면피용 같고 진정성도 안 느껴집니다. 만약에 그분들이 분란만 일으킨채 나갔단 여론이었다면 따로 사과도 하지 않을 정도로 전 얄팍한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더 죄송합니다. 딱 그 정도의 맘 가지고 두 분 맘을 불편하게 해서.

 그러니까 툭툭 털고 다시 돌아오셨음 좋겠어요. 다시 돌아오셔서 아치 때문에 좀 답답했다고 뭐라고도 좀 하고, 앞으론 잘하라고 얘기도 해주셨음... 그랬음 좋겠어요.

* 메아쿨파님 댓글 감사합니다. 메아쿨파님을 서재에서 만나뵐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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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0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0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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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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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12-30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뭔가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의견 교환의 과정에서 누가 일방적인 희생자이고 누가 일방적인 범인일리 만무합니다.
다른 사람을 당신이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Arch 2009-12-30 19:28   좋아요 0 | URL
책임질만한 깜냥도 안 되는걸요. 경거망동한 것 같아서 사과는 해야했어요.
조선인님, 저 강하잖아요. 댓글 감사해요.

2009-12-30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칠마녀 2009-12-3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게,민주주의 사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견은 논쟁의 과정을 통해서 꽃피어나는 것이구요.
우리는 그렇게해서 피어난 꽃만을 보려들지,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곁가지들이 잘려나간 걸 간과하고 지나가지요.
그 가지들도 그렇게 일찍 꺾이고 잘려 나가려고 ...그 어두컴컴한 땅 속을,꽃샘 추위를 견뎌내지는 않았을테니까요.
우리가 진정 경계해야 할 것은,눈 막고 귀막고 입만을 열어 놓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치님이 잘리고 꺾이지 않고 살아남아 언젠가 꽃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치님은 곁가지의 흔적을 잊지 않고 기억하여 벌레를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이고,열매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저는 기꺼이 낙엽으로 떨어져 열매를 튼실히 할 자양분이 되겠습니다.

Arch 2009-12-30 19:41   좋아요 0 | URL
까칠마녀님 댓글 감사합니다. 눈 열고, 귀 열어 다 받아들인다는게 실은 내 틀 안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은채 그저 '그런체'한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러기도 했고.
열매를 맺을 생각만 했지, 누군가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받쳐줘야겠단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까칠한 마녀가 아니잖아요. 에이! 혼자만 멋있는거 하고 ^^ 비유도 까칠마녀님이 하면 이렇게 멋질 수 있구나란걸 느낍니다. 감사해요, 정말.

2009-12-30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2-3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모르는 어떤 글들이 더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이번 알라딘 불매건에 대한 여러 글들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어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물론 매 논쟁때마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서로 다른 의견들을 얘기할 때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좋은것인가, 하는 건 오히려 이번일에서 정말 많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메아쿨파님이 얼마전에 올리신 페이퍼를 봤을때는(어제였나요?) 두번 읽으면서, 그렇지, 때로는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기도 해야겠지, 하는걸 새삼 깨달았죠. 그래, 어떤때는 그런게 필요하기도 할거야, 하면서요. 그건 여태 제가 생각해내지 못했던 부분이거든요. 이번에 Arch님의 이 페이퍼를 보더라도 저는 이런 내용의 페이퍼는 쓸 수 없었을텐데, Arch님이 조금 더 성숙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요. 실제로 제가 많은 글들을 놓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라 Arch님 때문에 어떤분들이 나가셨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사실은 정말 그럴까? 라는 의문이 들어요), 그 분들이 나가시고 나서 불매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페이퍼들, 떠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글도 그렇고, 전 정말이지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여러번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기억의집님은 불매에 참여하진 않으시지만 불매가 일어나는 이 알라딘이 알라딘이라서 가능하다는데,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도 또 그렇다고 공감했어요. 아 그렇지, 하고요. 저 역시 불매에 참여하진 않지만, 불매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미처 몰랐던 것들을 자꾸자꾸 알게되요.

