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창조 - 이어령의 지성과 영성 그리고 창조성
이어령.강창래 지음 / 알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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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문학이라고 하는 분야가 좀 어렵기는 하다. 나도 책을 좀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유독 인문학 분야의 책들을 읽을 때는 항상 긴장된 태도로 책장을 넘기곤 한다. 그러다 보니 인문학 책들을 고를 때에는 신중의 신중을 기하고 자주 읽지는 않게 되더라.

그런데 이 [유쾌한 창조]는 인터뷰집이라고 하는 책은 그 동안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책이기도 했었고 그 공동저자로 내세워진 “이어령”이라는 분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이어령”이라고 하는 분은 시대의 지식인이라고까지 칭송받는 분이지만 노태우 전대통령 시절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 많은 젊은 지식인들의 지탄을 받았던 분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그 시절 정치쪽은 관심도 없었거니와 열심히 대학에 가보겠다고 공부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에 불과했기에 이분이 어떤 분인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 오히려 “이어령”이라는 분을 원래 알고 있던 분들보다 더 책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책을 펼쳐서 봤을때는 조금 당황스럽더라. 이어령 교수 본인이 쓴 부분은 없고 강창래라고 하는 분이 이어령 교수를 인터뷰하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놓은 그런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래서 인터뷰집이라고 했던 것이구나~ 라고 알게 되면서 당황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이어령 교수를 인터뷰하고 이 책을 쓴 강창래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어령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그에 관해 알기 위해 정말 무던히도 많은 책들을 읽어내고 이어령이라고 하는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이더라. 책을 읽는 내내 그가 읽고 인용한 책의 글귀들을 보면서 그가 서문에 쓴 “2만 4천개의 직소퍼즐 같은 이어령”을 독자들에게 “이어령” 이라는 사람의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그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들이 역력히 보인다.

나처럼 이어령 - 이라고 하는 사람을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여러 가지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하나 인용한 책들의 정보도 자세히 곁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부차적으로 그 책들에 대한 호기심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이었다. 하지만 누구나가 그렇듯이 자신의 마음에 든 사람은 어떤 것들을 보아도 다 좋아 보이는 법이라. 강창래 자신이 이어령 교수를 굉장히 좋게 본 듯… 책은 이어령 교수의 좋은 부분들이 부각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글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많았던 책이다. 하지만 인터뷰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는 기회가 됐고 그 동안 궁금해하면서도 선뜻 손대지 못하고 궁금해하기만 했던 이어령이라고 하는 분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던 나에게는 선물 같은 책이었다. 아~ 다른 인터뷰집들도 다 읽어보고 싶지만 특히 이 책을 쓴 강창래 저자가 쓴 또다른 인터뷰집인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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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별 1 - 나로 5907841 푸른숲 어린이 문학 18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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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철학적이고 어려운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아니다. 다만 SF 장르이고 그 주인공들이 모두 휴머노이드라는 특수성만을 가졌을 뿐… 그렇다고 해서 로봇에 대한 권리를 옹호하거나 여타의 많은 과학 소설들이 많이 다루었던 너무나도 돌출된 과학, 즉 윤리의식을 상실한 과학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본 로봇의 별은 현재의 사회상을 로봇이라고 하는 존재들을 이용해서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소설이었다.

로봇들이 보편화되어 일상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 조금은 먼 듯한 미래. 하지만 그 전제조건에는 돈을 가진 권력 계층이어야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붙는다. 알파인, 베타인, 감마인, 델타인의 네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알파와 베타인은 그나마 권력 계층이며 감마인은 일반인, 델타인은 최소한의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계급으로 표현되어 있다.

주인공인 나로는 휴머노이드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존재로 주인은 베타인 태경이다. 태경은 나로를 로봇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친자식처럼 애지중지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었으며 나로는 그러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로봇들의 반란이 일어난 시점에서 엄마인 태경과 함께 1년전 세상을 떠난 아빠의 무덤을 찾고자 여행에 나섰다가 혹독한 경험을 하게 된다.

로봇들의 반란 때문에 우주여행을 할 수 없는 나로가 로봇 보관소에 맡겨지고 일반 로봇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은 것. 그냥 생각하기에는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태경에게 친자식처럼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던 나로에게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최소한의 권리도 없고 그저 물건으로만 취급되어진 경험은 나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현실에 안주하던 자신의 틀을 깨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자유를 찾아 나서게 되는 나로의 이야기가 책속에 펼쳐지지만 그 이면으로 로봇 뿐만이 아닌 사람들 또한 계급이라고 하는 것에 매여 인간답지 못하게 살아가는 상황들도 나로의 여행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잘못 된 것은 로봇들에 대한 대우 뿐만이 아닌 나로가 처해 있는 현실의 사회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내가,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돌아볼 수 있었다. 점점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 희박해져 가고 있는 민주주의, 점점 오만해져만 가는 권력자들에 대한 경고성이 내 머리에서 울리는 것만 같다. 갈수록 점점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치닫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나로나 아라, 네다와 같이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역설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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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나네집 만만한 인테리어
최윤정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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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너무나도 사랑스런 생물이다. 너무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뭐든지 해주고 싶은 그런 도저히 설명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생물. 그런 아이가 태어난 지 어언 21개월여… 이 때까지는 아이를 키우고,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회사에 익숙해지는데 여념이 없어서 그랬던 것인지 문득 돌아본 집안이 조금은 처참할 정도로 지저분하다.

