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 보는 세계사
최희성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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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역사와 신화를 모두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눈에 띈 건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관련된 책이라면 가급적 찾아보는 편인데, '신화와 세계사'라는 조합은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둘이 함께 한다면, 분명 더 흥미롭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어딘가 이상했다. 소개에서 말한 것처럼 '신화와 실제 역사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계사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고, 그런 점에서 책 소개는 다소 과장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속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책 자체가 나빴던 건 아니다. 오히려 신화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책으로 본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베트남, 폴리네시아, 메소포타미아 등 다양한 지역의 신화들을 한 자리에서 소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세계사의 관점으로 본 신화'가 아니라, ‘전 세계 신화를 한 권에 모은 입문서’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신화는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사람들의 우주관, 자연관, 사회관이 담긴 상징의 집합체이며, 그들의 삶과 문화, 감정과 상상이 녹아 있는 지적 유산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신화를 통해, 역사 이전의 인간 심리와 문화적 기반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또한 이 책은 역사 교과서처럼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신화를 이야기 중심의 문화 텍스트로 풀어낸다. 덕분에 글이 딱딱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책의 제목과 소개가 책의 실제 내용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점만 감안한다면, 내용 자체는 풍부하고 유익하다. 5대양 6대주에 걸친 전 세계의 신화를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그리스나 북유럽처럼 널리 알려진 신화뿐 아니라 흔히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신화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신화를 좋아하거나, 다양한 문명권의 상상력과 문화적 배경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 번쯤 꼭 읽어볼 만하다. ‘세계사’보다는 ‘세계 신화 여행’에 가깝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가치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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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 세계 명시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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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새 필사책들에 관심이 많다. 대학 이후로 손으로 직접 뭔가를 쓸 일이 적은데다가 항상 키보드 내지는 핸드폰이나 아이패드의 키패드만을 사용하다보니 가끔씩 연필과 종이가 그리워지곤 했다. 한번은 작은 메모장을 사서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시를 필사해 본적이 있는데, 참 좋았었다.


그래서 그 비슷한 것들을 찾다가 알게 된 책이었다. 한국의 시 뿐만 아니라 외국시들도 같이 포함되어 있고, 내가 젊은 시절 좋아하던 시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었다.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느낀 것은 "아, 이것 참 보기도, 쓰기도 좋아!" 였다. 누드사철제본 된 책을 처음으로 직접 봤는데 일반 제본 책들보다 펴놓고 보기 참 좋은 제본 타입이었다. 이 책이 필사책이라서 더 큰 장점이 된다. 예전에 갖고 있던 필사책은 일반 제본이라서 필사하기가 불편했었는데 이 누드사철제본 된 책은 아주 편하다. 가능하다면 다른 책들도 이런 제본으로 된 책들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시인 김옥림님이 한국시와 세계 명시들을 71편 선택하여 수록한 책으로, 문학적 깊이와 실용적 체험의 균형을 가진 책이다. 시를 감상하고, 글로 직접 써보고, 그 시에 대한 시인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하루 판 편만으로도 마음의 언어를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필사를 모두 할 필요도 없이, 그 공간에 자신의 감상을 써넣어도 좋을 것 같다. 시를 읽고, 쓰면서 팍팍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은 부드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으로 쓰며 언어와 감정을 동시에 가꾸고 싶은 사람에게 정말 잘 맞을 책이다. 아직은 시를 싫어하는 작은 아이와 함께 짦은 시부터 하나씩 필사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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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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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흥미롭게 읽고 있는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중 하나다. 전에는 바쁘기도 했어서 별 생각없이 읽지 못하고 지나갔었는데 이번에 리뉴얼된 책이 나와서 읽게 되었다.


