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는 없다 -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 역사
유성운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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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들은 그저 외우기 급급한, 그런 것들로 변해갔던 것 같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 그걸로 끝이다. 나는 그것들을 그냥 사실로만 받아들였고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분은 그렇지 않았다. 항상 '왜?' 라는 물음을 안고 그 의문들을 풀려고 노력하셨던 분인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있는 대중적인 역사적 통념을 깨고 기존의 역사 해석이 아닌 자신만의 해석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위 말하는 '뇌피셜'로 꾸민 것은 아니다. 작가분 왈 - '이미 학계에서 검증된 사실들에 기후와 환경, 경제, 지정학 등을 조금 첨가해 엮었을 뿐이다' 라고 한다.


얼마전 큰 아이가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떻게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 못하고 신라가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나는 틀에 박힌 대답 - 고구려의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았고, 신라는 당과 연합해서 삼국을 통일한거다' - 을 해줬었는데 이 책의 3장 '변방의 약소국 신라가 급부상한 결정적 사건'에서는 신라의 부상 과정을 정치적인 시각보다 당시 무역로의 변화로 인해 국력을 기를 수 있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신라 지도부의 판단력이 만든 결과라고 설명한다. 나는 그 상황을 트로이 전쟁에 빗대며 설명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렇게 이 책은 중요한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그래서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며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표현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고, 그 해석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내용들을 한번 더 확인해가면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사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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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화에 담긴 은밀하고 사적인 15가지 스캔들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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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는 미술과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해서 눈에 담은 책이었다. 거기에 더해 아름다운 명화들을 이야기와 함께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역사 속의 스캔들은 생각 외로 막장인 것들이 많기도 해서... 이야기들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기도 했다.


일단 이 책은 기본이 명화에서 시작을 한다. 명화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림 속에 담긴 역사적인 배경, 예술가의 의도,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것들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매력적인 책이다.


책은 15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실제 역사도 있지만 야사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있다보니 처음 들어본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런 이야기들이 명화와 함께 하니 보는 재미도 있다.


그냥 제목과 그림만 보면 '아, 그런가...' 싶은데 이야기와 함께 하는 그림은 '아, 그렇구나!' 라고 감탄하며 볼 수 있다. 역사적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명화들이 이리도 많았던가 - 하며 즐겁게 책을 읽었다. 그저 밋밋했던 초상화도 그 인물과 상황에 대해 알고 보니 안 보이던 것이 보였다. 고집스러운 입매라든다, 당당해 보이는 자세라든가... 역시 뭔가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천지차이구나- 싶다.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문체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책 속에 삽입된 다양한 명화들은 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반대로 명화를 이해하는데 글이 도움을 주기도 하므로 독자로서의 입장으로는 읽기 편한 책이었다.


고전 명화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미술 애호가들이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야기들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에 편히 볼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에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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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서양 고전 - 슈퍼히어로물의 원형, 수천 년 서양문명의 기원을 단숨에 파헤치는
안계환 지음 / 나무발전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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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이라고 하면 나는 그리스/로마 신화, 일리아드, 오딧세이아 등이 떠오른다. 요새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고전을 읽어 무엇하겠냐는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이 고전들이 많은 것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함부로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이 책 "최소한의 서양 고전"은 서양 고전에 대한 입문서로 매우 유용한 책이다. 초보자들이나 시간적인 압박이 심한 사람들에게 고전을 접하는데 있어서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수 있다. 서양 고전들은 방대하고 복잡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중요하고 핵심적인 작품들을 선별하여 제공함으로서 보다 쉽게 서양 고전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몇몇 좋아하는 영화들의 대사들을 여러 번 해석해본 적이 있다. 그 때 느꼈던 것은 예상 외로 그들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관용구들이 꽤 많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Under the Rose"는 비밀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하포크라테스에게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트가 어머니의 일을 비밀로 해달라고 장미를 선사하며 '침묵'이나 '비밀'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아킬레스건 이라는 것은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을 말하지만, 문학적인 의미로 치명적인 약점을 의미한다. 아킬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그를 스틱스 강물에 넣었다가 빼었는데 발목 부분을 잡고 있는 바람에 그 부분이 물에 닿지 않아서 그의 유일한 약점이 되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아직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여러 히어로물들이 신화나 고전에서 그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것 또한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라클(데이터베이스의 종류)이나 파이썬(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또한 신화에서 따온 이름이며 그 외에 회사명이나 제품 명들에도 고전이 녹아들어 있다. 그건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이기에 선생님들이 항상 '고전을 읽어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고전이라는 것들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 흠이겠다. 모두 하나씩 다 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다들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 수많은 고전들을 모두 읽지 않더라고 서양 문화를 보다 싶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이 책을 시작점으로 더 넓고 싶은 학습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서양 고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작품들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하거나 가볍게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오디세이아를 원전 완역판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도 이 책을 통해 관심가는 고전들을 한번 찾아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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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고흐 - 신을 죽이고 초인을 부른 니체, 귀를 자르고 광기를 부른 고흐, 증보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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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동주와 빈센트" 라는 시화집의 서평을 썼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하나인 윤동주 시인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 하지만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하고 불운했던 -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함께하는 시화집이었다. "좋은 것 + 좋은 것" 이라는 것의 결과는 "더 좋은 것" 이었다. 너무 좋었던 책이었는데...