물론 주중에 집에서 우리 공주님을 돌봐주시는 우리 부모님께서 항상 관리해 주시기 때문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안이지만, 공주님한테 위험할까 싶어 베란다로 치워둔 분해된 침대라든가 지금은 공주님이 커서 쓸 필요가 없어서 치워둔 보행기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심란해 보인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 멋지게 한번 집 인테리어 해보고 싶다! - 하지만 능력도 없거니와 아는 것도 없었기에 관련된 책을 찾던 중 이 “희나네집 만만한 인테리어”를 알게 됐다. 우선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드는 제목이었는데 내용도 나 같은 초보자가 보기에 모자람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어찌나 좋던지… 내가 본 “희나네집 만만한 인테리어”에 대해서 조금 정리해 본다.

하나, 초보자에게 굉장히 친절한 구성이다.
희나네집 만만한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판형이 굉장히 컸고(인테리어나 DIY 잡지 정도로…), 모든 내용이 올컬러였기 때문에 책이 아주 묵직했다. 가장 먼저 보인 목차만 봐도 세심하게 초보자를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인테리어를 위한 리폼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초보자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기본들을 알 수 있는 구성으로 1과 2로 나누어진 기초편은 1장에서 리폼 시 사용될 도구들과 그 도구들의 사용법, 재료를 살 때의 쇼핑법까지 나와있고 2장에서는 리폼을 하는 방법들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인테리어를 위한 리폼을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입문서가 되어 줄수도 있을 정도로 아주 친절한 책이다. 고로 나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는 말이다.


 

둘, 세심한 설명과 자세한 사진들로 보기가 쉽다.
자세한 설명들이 있는 것이야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일 터이고 세심하게 보기 쉬운 사진들도 같이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리폼하는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로 꼭 알아둬야 할 정보나 팁들은 따로 작은 글상자들로 정리해둬서 보기에도 편하다.


 

셋, 한번쯤은 만들어 봤으면… 하던 것들이 많아서 응용하기가 쉽다.
이 책은 정말 입문에서 응용까지 탄탄한 스토리를 이루고 있는 책이다. 응용편에서 나오는 여러 작업들은 나도 꼭 한번은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만들 만큼 멋진 것들이 많아서 책 속의 사진들과 만드는 작업 과정을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나의 총평…
지금은 또다시 이런저런 회사일에 치여 책도 별로 읽지 못하고, 우리 공주님 인형도 못 만들고, 겨우 이런 멋진 책을 알게 됐는데도 써보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 아주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긴다면 이 책을 이용해서 가장 먼저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베란다를 우리 공주님을 위한 멋진 놀이 겸 공부 공간으로 예쁘게 꾸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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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별 임의진의 커피 여행 - World Music Collection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아울로스(Aulos Media)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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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느낌은 특이함이었다. 책에서야 흔하게 보이는 커피와 여행이라는 단어가 음반의 이름으로 보여서 눈이 갔었더랬다. “떠돌이별 임의진의 커피여행”이라니…임의진 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주제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길래 커피여행이라는 음반제목을 붙여놓았는지도 궁금했다.

임의진이라는 분 알고 보니 목사님이었다. 지금은 모든 직무를 내려놓고 은자(隱者)가 되었다는 분이다. 아호도 있다. 어깨춤, 떠돌이별… 당호도 있댄다. 선무당(仙舞堂)… 이분 정말 특이하신 분이네 싶어 음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음반을 접하기 전에는 커피 전문점 같은 곳이나 그도 아니라면 집에서 커피 한잔 들고 배경음악 삼아 듣는 그런 음악들을 생각했었다. 다들 그러지 않았을까…? 아니면 나만 단순했던 건지 그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들어보니 그렇게 단순한 음악은 아니었다. 나는 글재주가 없어서 잘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입술로도 마시고, 귀로도 듣는 커피”라는 문구에 걸맞게 어떤 노래를 들어도 커피향기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첫 곡인 Venezuela 베네수엘라 / Devin Greenwood (4:32)는 애절한 선율이 듣기 좋은 목소리와 어울리는 곡이었는데 두 번째 곡인 Angel 앙젤, 케냐로부터 / James Azola (3:08)은 경쾌하고 재미있는 느낌이 나는 음악이었다. 커피여행 이라는 주제를 가진 곡들이었지만 분위기는 모두 하나같이 틀려서 다양한 노래 스타일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부클릿은 노래의 가사나 내용을 담기 보다는 이 음반을 기획하신 분의 곡에 대한 느낌들과 “커피로드”라 이름 붙인 여행길의 사진인 듯한 풍경과 아이들, 동물들의 사진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었다. 천천히 읽으니 왠지 그 분의 여행길이 살짝 눈앞에 놓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힘들기도 하셨겠지만 행복하셨을 그 여행길…그 길이 이 음반을 낳았다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여행길이었으리라.

