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주택의 모습이다. 나는 편하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무지하게 선호했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내 마음에 들게 집을 짓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땅값이 비싼 곳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 할 일이겠지만 말이다.

이 건물의 외부는 상당히 위압적이고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실내를 보면 직선이 많기는 하지만 자연을 많이 담아서 훨씬 부드럽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제일 아래 사진을 보면 다리처럼 생긴 난간이 있는데 꼭 붕 떠있는것 같은 느낌을 주어서 재미있다. 항상 저런 이미지를 보면 떠 오르는 단어가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 집은 유리와 콘크리트를 적절하게 사용한게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무로 된 바닥의 색도 고급스럽다. 채광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고 세번째 사진인 식당의 경우 내가 꼭 해 보고 싶었던 ㄷ자로 실외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이걸 더 자세히 설명할 방법을 모르겠다.) 듯한 설계를 해서 더더욱 마음에 든다. 두번째 사진인 거실은 정말 저런 집을 한번 가 본적이 있었는데 비가오면 통유리 때문에 장관이었다. 거대한 스크린을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어떤 그림도 필요 없었다. 통창이 완벽한 하나의 그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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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0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의 집이로군요. ㅡ.ㅜ

물만두 2004-10-0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의 떡입니다요 ㅠㅠ

플라시보 2004-10-0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저런 집에서 산다면 정말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곳에 갈 필요가 없을것 같아요. 전 안그래도 집에 있는걸 좋아하는데 만의 하나 저런 집에 살게 된다면 정말 은둔자가 되어버릴것 같아요^^

물만두님. 그림의 만두가 아니구요? 흐흐. 꿈의 사이즈는 클수록 좋다더군요. 저도 사이즈를 키워보려구요. 저렇게까지 좋은 집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꿈을 꾸지 않을때 보다는 더 나은 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수 있겠지요.^^

마냐 2004-10-08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뚜껑열린 집이네요...햇살 가득 끌어안는 집. 정말 꿈같네...음.

플라시보 2004-10-0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 뚜껑을 날개라고 생각했었어요.^^ 자연광이 많이 들어와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어요. 전 침실은 좀 어두운걸 좋아하지만 거실이나 나머지 공간에는 밝은걸 좋아하거든요.

니르바나 2004-10-0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혹시 이 집 헤이리에 있는 거 아닌가요.
화면으로 헤이리 풍경을 본 적이 있는데 벽면처리를 사진처럼 한 건물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건축물도 유행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군요.

이랫거나 저랫거나 이런 집에 한 번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빈곳없이 쌓아 올리다가 이제는 제 키를 넘어서는 책들에 압사당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플라시보 2004-10-08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저 집은 평창동에 있는 거구요. 얼마전에 본 영화 '내 남자 친구의 로멘스'에서 여배우가 살던 집도 저 집과 무지하게 비슷하게 생겼더라구요. 그걸로 봐서 저런집이 딱 하나는 아닌듯 하네요^^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스무리 하겠지요)
흐..그리고 부디 책에 압사당하지 않으시기를^^

플라시보 2004-10-0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시골에는 진짜 땅값이 싸더라구요. 제가 사는 도시만 해도 시외로 빠지면 아주 헐값의 땅이 많더군요. 그리고 더러는 정말 잡지에 나올듯한 집을 지어놓은 곳도 있구요. 저도 저 집 햇살이 마음에 들어요^^ (그나저나 님의 코멘트 너무 간만에 보는거라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외다. 하하)

플라시보 2004-10-0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하군요. 그랬던거군요. 역시 그거였어요. 제가 어리석어 미처 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 것. 그것이었던거여요^^

sweetmagic 2004-10-0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청소할거 생각하니 꿈만 같습니다.....라고 답글 달뻔 했어요....
이거 뭡니까 ? 감정이입 제대로 들어간거 맞나요 ? ㅍ,.ㅍ;;

