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인 더블린 -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의 도시, 더블린. Fantasy Series 2
곽민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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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출판사 난다의 걸어간다 시리즈를 빌릴 때 함께 빌렸었던 책이다. 왜 이 책을 골랐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집어들어서 집에 가지고 왔다. 책을 빌린 다음에야 지난 번에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걸어서 환장 속으로'를 쓴 작가가 거의 처음에 쓴 여행 에세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7년 전에 쓴 글이라서 지금 시대의 여행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2014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여행 관련 앱을 다운받고 스마트폰 하나로 여행 관련한 모든 것을 다 찾을 수 있기 전의 여행이었으니까. 2014년에 구글 지도로 길을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정확하지도 않았고, 버스 노선도을 제대로 알기도 힘들었을 때 였다. 2014년에 여행을 떠나보았던 기억으로는. 그 때는 유심칩이 사지 않고 막무가내로 길을 갔었다. - 사실 지금도 그렇다.

여행이 좋은 여행이 되려면 좋은 기억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람은 더블린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특정 하우스 메이트와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그거는 보편적인 일이니까.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많으면 그 여행은 좋은 여행이 된다. 영화 원스는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일랜드 출신 밴드나 가수의 음악은 좋아하는 편이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더블린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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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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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과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사람이 쓴 소설이라서 아마 생태와 관련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생태주의자나 자연과 관련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라고 추측을 했는데, 이 소설은 나의 생각은 크게 빗겨나갔다. 물론 주인공 카야는 이 세상에 현존하는 그 누구보다도 동물 특히 조류와 어패류에 더 친화적이고 타고난 생태주의자지만 이 소설은 동물과 생태보다는 카야의 삶에 더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였다.

학교에 갈 나이가 되기도 전에 모든 사람에게 버림을 받은 카야에게 관심을 가져준 것은 테이트뿐이었고, 상처받은 카야에게 손을 내민 것은 체이스였다. 물론 점핑, 메이플, 싱글터리 부인은 카야가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또래 친구의 관심은 카야에게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책은 두 가지 루트로 진행되었다. 카야가 막 걷고 말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약 20년 정도의 시간. 그리고 체이스의 죽음 이후 그 사건을 파헤치는 6~8개월 정도의 시간.

카야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간 세상과 동떨어져 살았다. 카야 스스로 외톨이라고 느낄 만큼. 카야는 외롭고 싶지 않아서 새와 습지를 관찰했다. 어느 순간부터 테이트가 카야에게 다가와 글자를 알려주고 책을 나누었지만 그 때문에 카야는 더 외로웠다. 테이트가 떠난 이후 체이스가 다가왔을 때, 쉽사리 체이스와의 관계를 떨쳐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다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거다.

체이스가 죽고 나서 카야는 용의자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체이스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은 많았을 것이다. 그중에서 카야가 용의자가 된 이유는 명확했지만, 그 모든 원인은 체이스에게 있었다. 체이스는 결혼 전에도 결혼을 하고 난 이후에도 늘 사람과의 관계에 필요한 신뢰를 깨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카야를 강간하려고 한 전력도 있었고, 강간에 실패하자 폭력을 휘두른 사람이었다.

진실이라는 단어에는 거짓이 없다는 사실이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고 진실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카야는 체이스의 죽인 용의자가 되었지만 재판에서 무혐의로 풀려난다. 체이스를 죽인 사람은 살인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그의 부모는 억울할 테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 누군가의 죄를 처벌하는 것보다 더 옳은 일이 있을 때가 있다. - 물론 살인이 옳다고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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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behaviour : 나쁜 행실. Misbehave : 못된 짓을 하다. 비행을 저지르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Misbehavior의 뜻이 '나쁜 행실'이 아닌 내가 모르는 문화적/사회적 정의가 있는지 암만 검색을 해봐도 그런 것은 없었다. 있어봤자 '부정행위' 정도인데 이 영화가 미스 월드와 관련된 내용이라도 맥락 상 부정행위라는 뜻으로 Misbehaviour를 쓰지는 않았겠지.

같은 주에 '초미의 관심사'도 개봉이라 두 개의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을 하다가 '미스비헤이비어' 먼저 선택했다.