주말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있으니 공주님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손을 휘휘 저으며 춤을 춘다. 음악에 빠져보려 했건만 그 모습을 보고 배다 아플 정도로 데굴거리며 웃고 말았었다. 아이들에게도 신나는 음악…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나에게도 공주님에게도 기분 좋은…사랑스런 노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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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고르기 동화는 내 친구 59
채인선 지음, 김은주 그림 / 논장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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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이 내 눈길을 끌었다. 그림은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제목이 유달리 특이해서 내용이 궁금해지더라. “아빠 고르기”라니 대부분 아이들을 인격적인 독립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은근히 부모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요새에 참 보기 드문 제목이어서 굉장히 흥미가 갔었다.

주인공은 ‘구름나그네’… 이름도 참 예쁘기도 하지.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모두 저런 식의 재미있는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이 아이들은 모두 태어나려면 아빠를 자기 손으로 골라야 한다. 그것도 한 두명이 아닌 수많은 아빠 후보들 중에서 말이다. 이 책의 아이들은 정말 태어나기도 참 힘들겠더라. 무슨 논술 시험 보는 것보다 더 힘든 과정을 겪어야 되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들 자신의 아빠에 대한 자신들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잘생긴 아빠”, “나랑 놀아주는 아빠”, “돈 많은 아빠” 등등… 하지만 구름나그네는 아빠에 대한 특별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하나 둘 점점 아빠를 고르고 세상에 태어나러 떠나고 있건만 구름나그네만 계속 고민 중… 나중에는 아빠에 대한 고민은 둘째치고 친구들보다 늦게 태어나서 그 친구들을 형이나 누나로 부르게 되는 것이 겁이 나서 아빠를 고르기로 결심한다. 뭐 동기가 불순하지만 좋은게 다 좋은거니…

여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 선녀라는 캐릭터가 아주 재미있었다. 아이들이 아빠를 고르도록 도와주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아빠를 고르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는 바로 “컴퓨터”다! 아주 신세대적인 도구였기 때문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역시 요새 나온 톡톡 튀는 책답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 뿐일까나…? 컴퓨터가 대중적이 되어 있는 도구이다보니 몰입하기도 참 쉬웠고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그 컴퓨터로 우선 보모 선녀가 추천해주는 아빠들을 볼 수도 있고 얘기를 나눠볼 수도 있다. 처음은 돈 많은 아빠…그리고 줄줄이 아주 특이한 아빠 후보들이 대기하고 있다. 잘생긴 아빠, 게으르고 술만 먹는 아빠, 공부에 목맨 아빠… 구름나그네는 아빠를 결정하지 못한다. 보모 선녀는 너무 까탈스럽다며 투덜투덜 거리지만 나라도 저런 아빠들은 싫다.

이런 저런 아빠들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본 게으르고 술만 먹는 아빠는 누가 보나 완전히 실격 아빠다. 그런 실격 아빠를 보더니 보모 선녀도 당황하며 잘못 분류가 된 모양이라고 그 아빠의 파일을 슥~ 쓰레기통에 집어넣어 버린다. 순간 번쩍~하고 뭔가가 떠올랐는지… 아니면 뭔가의 예감이 있었던 건지… 구름나그네는 쓰레기통 속의 아빠 후보들을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쓰레기통 속에서 보게 된 아빠 후보는 처음엔 너무나 실망스럽다. 하지만 무엇에 홀린 것인지 구름나그네는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는데 - 그 아빠의 신상 명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기도 싫어하고 아빠가 싫어하는 것도 싫어함”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인다. 문득 친구들 중에서도 저런 녀석이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기라고 하는 존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도 모르는 바보들이라는 생각에 그 아빠 후보에 대해서 완전히 비호감의 눈길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 그런데 책을 더 읽어보니 좀 틀리다. 그 사람은 아기 갖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 했던 아빠였던 것. 결국 일생일대 결심을 하고 아내에게 아이를 갖자는 중대 결심을 말하고 “야호! 나도 아빠가 되어야지!”라고 외치는 모습이 귀엽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구름나그네는 결국 그 아빠와 인연을 맺게 된다. 말리는 보모에게 “저는 로맨티스트라고요~”라며 자신만만하게 웃는 구름나그네…

자신의 손으로 아빠 후보들 중에서 태어날 아빠를 고르다! 너무나도 획기적인 생각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 사실들을 아이가 커서도 잊지 않는다면 좀더 자신의 아빠를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빠들도 자신이 너무나도 아이를 갖기를 원했기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누구보다 훌륭한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엄마를 더 따르게 마련이고 아빠들은 사회 생활로 인해 아이와 단절되기 쉬운 요새 우리네 삶에서 아빠의 의미를 깊게 되새길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었다. 비단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아이를 너무나 원했기 때문에 갖게 된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에 부모님들께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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