플라시보 2004-10-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님. 저런집에 살면 본인이 손에 물 뭍혀 가면서 청소하지 않아도 될껄요?^^ (그나저나 감정이입한번 제대로 하셨군요. 전 실은 저 창을 다 언제 닦는담 했답니다. 후후)

sweetrain 2004-10-0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집에 살고 싶어요...ㅠ.ㅠ

플라시보 2004-10-0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 질러요. 하하^^ (지르시걸랑 집들이에 저 꼭 불러주셔야만 해요~^^)

비누발바닥 2004-10-11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집이고 살아보고 싶은집이지만....
가족애가 없어질것 같아요~~작아도 가족들과 얼굴 맞댈수있는
그런 아늑한 집이 더 좋지않을까요??
하지만 저런 집에서 한번 살아보는게 소원중 하나입니다....^^

플라시보 2004-10-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누발바닥. 흠...그러게요. 집이 지나치게 넓으면 가족끼리도 얼굴보기 힘들어질지도 모르죠.그래도 집이 넓으면 개인공간이 보장되어서 좋지 않을까요?^^
 

등나무를 이용한 침대와 한지를 이용한 등.

지난 여름 너무 더워서 그런지 침대에서 자는게 여간 곤혹스러웠던게 아니었다. 그래서 저 침대를 보는 순간 '아 정말 여름에 누우면 죽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절을 타는 등나무 가구등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저 침대는 근사하다. 게다가 심플한 블랙이 아닌가.

 

오리엔탈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이템중 하나였다. 그런데 요즘은 아주 심플하고 차갑게 생긴 집에 침대보를 오리엔탈 분위기로 한다던지 짱깨풍의 쿠션을 둔다던지 하는 것에 대해 조금 너그러워졌다.

내 생각에 오리엔탈한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풍기면 너무 산만하고 하나씩 포인트용으로 사용하면 세련될것 같다. 그리고 오리엔탈이라고 해서 꼭 빨갛고 파란 원색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저 꽃무늬가 화려한 침대보처럼 은색이나 회색, 블랙, 흰색 등으로 표현하면 좀 덜 요란한 오리엔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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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2004-10-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나무 침대~~와.. 갖고 싶다.. 진짜 시원하겠어요.. 근데 꼭 요람 같은 분위기가 물씬~~^^

비누발바닥 2004-10-1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정말 멋집니다.....
저런곳에서 누워만 있어도 잠이 절로 오겠네요...

플라시보 2004-10-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롤라인님. 여름에 무지하게 시원할것 같아요. 저렇게 촘촘한 등나무를 보니 동사서독에 나오던 새장이 생각나네요^^

비누발바닥님. 흐흐 그렇겠죠? (물론 전 아무곳에나 눕기만 하면 잠이 잘 옵니다만..하하)
 

             

겁나게 아름답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는 어떤말도 못하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건축물. 아주 유명한 디자인 그룹에서 디자인을 한 것이라는데 이름은 어려워서 까먹었다. 아무튼 이름을 몰라도 이 건축물 만큼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게 소 뷰티풀해주시는 건물이다. 단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저런 곳에서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저 좋은 건물이 아닌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운 하나의 작품스런 곳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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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에사는고래 2004-10-0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독특하네요. 평면의 직사각형으로만 보이던 우충충한 건물이 아니라 입체감이 그대로 살아있어요.

2004-10-06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10-0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님의 서재에 가장 최근 마이페이퍼에 서재주인보기로 달아두었습니다.

nugool 2004-10-0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기만 한게 아니라.. 건축공학적으로도 대단한 기술이 있었을 듯 싶습니다. 툭 튀어나온 부분이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도록 하려면 말이죠.. 그래도 과체중인 사람은 입주 금지가 아닐런지...ㅋㅋㅋ

물만두 2004-10-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영국의 컨테이너로 만든 집들을 봤는데 그 건물도 멋있더군요...

