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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6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 시리즈가 또 나왔다. 다양한 것들을 주제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시리즈는 이번에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가지고 왔다. 이 책은 와인이 단순한 술이 아닌, 정치/종교/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세계사를 뒤흔든 강력한 '변수'였음을 흥미로운 사례들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시대 순으로 구성되지 않고, 테마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보여주고 있다. 주요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자면... 고대 그리스, 중세 유럽, 프랑스 혁명 전/후, 1976년 '파리심판', 고르바초프의 금주령 등을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대 그리스에서는 와인이 평민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포도주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그 이유가 포도주가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시대에서 대중화됨으로 평등과 토론의 문화가 탄생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글쓴이는 와인을 '지적 음료'라고 표현했는데 와인 속에 함유된 '타닌의 효능' 덕분이라고 말하며, 와인 예찬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싶어서 조금 뜬금 없어 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중세 유럽의 카롤루스 대제가 포도밭 분포를 국가적으로 정비하고 와인을 종교적, 경제적 통제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와인이 수도원 중심으로독점되며 교회의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 부분도 재미있었다. 초기 기독교 신자들은 와인을 약 대용으로 자주 마셨고, 와인을 병자에게 베푸는 자비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는데 이런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호텔 등 숙박 시설이 거의 없어 교회와 수도회가 여행객에게 잠자리와 먹을 거리를 제공하여 여행객에게 와인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와인이 수도원 중심으로 독점되며 교회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술이 곧 권력이자 문화였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와인이 특정 권력자들의 소유물이었고, 이를 독점하거나 해방시키는 방식에 따라 사회 질서가 바뀌었다는 관점이 새로웠다. 한잔의 와인이 시대를 흔든다...? 듣기에는 낭만적이거나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정치/경제/종교/대중 등과 싶이 연결되어 있어 여러 방면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딱딱한 역사책이 아니라 잼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술술 읽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술자리 토크 용으로도 좋을 그런 내용들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심해야 할 점은 "와인이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같은 표현은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과장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 해석을 과감히 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적 인과 관계를 단선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비판적 사고와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