주연 배우 3명 중 제시 버클리는 거의 처음 보는 배우나 다름없었고, 키이라 나이틀리는 배우의 유명세에 비해서 내가 봤던 영화가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구구 바샤-로가 그동안 나에게 더 인상 깊었던 배우였다. 아마 구구 바샤-로를 처음으로 봤던 영화는 2014년 개봉(한국 기준) 한 블랙버드였다. 2014년에는 내가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이라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블랙버드의 OST 'Cynthia Erivo - Fly Before You Fall'를 좋아한다. 그 이후 미스 슬로언에서 구구 바샤-로를 봤을 때 같은 배우라는 것은 알아봤지만 느낌이 달라져서 흥미롭게 영화를 봤다.

미스비헤이비어는 1970년 미스 월드를 중심으로 벌어진 인종차별 투쟁과 여성 투쟁을 그린 영화다. 물론 여성 투쟁의 역사를 더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맞지만 구구 바샤-로의 캐릭터 제니퍼 호스텐과 공아남(Miss Africa South)의 흑인 대표 펄(Pearl Jansen)의 참여와 수상 역시 인종차별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역사를 전공하면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시각을 이야기하는 샐리와 직접행동으로 성 평등을 외치는 조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직접적으로 반대한다. 미스비해이비어는 이 둘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어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대회가 차별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에 비하여 미스월드 참가자로 나오는 제니퍼(구구 바샤-로), 스웨덴 대표 산드라, 미스 남아공 흑인 대표 펄, 미국 대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스쳐가듯 지나갈 뿐이었다.

나는 샐리와 조의 관점에 더 가까운 삶을 살았다. 성별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성적 대상화' 할 수 없으며, 특정한 미의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영화에 나오는 샐리와 조의 대사에 공감할 수 있었고, 페미니즘 집단이 직접 행동으로 미스 월드 행사를 막으려고 한 것을 지지한다.

다만 제니퍼의 관점이 완전히 그릇되었다고 말할 수 없으며, 몇몇 미스 월드 참가자의 생각을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제니퍼가 흑인 최초로 미스 월드가 되고 난 직후에 화장실에서 샐리와 마주친다. 제니퍼는 샐리에게 '흑인이 미스 월드가 됨으로써 더 다양한 미의 기준이 생겼다.'라고 말을 한다. 여기서 제니퍼의 생각을 약간이나마 알 수 있는데, 제니퍼는 '백인'에 맞춰진 미의 기준에 최초로 파장을 일으킨 사람이었던 것이다. 제니퍼가 1970년에 미스 월드 우승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는 흑인/아시아/장애인의 모습을 한 바비인형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남아공의 신발 공장에서 일을 하던 펄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미스 월드에 참여한 것이다. 펄이 제니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나에게 펄은 정치적 희생자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스 월드에 참여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산증인이었지만 그녀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산드라와 미국 대표의 경우 미스 월드가 자신의 미래를 바꾸어 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것 같다. 실제로 미스 월드에서 우승을 참여하면 꽤나 큰돈을 가질 수 있었다. 산드라는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제니퍼와의 대화에서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대표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미국의 오지에서 나고 자란듯하고 아마 돈을 많이 벌길 원했던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서 샐리는 '평화를 저해한 행위', 조는 '위험한 물건'을 던지고 '평화를 저해한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는다. 미스 월드 행사를 방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어디가 평화를 저해한 행위인지 1도 공감이 안 되고 특히 조가 던진 물건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사법부의 머릿속에는 똥만 가득 차있는 느낌이다.

영화 말미에 실제 주인공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데 분홍색으로 염색된 조 할머니의 머리카락이 그 할머니께 얼마나 찰떡인지 나도 모르게 영화관에서 큰 소리로 웃어버리고 말았다.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 투쟁 중이다. 여성차별뿐만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동물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차별하고 상처 주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있고 삶으로서 투쟁을 하고 있다. 아직 이겼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절대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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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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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있을 때, 알라딘 장바구니에 이 책을 담아두었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이 이 책 한 권만은 아니었지만 그 수많은 책 중에 이 책도 끼어있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어떤 이유 때문에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지 정확한 이유가 기억나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진이, 지니>가 입고된 상태였지만 이미 누군가 빌려 간 상황이었고 대출 대기인원도 꽤 많았다. 그래서 그냥 샀다.