플라시보 2004-10-0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 저렇게 붕 떠 있으니 꼭 성같기도 하구요. 또 어떻게 보면 서랍식으로 빼게 되어있는 은행의 개인물품 보관함 (금속 박스형으로 되어있는..영화에서 간혹 본^^)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물론. 과체중이면 상당히 불안하겠다는 생각도...하하

물만두님. 저도 보고싶네요.^^ 컨테이너로 만든 집이라. 근데 방음이 잘 안될것 같아요.^^

LAYLA 2004-10-0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역시 소리에 민감하신 플라시보님 :-)
왠지 미래 공상과학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거 같아요. 엄청 비싸겟죠? ㅎㅎ

tarsta 2004-10-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그리다 보면 말이죠.. 제 맘에 쏘옥 들지는 못해도 그래도.. 아아 몰라몰라.. 더이상은 몰라..하는 상태까지는 가야 그만두게 되거든요. 해놓고 다음날 보면 또 고치고 싶고, 그다음날 되면 또또 고치고 싶고..
완성이란건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이상은 못해..까지 하게 되는거죠.

근데 참 이상하죠.
더이상 못해..까지 가게 되면요, 어느새 그 사람이 너무 사랑스러워지는거에요. 처음에 볼 때는 뭐야, 코가 참 별나군, 눈이 이렇게 작을수가! 어이, 뺨에 살 좀 빼시죠 등등.. 그런 류의 생각을 하다가도 손을 뗄 무렵이 되면 아아..이 사람 너무 좋아지는걸..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귀엽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이번에도,, 그리는데 말이죠...   제가 남자였다면 <으음.....!!!> 하고 반해버렸을것 같아요. ^^

부탁하신, 10월 달력입니다. 제목을  <화장하는 여인> 쯤으로 하면 어떨까요. ^^
뭐..날짜를 넣다보니 .. 쓰임새는 그다지 좋지 않겠구나..싶어요.  요일 표시라고는 보일락 말락 하는 일요일 뿐이라서... 흐흐..;;;

재미난 일이 많이 생기는 10월 되시길 바래요. :)


플라시보 2004-10-0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합니다. 달력. 이쁘네요. (실제의 저 보다 요염하게 보이는듯^^) 님이 그림을 그리다보면 하고 써 주신 글이 너무 와닿습니다. 저한테 반할꺼라는 말 말고 계속 그리다가 손을 뗄 무렵이 되면 좋아진다는거 말입니다. 맘에드는 글귀입니다.^^ 저도 그리는 사이 좋아지셨다니 흐흐 고맙습니다. 이것도 프린트해서 잘 쓰겠습니다. 감사감사^^

플라시보 2004-10-0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모르긴 해도 겁나게 비쌀껄요? 흐흐^^

2004-10-0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10-0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사이에 봐버렸습니다.^^ 안고치셔도 좋은걸요. (저 치고는 암만 봐도 너무 이쁘게 그린거 아닌가 싶습니다.)
11월 달력도 함 찾아보겠습니다.^^ 고마워요 님.

mannerist 2004-10-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어제 사진 보면서 내내 생각한 건데, 매너는 아름답단 생각 이전에 설계도면 맞추려 철골 구조물 - 아무리 생각해도 세멘만 쳐서는 저 구조 죽었다 깨어나도 안 나올 거 같군요 - 계산하고 짜맞춘 공돌이들 개고생했겠다는 안쓰러움이 먼저 들더군요. 저정도 튀어나온 외삽물 버티려면 철골도 철골 나름이지만 기초삼아 박는 말뚝도 장난이 아닐진대... 그거 버티려면 지반도 좋아야 할 거고... 여하간 브라보 공돌이입니다. 아하하 -_-;;;;

그러고보니까 생각나는 공대 이벤트. 저희 학교 건축과에서는 매년 봄 구조공학을 가르치면서 실습 삼아 아이스크림 막대 300개와 본드만으로 다리 모형을 만드는 실습을 조별로 합니다. 이게 재밌는 건, 축제 기간 비스무리 한 시기에 공대건물 로비에서 이 다리의 강도시험을 공개적으로 치르지요. 30kg의 하중을 버티면 통과, 그 이하는 낙제. 입니다. 당연히 이 이벤트에서 1등을 따내면 중간/기말고사 성적에 상관없이 A+을 맞지요. 여기 목숨 걸어야 할 이유 중 하나가, 구조공학 시험이 극악으로 어려운 데 있지요. 문제는 두세개인데 제한시간 네시간, 과목 평균 20-30점이 나오는 시험이니 -_-; 지금껏 제가 알기로 최고 기록이 230kg이었나 할 텐데요, 그때 하중 시험하는 추가 바닥나서 자그마한 여자애들 올렸던 일도 있다덥디다. ㅎㅎㅎ