Arch님.
우리가 어떤 결정을 했든, 어떤 생각을 했든, 그리고 어떤 글을 썼든 그건 다 우리 본인의 몫일거에요. 그러니 어느것이 더 나은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건 멈출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우리의 입밖으로 내뱉어지는 모든 말들은 다른 사람, 다른 상황과 어떻게든 연결되니 말이죠. 여기까지 쓰면서 제가 너무 횡설수설하고 뭘 어떻게 요점을 정리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

우리 한번 잘 해봅시다, 에요.
그게 뭐든 우리 잘 해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고 하자구요.


Arch 2009-12-30 19:47   좋아요 0 | URL
전 피상적으로 누군가의 아픔에 동조하고, 간접적으로 지지하는게 아니라 직접 발언하고, 제대로 해나가는게 정말 녹록치 않다는 것을 배웠어요.
달레랑스님(똘락방보다 이편이 더 좋아요.) 우리 잘 해봐요. 달레랑스랑 함께라면 전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뭐든.
노력한다, 열심히 한다는게 핑계는 아니고란 생각이 자꾸 머릿 속에서 빙빙 돌지만.

뷰리풀말미잘 2009-12-3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간 분들을 모르고 사건의 추이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분들 신경줄이 너무 가느랬던게 아닌가 싶어요. 아치에게 쫒겨나다니.

Arch 2009-12-31 22:10   좋아요 0 | URL
옳소! ㅋㅋ 저 때문은 아니란 중론입니다. 그깟 댓글로 나갈 사람이 어디있겠냐는 구박도 받았어요.

차좋아 2009-12-3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쓰지 마세요~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요. 서재야 닫았다가도 또 열 수도 있고.. 뭐가 그리 비장한지... 간다하면 잘가라 하면 그만이지요. 생각나고 필요하면 또 오겠지요.

잘 지내시지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Arch 2009-12-31 22:10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도 새해 복 가득 받으세요 ^^

2009-12-31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1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2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를 보는 게 흔해졌다. 스크린의 모든걸 다 빨아들이듯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관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도 이젠 없다. 몽상가들의 영화관 장면이 멋진 건 다시는 재현할 수 없는 그 순간 때문이란걸 말해서 무엇하랴. 제발 앞 의자를 발로 툭툭 치는 짓만 안 해줘도 소원이 없을 지경이다.
 흔한 영화를 굳이 송년회에서까지 볼 필요가 뭐 있겠냐 싶었지만 그렇다고 달리 할게 많은 것도 아니었다. 몇 가지 영화가 후보군에 올랐고 어떻게 준비가 됐다.-일의 대부분은 장비를 들고 다닌 미잘님과 뽀님이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산님을 따라간 곳은 배다리 공동체의 작은 생활사 박물관. 영화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이 있을 수 있을까. 스페이스 빔에 계시는 분의 배려로 추운 바깥 날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은 따뜻했다. 흰 벽의 영상과 소리는 자리를 잡아갔다. 상영작은 시험 영상 때 노출 있는 장면에 눈을 반짝인 아치의 적극적인 생떼로 골라잡은 ‘언 노운 우먼’, 알려지지 않은 여자. 중간에 세덱중의 세덱 멜기님이 합류했을 때를 빼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우린 영화 속에 푹 빠져 있었다. 


 영화 보는 행위에 담겨있는 킬링 타임용, 엄숙함, 오락, 스릴 등등의 수사를 고스란히 털어낸 영화-보기는 모처럼이었다.

 개코 막걸리집으로 자리를 옮겨 영화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어쩌나, 난 또 내가 좋아하는 순간을 잡아냈다. 영화 어떻게 봤냐는 물음에 조마조마했다고, 긴밀하게 짜여진 초반과 중반의 긴장감이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것 같아서, 이대로 끝나버리면 어쩌나 싶었다고, 마지막에 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단 얘기 등등을 했다. 너무 좋았다에 대해 뽀님은 조목조목 이유를 대고, 미잘과 봉선화님도 극찬-내 기억력이 맞겠지?-을 하길래 괜히 나만 미적지근한 감상평을 낸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문득, 나랑 다른 의견을 얘기하거나 나를 지지 하지 않아도 꽤 신나게 말했던 기억이 나는거다. 너랑 의견이 달라도 난 신나게 내 얘기만 떠든단 소리가 아니다. 아, 넌 그렇고 난 그런데 정말? 그렇게 볼 수도 있네. 다름을 비껴나간 틈새로 우리가 보이고, 다른 얘기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래서 내가 이 사람들 만나면 자꾸 수다스러워진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할 말 안 할 말 다 해가며 얼굴이 벌개져 툴툴대다 금세 막걸리가 너무 맛있는거 아니냐며 짜릿해지기 일쑤니. 다들 아치 안에 다중이 있을거라고 수근댈지도 모를 일.
 
