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투우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할 생각이었다.
길거리에 그려진 이야기나 발렌시아의 Las Fallas 축제에 관련된 이야기, 발렌시아 근교 마을에 대한 내용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중에 쓰려고 했던 투우이야기를 생각보다 빠르게 꺼내게 된 것은 연합뉴스에 나왔던 기사 때문이다.
- 접힌 부분을 펼치면 연합뉴스에 나왔던 기사가 보입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투우는 동물 학대"…스페인 좌파 지방정부 폐지 앞장서
투우 관련 재정지원 중단키로…"마드리드를 동물 친화도시로
만들겠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 5월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권력을 쥔 좌파 지방정부가 동물 학대 논란을 빚어온 투우와 소몰이 축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4일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최근 좌파가 집권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우와 소몰이 축제에 재원 지원을 중단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의 투우(EPA=연합뉴스DB)
좌파 연합의 마누라 카르메나 마드리드시 시장은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를 동물 친화 도시로 만들기로 하고 투우 학교와 투우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르메나 시장은 "공금에서 단 1유로도 투우 지원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카르메나 시장은 또 마드리드의 유명 투우장인 벤타스 투우장의 시장 특별석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역시 좌파가 집권한 발렌시아시도 투우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모든 활동에 대해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알리칸테시 등 10여 개 지방정부는 투우를 완전히 금지해야 하는지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할 계획이다.
알리칸테시는 황소와 사람들이 시내 좁은 골목길을 뒤섞여 달리는 전통적인 8월 소몰이 축제를 사이클 경주로 교체했다.
이미 유명 휴양지인 간디아시는 동물 학대라면서 투우를 금지했으며 발렌시아주 알시라도 소몰이 축제를 더는 열지 않기로 했다.
앞서 2010년 카탈루냐 주의회는 투우 금지 주민 청원을 받아들여 투우 금지법을 제정했다.
팜플로나 소몰이 축제(EPA=연합뉴스DB)
투우는 고야, 피카소 등 스페인 화가가 작품의 주요 소재로 다루면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전통으로 세계에 알려졌다.
또 소몰이 축제도 헤밍웨이가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팜플로나 소몰이 축제를 등장시키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동물 보호론자들은 투우와 소몰이 축제에서 황소들이 결국 투우사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는 것이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며 금지를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투우가 스페인의 오랜 문화유산으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온 점을 평가해야 한다면서 폐지 반대론자들이 맞서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기사링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8/04/0200000000AKR20150804157700081.HTML?input=1195m
펼친 부분 접기 ▲
연합뉴스에서는 출처를 현지신문 엘 파이스의 8월 4일에 난 기사라고 하였는데,
내가 스페인어를 잘 못 해서 그러는건지, 검색을 잘못한건지 관련 기사를 못 찾았다.
스페인어가 가능하신 분은 밑에 있는 엘파이스 신문사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해당 기사를 찾아 읽으시면 될 것 같다.
스페인 엘파이스 바로가기 -> http://elpais.com
- 기사를 찾으시면 댓글로 링크를 달아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스페인에서 투우를 하는 기간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보면 될 것 같다.
1. 3월 중순 ~ 10월
- 겨울에는 날이 추워 스페인에서는 투우를 하지 않는다.
2. 축제기간
- 마드리드의 경우 투우를 하는 비성수기에는 주말에 성수기에는 매일 투우를 하지만,
지역에 따라 축제기간에만 투우를 하고 축제가 아니라면 투우를 하지 않는 도시도 있다.
- 투우를 하지 않을 때에는 지역에서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많은 사람이 "투우"라는 단어를 스페인과 많이 연결지어서 생각하지만,
사실 스페인에서만 투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을 비롯하여 스페인 인근의 나라인 포르투갈과 프랑스 남부의 일부 지방에서도 투우를 하고 있으며, 과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도 투우를 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투우를 하지 않는 겨울에 많은 투우사가 남아메리카에서 투우경기를 진행한다.
- 단체에 실습을 왔었던 프랑스인에게 실제로 프랑스 남부에서 투우를 진행하지만, 많은 사람이 투우를 동물학대라고 생각하며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
스페인이라도 중앙정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북부지역(바스크지역, 바르셀로나)에서는 투우를 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투우장의 외관을 그대로 둔 채 내부를 현대적인 쇼핑몰로 바꾸었다.
이에 대해 스페인의 북부지역이 동물의 권리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 보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투우를 금지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에서는 마타도르(matador)만 투우사라고 생각하는데, 마타도르가 주역이기는 하지만 마타도르만이 투우에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소가 투우장에 들어오면 조수역할인 페네오(peneo)가 천을 흔들어 소를 흥분시킨다.
그 다음 창으로 소를 찌르는 피카도르(picador)가 말을 타고 들어와 소의 등을 찔러 피를 나게 하고,
반데릴레로(banderillero) 여럿이 소의 등에 작살을 꽂아 피가 점점 더 많이 나게 한다.
그 다음 마타도르가 등장하여 소와 유흥을 하다가 찔러 죽이다.
소 한 마리를 가지고 대략 30분동안 찔러 죽인다.
죽이는 것이다. 창과 작살로 소의 등에 있는 동맥에서 피를 흘리게 하며 여흥을 하다가 칼로 찔러 죽이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투우는 문화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투우가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은 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등에 창과 작살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는 소의 모습이다.
저렇게 피를 많이 흘리면서 30분을 강제로 뛰어다닌다.
많은 사람이 투우를 볼 때 커다란 소가 여기저기로 뛰어다니는 모습 때문에 사람이 소를 "공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무서워보이기 때문이다.
소가 투우장에 들어오기 전에 어떤 상태인지 모르기때문이다.
투우소는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4~5년을 살다가 투우장으로 끌려온다.
투우장에 들어서기 24시간 전부터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있다가 투우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다가 좁고 어두운 곳에 갇히게 된 소는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갑자기 밝은 곳으로 들여보내지자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여기저기 뛰어다니게 된다.
투우를 보는 사람은 소가 느꼈던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알지 못 한채 커다란 소가 뛰어다니니 "소가 무섭다."고 생각하고 "공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우장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2층이나 3층에서 투우를 보게되어 소가 피를 흘리는 장면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감각이 무뎌지고 소가 괴롭힘을 당하다 죽는 장면을 보고도 동물학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투우장 앞에서 투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특정 시민단체에서 주도했는지, 아니면 한 뜻을 가진 사람 여럿이 모였는지 알 수 없었다.