근데 더 재밌었던 일은 저 2학년때인가부터 단무지 공대 하면 빠질 일이 없는 기계과에서 똑같은 이벤트를 도입한 거였죠. 기계과 전공필수 과목인 정역학(쉽게 말해 어떤 짓거리를 해야 구조물이 안움직이고 잘 버티나 고민하는 과목입니다)에서 다리 만들기 실습을 도입했는데요, 건축과 따위보다 수준이 높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막대가 아닌 이쑤시개와 본드로 작업을 시켰답니다. 덕택에 기계과 동기들 양쪽이 뾰족한 이쑤시개 깎고 다듬느니라 날밤 까며 이 박박 갈면서 도와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어이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기계과 실습 보면 재밌는 거 많아요. =)

플라시보 2004-10-0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매너님. 브라보 공돌이^^ (혹시 이쪽 업계 종사하시는 분들. 비하하는거 아니구요. 그냥 귀여운 애칭처럼 부르는거니 너그럽게 이해하시길) 너무 웃겼어요. 그나저나 정말 그렇겠어요. 뭔가를 안다는 것은 지혜롭다는 것도 되겠지만. 때로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보는걸 방해할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우와 겁나게 아름답다 에서 끽해봐야 만들기 힘들었겠다 정도 까지만 나가거든요.^^

mannerist 2004-10-0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글 보충하는 사이에.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 제목만 보고는 아주 감각적인 단편 모음집인줄 알았다. 이를테면 아멜리 노통의 부류인줄 알았었다. 그런데 첫 단편을 읽고 나니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다. 뭔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이 그냥 단순하게 시간을 때워줄 가볍고 재밌는 단편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열번째 단편을 읽다가 나는 저자 로맹가리에 대한 소개글을 읽었다. 그는 이미 1980년도에 사망한 사람이었다. 내가 놀란것은 그에 관한 소개글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 글이 요즘에 쓰였을거라고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 글은 20년이라는 세월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글이었다. 아마 내가 지금부터 한 20년 후에 읽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글에서 시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리뷰를 쓰려고 보니 내가 예전에 읽었던 [밑줄긋는 남자]라는 책에서 여 주인공이 언급한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속의 주인공은 로맹가리가 죽었기 때문에 그가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으므로 그의 글을 아껴서 본다고 했었다. 그때 책을 읽으면서 아마 나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것 같은데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왜 나는 그녀가 이 작가의 작품을 아껴서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로맹 가리는 인간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지닌 작가였다.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에서 다각도로 인간에 관한 관찰서를 읽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로맹 가리는 관찰은 하되 개입은 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란 모름지기 말이지' 같은 시선이 아니었다.

이 책은 총 16개의 단편으로 되어있다. 책이 별로 두껍지 않기 때문에 단편들은 상당히 짧다. 하지만 읽으면서는 짧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읽으면서는 별로 무겁다고 생각이 되질 않는데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는 그순간 무언가 묵직한게 뒷통수를 치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어떤 휴머니스트, 가짜, 벽,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읽고 난 다음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간이라는 종은 상당히 흥미롭다. 나도 인간이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 내면을 다 알고 있는 나는 내 스스로도 구역질을 느낄때가 있다. 어쩌면 누구나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인 자기 자신에 대해 깊숙하게 내려가본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인간을 고매하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현명하게 그려놓아도 인간은 완전하지가 않다. 더구나 인간은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는것도 모자라서 자기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 거짓말을 들여다보기가 무섭다면 이 책은 보지 않는것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구역질나는 진실이라도 진실을 알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용기를 내어서 보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렇게 가볍지 못했다. 꼭 물속에 가라앉은 것 같은 기분에서 읽었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밌기만 한 책일수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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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에사는고래 2004-10-0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의 책 쉽지만은 않죠. 그래도 읽고 나면 모서리로 잔뜩 밀려져 있음에도 두 눈 피하고 싶지만은 않은 그런 쳐다봄을 지니게 하는 것 같아요. 에밀 아자르란 필명으로 낸 자기앞의 생도 한번 읽어보세요. (벌써 읽으셨을라나?) 새들은...이 책보단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씁쓸하게 읽히더라구요.