 <급 추가 - 미잘 뽐뿌질!>


 멜기님은 '내겐 늘 어려운 당신'이었다. 좋은 의미에서 멜기님께 마초같다고 했다가 왜 내 말이 맞는지를 설명해야 했고, -설명할 수가 없잖아. 마초가 아닌데.- 가방 들어주라고 했다가 무안 당하고. 아무튼 멜기님이 일부러 나한테만 그러는건 아닐텐데, 나로선 어렵고 어려웠다. 영화를 보기 전에 멜기님께 연락이 왔고 옆에서 봉선화님이 맛있는거 사오란 얘기를 하길래 아주 소심하게 -핸드폰 문자 폰트를 정할 수 있다면 기본 폰트에서 몇 포인트는 작은 글자를 넣었을 것이다.- '봉선화가' 사오라고 했다면서 문자를 넣었다. 한참 후에 도착한 멜기님. 아,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란 노래가 생각났다.
 멜기님은 막 튀겨서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닭강정을 양 손 가득 들고 도착하셨다. 인천에 왔으니 이걸 꼭 먹어야한단 생각에 1시간 가량 기다려서 가져온거라고 하셨다. 냠냠쩝쩝 느끼하고 달짝지근하고 다른 맛들을 오십배는 족히 압도할만한 고소한 닭강정. 우리 멜기님이 사~아~ 온 닭강정. 닭강정 하나에 멜기 찬가를 부르고 앉았는 나는 누구냐!
 아직도 난 멜기님이 어렵다. 누구 표절 얘기를 꺼냈다가, 그래서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냔 소리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자세한건 모른다고 말하는 난, 아직도 멜기님이 어렵고 어렵다. 아마도 푸하님이 아치는 대체 왜 내게 이러냐고 하는거랑 비슷한걸까. 그렇지만 정말 닭강정 때문은 아니고, 나만 너무 금세 식을 것만 같은 열의를 가지고 모임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뻘쭘하다는 얘기에 다정한 위로보다 힘이 되는 얘기를 해준 멜기님이 참 고마웠다. 구성원이 누군가에 따라 힘의 비중과 분위기, 대화의 온도차가 나는 것처럼 멜기님이 있어야 비로소 살아나는 분위기란게 있는데, 그건 따로 말 하지 않았지만 무척 품격 있다.

 개코 막걸리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먹으며 우린 2009년에 읽은 책 중에 내 맘대로 베스트를 선정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성실한 나와(으하하) 뽀님만 책을 가져와 다른 분들은 택배로 보내기로 했다.
 미잘은 진중권의 이매진과 서양미술사를 골랐고, (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과음에다 메모를 안 해서 잊어버렸다.)-->내가 받기로 했다.
 봉선화님은 88만원 세대(역시 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잊어버린건 미잘이 채워주세요.)-->멜기님?
 멜기님은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와 지상 최대의 쇼. -->미잘이 리처드 도킨슨의 신작을 읽고 싶다고 했다. 멜기님은 자기도 안 읽었다며 다 읽고 자신한테 보내라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소리를 하셨다.
 뽀님은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봉선화님?
 나는 '교수들' -->뽀님
 
 우리들의 밤이 저물고 있었다. 우린 막걸리를 더 먹어 행여 챙기고 다녔을지 모를 아치가 정신을 더 놓기 전에 앵두나무집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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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09-12-2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이 사 들고 오신 닭강정 얘기도 했어야 해요. 어쩌면 그 날의 포인트는 닭강정이었을지도 몰라요. ㅎㅎ 아, 또 책 나눈 얘기랑.

Arch 2009-12-27 16:33   좋아요 0 | URL
그럼 네가 외전으로 하나 더 써봐요. 난 잠 오고 추워서 원. 추천도 안 하면서 쳇! ^^
막 질러놓고 소심하게 ^^ <--- 이거 붙이고, 다시 궁시렁대고 앉았는 중.