말에 앉아서 소를 찌르는 역할을 하는 피카도르이다.
말이 흥분하지 않도록 눈을 가린다.
- 치사하게 사람은 말 위에 앉아서 안전하고 "공격"을 하고, 정작 다치는 것은 소의 뿔에 찔리는 말과 창에 찔리는 소다.

소를 찌르는 창은 매우 날카롭다.
사람은 무기를 가지고 다치지 않게 두꺼운 옷을 입으면서 소는 맨 몸으로 싸우라 한다.

조수 페네오.
- 그래 너는 다칠까봐 벽 뒤로 몸을 숨기고, 소는 죽으라 하고
- 아주 그냥 잘 하는 짓이다.

반델릴레오가 작살로 공격을 한다.
한 번 할 때마다 2개의 작살을 사용하고, 이것을 2~3번 반복한다.
작살공격이 끝나면 소의 등에는 최소 4개, 많으면 6개의 작살이 꽂혀있다.



덩치가 크다고 해서 다친 상처가 아프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것일까?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칼로 소를 찔러 죽이는 마타도르의 모습은 불편하다.
살아있는 생명을 여흥을 위해 죽여야하는 이유는 무엇때문인가?

소가 죽으면 두 마리의 말이 죽은 소를 밖으로 끌고 나간다.
투우장에서 죽은 소는 곧바로 분해해체하여 투우장 내부에 있는 정육점에서 고기로 판다.
- 투우소의 고기는 지방이 없고 근육만 있기 때문에 맛이 없다.
- 육수를 내는 싼 고기로 많이 팔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투우소의 모습이다.
덩치가 좋고 사람보다 크며 사람을 공격하는 모습.



투우장에서 죽는 것은 소다.
사람이 아니라 소가 죽는다.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공격을 당하는 것도, 죽는 것도 모두 소의 몫이다.
- 스페인에 여행을 갔으니까, 한 번 뿐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여행지에서 투우를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 굳이 투우가 아니라도 스페인은 참 재미있고, 볼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 같은 값이면 투우말고 축구가 더 재미있을 겁니다.
스페인에서 투우가 없어지게 될 지, 아니면 어떻게든 지속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다만, 이 글을 읽은 한국 사람이 스페인에 놀러가서 재미삼아 투우를 관람하지 않았으면 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은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