서두. 본격적이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는 한국판 제인 구달이나 다이앤 포시 같은 여성 영장류 학자의 영장류 연구를 소설로 쓴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여성 영장류 학자가 주인공인 소설은 맞았다. 한국에 아직 없는 영장류센터가 등장하니 가상을 이야기하는 소설도 맞았다. 하지만 밀림보다는 도시적이었고, 영장류보다는 인간적인 소설이었다. 책이 싫지는 않았다. 100% 동물권에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진행이 너무나 인간 중심적이었으니까. 하지만 정유정 작가는 동물의 밀렵과 서커스로 사용되는 영장류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에게 이 일에 대한 소설을 써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우리는 다른 생명의 감정에 무지하다. 같은 사람의 감정에 둔감하고 다른 종류의 생명체가 가진 감정에 무지하다. 인류가 전염병 때문에 멸종한다면 그것은 인류가 다른 생명의 감정에 무지하고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정유정 작가는 한국에 가상의 영장류 센터를 만들어두었다. 소설의 줄거리를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실제로 한국에 영장류 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잘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나는 한국에 영장류 생츄어리나 영장류가 사는 연구 센터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은 영장류가 살고 있는 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동물원과 실험실 등에 감금되어 있는 영장류가 구조된다면 실제로 그 종이 살고 있는 땅의 생츄어리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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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을 나는 새 - 동물 행동학자의 펭귄 관찰 일지
이원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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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 광활한 우주점에서 주문한 책이다. 마침 인천구월점에 내가 읽고싶었던 책이었던 <물 속을 나는 새>, <진이, 지니>,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있어서 한꺼번에 주문을 했고, 주문금액이 2만원이 넘어서 배송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이 책의 저자인 이원영씨는 동물행동학자로 한국에서는 까치를 연구했고, 대학교 박사 졸업 후 남극에서 펭귄을 연구했다. <물 속을 나는 새>는 한국인 동물행동학자가 쓴 펭귄관찰일지를 동물행동학에 문외한이 대다수의 일반 대중이 편하게 읽게 해주는 책이다. 나 또한 고래류나 영장류와 관련된 책은 많이 읽어서 익숙하지만 조류에 대해서는 관련 서적을 많이 읽지는 않았기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나름 즐거웠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개념은 조류의 일부일처제 개념과 사람의 일부일처체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사람에게 '일부일처제'라는 개념은 한 번 결혼을 하면 특이한 사유가 없이 결혼관계가 유지되는한 한 쌍의 부부가 같이 사는 것인데 조류의 '일부일처제'는 짝짓기 계절(보통 계절상으로 여름일 확률이 높음) 동안에만 한 쌍의 부부관계를 유지하지만 그 후년 짝짓기 계절에는 다른 파트너와 짝짓기를 하고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관계나 파트너쉽을 유지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보통 그 다음 해에 같은 파트너와 다시 짝짓기를 하는 것은 30%가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류의 시각기억력이 높았다. 조류의 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조류는 사람보다 시각이 좋은 경우가 꽤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거의 비슷한 체형을 가진 같은 성별의 사람 2명에게 같은 옷과 모자를 입혔을 경우, '자신의 아는 사람'(보통은 본인의 거주지에서 본인을 관찰하는 자)에 대한 구별을 할 수 있었고 그 기간은 죽을 때까지 몇 년 동안 지속되었다. 대다수의 사람이 조류는 기억력이 다른 동물보다 길지 않다고 생각하는 측면에 반박하는 자료이다.

이 학자는 주로 자연서식지에 생활하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에 대한 행동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책 초반 한국의 아쿠아리움에 갇혀있는 펭귄에 대해서 비판적은 글을 써준것에 대해 감사하다. 자연서식지에 생활하는 펭귄에 비하여 아쿠아리움 등 실내동물원 및 아쿠아리움에 서식하는 펭귄의 경우 궤양성 수두염 등 같족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쿠아리움이나 실내동물원에서 동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자연서식지와 최대한 비슷하게 해주려고 하여도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나는 아쿠아리움을 비롯해서 각종 동물원이 이 세상에서 최대한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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