순오기 2009-12-2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남선녀들의 즐건 모임이었군요.
어제 심야에 애들이란 셜록 홈즈 보고 왔는데~ 애들이 별로라네요.
가장 영국적인 것을 가장 미국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Arch 2009-12-27 16:34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선남이죠 ^^ 전 잘생긴 남자 캐릭터 욕심나요.

비로그인 2009-12-2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노운 우먼" 주인공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영화였어요.
햇빛에 비춰진 그녀의 눈은 참 투명한 느낌이었는데요.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예요.

Arch 2009-12-27 16:37   좋아요 0 | URL
판다님 반갑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찾아봤는데 유리의 날과 더블 아워란 차기작이 있는데요. 한국에서 개봉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12-27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가 받기로 한 책은 이매진이랑 검은집이에요. 봉선화님이 말 한 책은 나도 88만원 세대 빼고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 그 돌고래 아가씨 자기는 기억할까요?

Arch 2009-12-27 17:34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서양미술사도 껴줘요. 으하하^^
돌고래 아가씨, 아! 인어 아가씨보다 더 예쁜 애칭이에요.

푸하 2009-12-28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과 아치님의 관계가 아치님과 저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말씀얘 '푸하~'했어요. 멋진 비유네요.^^;

Arch 2009-12-28 11:10   좋아요 0 | URL
비유가 아니라 사실관계? ^^ 푸하님 그동안 미안했어요. 우리 친하게 지내요

뷰리풀말미잘 2009-12-28 14: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푸하님 눈에서 눈물나게 하면 멜기님이 용서하지 않으실겁니다.

Arch 2009-12-29 01:01   좋아요 0 | URL
앗 무서워라. 미잘, 한번 봐줘요! 어떻게? 예쁘게 ^^

2009-12-28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8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친구에게 물었다. 내가 사회 문제가 일컬어지는걸 관심 갖기 시작한게 내 머리가 굵어져서인지, 이 정부 들어서 그런 문제가 더 많이 생겨서인거냐고. 친구는 둘 다거나 어쩌면 둘 다 아닐 수 있다고 말해줬다. 머리가 굵어진건 아닐거다. -여기서 더 커질 것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얕게 주워 들은 것으로 화를 내며 무기력해지지 않겠다며 이슈마다 번번히 귀를 쫑긋 세우고 별볼일 없는 의견을 보태는게 다였다. 내 앎의 수준이나 감정적으로 동요하는건 미진했는데도 개별 사안에 별다른 관심없는 친구들을 대할 때면 남부끄러울 정도로 아는체하기 일쑤였다. 지적 허영만큼이나 실천, 좌파, 운동, 무슨 무슨 주의에도 허영이 든게 나만은 아닐 것이다.

  알라딘 불매와 관련해 중도적인 입장이나 입장 보류, 불매 불참 등에 대해 누군가의 생사가 걸린 문제를 놓고 왈가불가할 수 있냐고 말하는 몇몇 댓글을 봤다. 그분들 나름의 진정성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과 같이 의견을 보태지 못한건 사안의 시급함을 나 역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매가 단지 김종호씨에 국한된 문제라면 불매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을 보태줄게 없다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김종호씨의 구호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불매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활을 도와주는 양상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건 김종호씨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알라딘 불매를 한건 김종호씨의 손을 같이 잡아주고 싶어서였다. 그 혼자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불매가 조직적인 운동의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알라딘을 소비함', 비정규직 문제, 김종호씨의 거취와 알라딘과의 문제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쟁점들이 도출되었다. 아마 카페를 통해서도 좀 더 폭넓고 주요한 의견들이 제시될거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 댓글에 대해 다시 얘기를 해보겠다. 불매 운동은 조직화될 수 있지만 불매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의 생각은 하나로 통일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난 다른 분들에게 강요하는식의 생각을 해보란 독려와 상대방이 깨어있지 않다는 식의 질책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절박함이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방식과 시기는 각각 다르다. 그 순간은 강요나 허위로 이뤄질 수 있는게 아니다. 즉자적인 감정은 동요될 수 있지만 당사자만큼은 아닐 것이다. 상대방에 따라 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할 것이다. 그래서 운동은 어렵고 지난한지 모르겠다.