플라시보 2004-10-0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아직 안읽어봤습니다. 이름은 여러번 들어봤습니다. 무슨 상인가 타지 않았나요? (아닌가? 모르겠다.) 보관함에 담아놓고 나중에 책 주문할때 함께 주문해서 읽어보겠습니다.^^
 
32세, 32평 만들기 - 2,800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재테크
노용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그동안 돈에 관련된 책을 많이는 아니지만 서너권 읽어 봤었는데 전부 돈을 모으는 혹은 버는 실질적인 방법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 하는 이론서에 가까웠었다. 아껴쓰고 저축을 해서 무얼 해야 하는지 또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모으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들이었고 그걸 읽고 나서 나는 비로서 돈을 모아야하며 또 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2,800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제태크라고 되어있다. 저자는 실제로 2,800만원을 가지고 아파트를 샀으며 그 경험담을 그대로 이 책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2,800만원으로 시작한 제태크가 현재는 6억이 되었고 32세에는 32평짜리 아파트를 사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상세하게 적혀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걸 배웠다. 아직까지 한번도 집을 사 보지 않은 나에게 집을 사는 일이란 막연하게 돈을 모아서 (집의 금액만큼) 그 집을 가진 누군가에게 가서 돈을 내밀고 집을 사면 되는것인줄로만 알았다. 어떤집을 사야 하며 또 사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화장품 하나를 사더라도 인터넷 여기저기에 가격 비교를 해 보고 또 실제로 매장에 가서 모델도 보고 하면서 집을 사는건 너무나 간단하게 생각했었다. 왜냐면 앞으로 먼 미래에 닥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나 이 책을 읽으니 집은 적어도 억원을 가져야만 살 수 있는건 아니었다. 2,800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나 부터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2,8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책들, 즉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 혹은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등등에 관한 책을 읽는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실제로 집을 사고 팔고 그 시세차액을 노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한 책을 읽을때가 온 것이다.

솔직히 말 하자면 책에 있는 내용중 많은 부분은 어려웠다. 저자가 어렵게 써놔서라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용어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대출금을 끼고 집을 사는것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대출은 무조건 빚이라는 생각에 나는 집살돈을 고스란히 다 모으면 산다고 생각했었다.)얼마전 조금 비싼 오피스텔과 약간 싼 아파트를 두고 저울질하다가 결국 두가지 다 포기한 것에 대해 그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었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비싼 오피스텔은 말 그대로 비싸서 돈이 없어 못샀고 싼 아파트는 평수는 괜찮지만 아파트가 후지고 마음에 안들어서 안샀다.) 이 책을 그때 읽었었더라면 나는 그 싸게 나온 아파트를 산다음 큰돈 들이지 않고 적정한 선에서 리모델링을 한 다음 내가 들어가서 몇년정도 살면서 돈을 모아서 더 크고 좋은 아파트로 옮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좀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었던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어떤 장은 대충 읽고 넘어갔지만 만약 내가 집을 사게 된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해야 할 부분이 어떤것인가에 관한 감은 잡게 되었다.