여기에 또 "좋은 것 + 좋은 것"이 있다. 이번에는 철학자와 화가가 만났다. "신은 죽었다"로 유명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와 빈센트 반 고흐가 만난 것이다. 니체는 고등학교 시절 미친듯이 좋아했던 어느 소설 책 속에서 나왔던 문구 때문에 알게 된 철학자였지만 -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이었다 - 이후 그 문구를 찾기 위해 책들을 찾아서 읽다보니 좋아하게 된 철학자다. 그들을 책 속에서 함께 만날 수 있다니 어떻게 기대가 되지않을 수 있을까.


일단 책의 구성이 깔끔하다. 일단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니체의 글 뿐 아니라 고흐의 그림을 기준으로도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해 놨다. 그림의 제목을 안다면 책의 끝머리에 있는 '그림 찾아보기'로도 찾을 수 있고 그림만 알고 제목을 모르겠다면 목차에서 작은 섬네일로 원하는 그림을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좋다. 전에 봤던 시화집에서는 그림을 찾을 방법이 하나하나 책장을 넘겨보는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들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좋았다.


책 속의 니체의 글들은 몇가지의 주제별로 잘 나뉘어져 있고, 책의 페이지를 아끼기보다 여백의 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 깔끔한 페이지들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끊임없이 글들만 나오는 것보다야 쉴 여백이 있고 잠시 쉴 삽화가 있는게 읽기에 더 즐겁기에 이 책이 가진 이런 특징들이 기껍다.


어느 날, 활자가 보기 싫어지는 그런 날이 있다면 그런 때는 고흐의 그림들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고흐의 자화상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다. 니체를 좋아하거나 고흐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두고 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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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빈센트 (하드커버 에디션)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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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가 일단 눈길을 확~ 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아몬드 나무' 이다. 이 책은 윤동주 시인의 시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함께 있는 시화집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중 하나인 윤동주는 나 또한 너무도 사랑하는 시인이다. '서시'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리라. 그런 윤동주의 시들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 만났다.그냥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뛸 것 같은 이 시화집이 손 안에 들어왔을 때의 그 감동이란...


개인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는 가슴아파하고 사랑하는 화가다. 그의 비극적인 삶과 현재 평가받는 그의 작품들의 부조화가 날 더 가슴 아프게 했던 사람인데, 윤동주 시인의 시와 함께하니 그들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좋기만 하다.


124편이나 되는 윤동주의 시와 함께하는 고흐의 그림 129은 어쩌면 그렇게 어울리는 것들을 잘도 찾은 것인지... 서로 잘 어울려 시를 읽으며 그림을 보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손에 착 감기는 크기의 하드커버에 읽고 있는 곳을 표시할 수 있도록 가름끈까지 있어서 완벽하다. 그다지 시를 많이 읽지 않는 딸아이가 책이 너무 예쁘다면서 관심을 갖더니 한참을 시를 읽으면 서 그림을 감상했다. 딸래미가 말하길 - 시의 내용과 어울리는 그림을 삽입해놔서 너무 좋았고, 또 서시가 맨 앞에 나와서 좋았다 - 라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유명한 시들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는 윤동주의 모든 시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이다.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윤동주 시인의 '조개껍질' 시가 있는 물빛 가득 투명 책갈피를 함께 했더니 왠지 뿌듯하다. 윤동주의 시와 고흐의 그림이 같이 있는 이 시화집은 자신에게든 누군가에게든 선물로 주기에 너무 예쁜 책인 것 같다. 어른들이나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고등학생 딸래미의 반응을 보니 감성 가득 학생들에게도 괜찮은 선물인 것 같다. 손닿는 곳에 두고 읽고 또 읽는 중이다. 윤동주와 고흐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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