* 알라딘을 통해 몰래 물건을 구매했는데 구매 내역이 알라딘 공지사항에 뜨는 꿈을 꿨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다.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불매 운동인데 알라딘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 사람 계속 껴있어도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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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2-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어제 주문했어요. 물론 공식적으로 불매에 동참한다고 선언하지 않았지만 심정적으론 두달째 동참해 왔거든요.
그렇다고 꼭 필요한 책을 알라딘이 아닌 곳에서 산다면 더 편치 않으니까 알라딘에 주문했어요.
우리 모두 알라딘을 사랑하는 극진한 마음에서 나온 일이니까 꿈자리까기 편치 않은 거야 없잖아요.^^

Arch 2009-12-27 16:19   좋아요 0 | URL
각기 다른 지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 오히려 그렇게 고민하는 와중에 답이 있는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합리화라면 어쩔 수 없지만.

마노아 2009-12-2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들에게 강요하는식의 생각을 해보란 독려와 상대방이 깨어있지 않다는 식의 질책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 요 대목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아요. 오고 가는 공방 속에 자꾸 상처입는 사람이 생기고 누군가는 폭력적으로 묘사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지고, 정말 난감하고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ㅠㅠ

Arch 2009-12-27 16: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평안한 마노아님도 맘 많이 쓰고 계실거라 생각해요.

Mephistopheles 2009-12-2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불매 운동인데 알라딘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 사람 계속 껴있어도 되는지.
-껴있으면 안됩니다.

Arch 2009-12-27 16: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껴있으면 좀 아프겠죠? 껴입는건 좋아하는데 참...^^

Mephistopheles 2009-12-27 18:29   좋아요 0 | URL
요즘 올라오는 페이퍼들로 보건데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껴있다는 건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게슈타포가 껴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군요. 문제는 게슈타포가 아닌 일반 프랑스 시민인데 자기와 행동이 틀리다고 게슈타포라고 정의 내리고 있으니까요.

Arch 2009-12-27 17:05   좋아요 0 | URL
흠.. 바람구두님한테 물어보러 갈까요? ㅋㅋ 전 게슈타포인가봐요. 게슈타포인줄 모르는 게슈아치

다락방 2009-12-2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이 로쟈님 방명록에 이런 댓글을 다셨어요. 정확하게 외우지는 못하겠지만 '옳다라는 명분이 때론 앞도 옆도 돌아보지 못하게 한다'고 말이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주장하고 설득하기 위해 오히려 옳지 못한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도를 넘어서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한 사람을 구한다는 명분 아래 다른 한 사람을 매도하는 것이 옳을까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들을 곧잘 맞닥뜨리게 되네요.

Arch 2009-12-27 17:07   좋아요 0 | URL
만약 효과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이 옳다는걸 증명한다고 하더라도 전 별로일거란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를 매도하고 그 사람의 진정성을 의심하는게 과연 자신들의 명분을 위해 필요한 일일까 싶어요. 그건 정말 명분 아닐까요.

Kitty 2009-12-2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저도 마노아님이 말씀하신 부분 밑줄 긋고 싶어요 ^^
아치님 가끔 와서 글은 보고 갔었는데 인사는 처음 드리는 것 같네요. 키티라고 합니다 ^^

Arch 2009-12-27 21:54   좋아요 0 | URL
저는 Kitty님 기억하는데... 오늘 즐찾했다면서 인사 건넨게 엊그제 같은데요 ^^
저도 잘 못지키지만 누가 너 그렇다고 하면 이젠 좀 더 생각해보려구요.

Kitty 2009-12-28 00:24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이 치매 ㅡㅡ;; 죄송합니다 ㅠㅠ 제가 깜박깜박해요.
그럼 그동안 괜히 조용히 글만 보고 갔네요; 인사 안드렸는 줄 알고;; 댓글 달껄 ㅋㅋ

Arch 2009-12-28 11:11   좋아요 0 | URL
ㅋㅋ 괜찮은데. 앞으로 자주 뵈요.

나무처럼 2009-12-2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누구도 타인의 권리나 자유를 파괴할 권리나 자유는 없다"는 세계인권선언문 마지막 구절이 떠오르네요

Arch 2009-12-28 11:12   좋아요 0 | URL
나무처럼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어요? 아, 곧 새해인데요.
1111
이다!

2009-12-27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8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