마치 동네 슈퍼에 가서 과자사듯 돈주고 사는게 집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선 기분이라고 할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더 현실적인 부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저축에 힘을 쏟고 있지만 내년이 되어서 이사를 할때가 되면 좀 싼 아파트라도 하나 얻을 생각이다. 물론 이 책에 적힌대로 향후 투자 가능성을 충분하게 타진한 다음 말이다. 돈은 가만 앉아있으면 모이는게 아니듯. 돈을 불리는건 더더군다나 아무것도 모르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다.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이런책을 잡고 씨름하는 것 자체가 돈을 불리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서민에게 부동산 만한 재테크 수단은 없다. 주식의 경우 거의 하루종일 매달려 있지 않으면 힘들고 저축만으로 돈을 불리기에는 현재 금리 수준을 봐서는 그냥 내가 집에서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과 별반 다를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은행이 필요치 않은건 아니다. 일단 은행에 강제로라도 적금을 넣어야 돈이 모인다.) 그런데 부동산이라는 것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앞으로 이 곳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혹은 이 집이 앞으로 얼마만큼 가치가 더 높아질지를 알아맞추는건 로또 숫자를 맞추는것 만큼이나 요원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본 결과 어차피 인간이 만든 제도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결국 같은 인간인 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는게 별로 없지만 조금씩 노력을 하다가 보면 나도 언젠가는 아파트를 사고 또 팔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똑같이 돈을 모으는 두 사람이 있다고 쳤을때. 둘다 은행에 적금을 넣는 것 만으로 모은다면 10년이건 100년이건 가진 돈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 한 사람은 부동산 제태크를 하게 되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돈은 그저 모으기만 한다고 그걸로 끝은 아니다. 뭐 다달이 천만원 정도 모을 수 있다면야 굳이 투자를 하지 않아도 넉넉한 인생을 살겠지만 (물론 천만원씩 저금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더 악착같이 제태크를 해서 돈을 불린다.) 그게 아니라면. 나처럼 월급을 쪼개서 종자돈을 만들고 그 돈으로 어떻게 해서건 아파트 하나라도 장만하고 앞으로 노후 대책도 세워야 한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한 실천서가 아닌가 싶다.

한가지 충고할것은 좀 어려운데 참고 읽기 바란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초보 수준이겠지만 그간 안쓰고 모으는것만이 살길 정도만 알았던 나에게는 무척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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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09-2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모델링 하시라니까 그랬어요 ~~ 히히히
웃기시겠지만 전 님의 돈에 대한 글이 제일 인상깊어요 물론 다른 글도 좋아하지만요
특히 그렇다는 거지요 `!! 무지하게 반성하게 하거든요 ^^
계속 계속 마뉘 마뉘 써주세요 `~ ^^ 본 받을 게요 `~

플라시보 2004-09-3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스윗매직님 말 들을껄...아...후회가 물밀듯이^^
돈에 대한 글이 인상이 깊으시다구요.^^ 아마 님이 돈에 관심이 있으셔서 그렇지 않은가 싶네요. (또 알라딘에서는 사람들이 돈 얘기를 잘 안하는 탓도 있겠구요) 그리고 님. 저 본받으면 아니되어요. 제가 얼마나 늦게 정신을 차렸는데요. 흐흐^^

mannerist 2004-09-3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런 류의 책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편인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쇳가루에 대한 제 패러다임은 (어설픈 넘겨짚기-_-)딱 님 수준이거든요. '아끼고 모으자!'라는. 한번쯤 빌려보든지, 서점에서 서서 보고 패러다임의 전환. 을 시도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땅가지고 장난질 치는 인간들에 대한 증오. 가 유들유들해질 것 같진 않지만 말입니다. =)

플라시보 2004-09-30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당장 집장만을 하지 않을꺼라면 빌려 읽어도 무관할듯 합니다. 다만 바로 실천에 옮기려는 사람들은 한권 정도 사 놓고 두고두고 보면서 공부하는것도 괜찮을것 같구요. 그리고 땅가지고 장난치는 인간들은 국민의 1%도 안될껍니다. 대부분은 서민이니까 그저 내 살 집이나 하나 있었으면 하는거지요^^

미키루크 2004-10-0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런 책도 읽으시는군요.

플라시보 2004-10-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미키루크님. 간만입니다. 이 책 님이 추천하셨더랬어요^^ 그래서 읽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