이번에 이 책에 더 흥미가 갔던 이유가 있는데, 다름 아닌 큰 아이의 공부를 봐주면서 읽었던 영어 지문에서 토마토, 고추 등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즐겨 먹는 것들이었는데 이것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다. 그래서 아이의 공부를 봐주면서도 재미있게 읽어서 언제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 -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 그 내용들이 더 자세하게 잘 나와 있었다.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마다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 같은 식물들이 다루어진다. 각 식물마다 역사적 사건과 교차하며 이야기의 깊이와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일례를 들자면, 구황작물로 유명한 감자는 다사다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감자는 토지가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기에 16세기 유럽인들에게 구세주와도 같은 작물이었다. 하지만 처음, 감자를 잘 몰랐던 유럽인들 중에는 실수로 덩이줄기가 아닌 감자 싹과 초록색으로 변한 부분을 먹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 접한 작물이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였지만 결과는 치명적이다. 대부분 알다시피 감자 싹이나 초록색으로 변한 부분에는 솔라닌 이라는 독성분이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졌고, 그런 이유로 '악마의 식물' 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감자를 종교재판에까지 올렸고 재판장은 유죄판결을내려 화형을 형벌로 내렸다고 하는데 참, 웃지못할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지금은 당연하게도 맛있는 식재료로 쓰이고 있는 여러 작물들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우리의 식탁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식물이 먹는 것 이상의 의미 - 권력, 경제, 전쟁, 문화 - 에 어떻게 깊이 관여해왔는지를 세밀하게 탐구하고 있기에 매력적이고 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심해야할 것도 있다. 일례로 "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같은 표현은 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하지만, 사실 역사적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일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조심한다며, 이 책은 역사 뿐 아니라 식품,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원하는 분들, 가볍고 재미있게 역사 속 에피소드를 접하고 싶은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덧붙여보자면 중세 유럽 역사, 노예무역, 산업혁명 등 역사적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더 싶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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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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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 시리즈가 또 나왔다. 다양한 것들을 주제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시리즈는 이번에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가지고 왔다. 이 책은 와인이 단순한 술이 아닌, 정치/종교/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세계사를 뒤흔든 강력한 '변수'였음을 흥미로운 사례들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시대 순으로 구성되지 않고, 테마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보여주고 있다. 주요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자면... 고대 그리스, 중세 유럽, 프랑스 혁명 전/후, 1976년 '파리심판', 고르바초프의 금주령 등을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대 그리스에서는 와인이 평민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포도주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그 이유가 포도주가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시대에서 대중화됨으로 평등과 토론의 문화가 탄생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글쓴이는 와인을 '지적 음료'라고 표현했는데 와인 속에 함유된 '타닌의 효능' 덕분이라고 말하며, 와인 예찬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싶어서 조금 뜬금 없어 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중세 유럽의 카롤루스 대제가 포도밭 분포를 국가적으로 정비하고 와인을 종교적, 경제적 통제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와인이 수도원 중심으로독점되며 교회의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 부분도 재미있었다. 초기 기독교 신자들은 와인을 약 대용으로 자주 마셨고, 와인을 병자에게 베푸는 자비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는데 이런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호텔 등 숙박 시설이 거의 없어 교회와 수도회가 여행객에게 잠자리와 먹을 거리를 제공하여 여행객에게 와인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와인이 수도원 중심으로 독점되며 교회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술이 곧 권력이자 문화였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와인이 특정 권력자들의 소유물이었고, 이를 독점하거나 해방시키는 방식에 따라 사회 질서가 바뀌었다는 관점이 새로웠다. 한잔의 와인이 시대를 흔든다...? 듣기에는 낭만적이거나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정치/경제/종교/대중 등과 싶이 연결되어 있어 여러 방면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딱딱한 역사책이 아니라 잼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술술 읽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술자리 토크 용으로도 좋을 그런 내용들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심해야 할 점은 "와인이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같은 표현은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과장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 해석을 과감히 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적 인과 관계를 단선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비판적 사고와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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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논어 -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그림 속 논어 이야기
김정숙 지음 / 토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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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그림으로 읽는다 - 생각만으로도 흥미진진해지는 이야기 같다. 그렇다면 저 그림으로 읽는다는 것은 뭘 의미할까? 그냥 논어를 그림으로 표현하겠다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거다.


이 작가는 미술 쪽을 공부하신 분이다. 그래서 논어를 옛 그림의 세계와 결합하여 알기 쉽도록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 책인데, 당연하게도 논어의 모든 것을 담은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을 넘어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고전의 지혜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느끼게 한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다.


지금까지 내가 접했던 논어는 텍스트 - 물론 해석도 함꼐였지만 - 로 이루어진 것들이었으나 이 책은 주제를 하나 선정하고 그 주제와 맞는 조선 시대의 작품들을 통해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메시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그렇다보니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하겠다.


여러 다양하고 독특한 민화들,수묵화 등에 얽힌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재미가 있었고, 필치가 매우 섬세하고 정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조선 시대의 회화 속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음미할 수 있는 경험은 꽤 즐거웠다. 여러 번 본 그림들도 있었고, 처음 본 그림들도 많아서 감상하는 재미도 있기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던 책이다.


다만, 철학적 해석이 그림에 치우쳐서 되다보니 논어의 원래 의미가 약간은 희석될 수도 있고, 조선 시대의 회화나 동야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낯설 수 있는 부분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이 "그림으로 읽는 논어"가 전통적인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낸 신선한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논어가 철학적 깊이가 있는 만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단순히 줄글로만 읽다보면 다소 지루할 수 있기에 조금 편하게 논어를 접해보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조선의 회화와 함께하는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유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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