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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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뷰캐넌.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신간 내일의 경제는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근래 경제학의 화두라고 하면 당연 마크 뷰캐넌 보다는 내한하여 공개강의까지 했던 모 경제학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엄청 두꺼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정작 그 책에는 주장과 이론에 대한 반박은 있지만 예측이나 결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마크 뷰캐넌은 내일의 경제를 예측했다. 아마도 물리학자인 출신에 근거하여 전작에서 언급했던 복잡계 과학을 경제학에 대입, 내일의 경제 날씨를 예보할 수 있었으리라.

현재 경제는 어떤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은 손 덕분에 기업가들을 비롯, 자본가들의 삶은 훨씬 좋아졌을지 모른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된다는 고전적 평형이론이 지금까지의 경제날씨였다. 성공했는가.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저자가 새로운 이론을 들이대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기술과 혁신이 시장의 기능을 포함한 경제와 금융 환경에 끼친 영향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은 성립된다. 평형 경제학의 비유들은 어떤 자기만족을 가져다주었고 시장이 스스로를 책임진다는 믿음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신앙적 행위일 뿐이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든 예시는 원자로였다. 가장 적합한 예라고 볼 수 있는데 원자로를 건설 할 당시 아무도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할 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만 강조, 우선 개발해보자고 밀어닥친 것이다. 평형이론 또한 기존의 이론에 근거하여 새로움없이 기업에게만 의존했던 경제들은 불평들을 초래했고 이제 그에 대한 책임을 떠 안는 쪽은 기업도 아닌 개인의 무능력이 되어버렸다. 뿐만아니라 끊임없이 경제학자들에 의해 예측되어 왔지만 과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 예측은 허무맹랑 하기 그지없다.

'2008년의 대침체(great recessin)의 경우 어떤 모델도 이와 비슷한 일조차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은 커다란 태풍이 바로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순간에도 맑은 날이 계속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공항 이후 과학자들의 의해 경제현상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경제학은 이를 무시했다. 양의 되먹임이라 불리는 현상은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 매우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하는데 경제학을 제외한 다방면에 학문에서 이 현상을 적용시키고 있는것만 봐도 그러하다. 저자는 이 역시 평형성에 속한다고 본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예측은 과학 혹은 뚜렷한 결과론적인 학문에만 적용시켜 연구할 것 이 아니라 그동안 보여졌던 작은 경제적 사건을 바탕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마도 밝은 내일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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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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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리뷰를 적을 때 가장 괴로운 상황은 어떤 때냐 묻는 다면 책의 내용을 전혀 공감할 수 없을 때이거나 적당히 좋았을 때가 아니라 책을 읽은 뒤 무수한 고민으로 그 어떤 말도, 글도 정리되지 않을 때다. 분명 청소년 소설을 읽고나면 난 이런 어른이 되어야겠다, 혹은 이런 어른을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 책은 고민 그자체다. 과연 나는 아이에게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알렉스 우즈. 떨어지는 유성(떨어지고 난 뒤에는 운석으로 불린다.)에 맞고 뇌에 외상을 입은 뒤 간질함을 얻은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1인칭 시점이다.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재산을 물려받았고 그 중에 하나인 가게에 타로점집을 차려 우즈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와 사고 이후 자신의 운석을 보관하던 과학자 위어 박사를 만나게 되고 간질환을 치료해주는 엔더비 박사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앞서 등장한 엄마, 위어 박사 그리고 엔더비 박사 이상으로 알렉스의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피터슨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책의 내용이 된다. 어찌보면 운석을 맞은 알렉스보다 아이가 만나게 되는 4명의 어른들의 모습이 보통의 어른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의 분류를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어른들도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민 끝에 리뷰의 초점을 알렉스가 만나는 '어른들'에게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 그 자체를 떠나서.

 

알렉스의 엄마는 재산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남편없이 아이를 키우는 보통의 부모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초반에 등장하는 보험사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부터 피터슨씨의 집, 유리를 깼으니 직접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의 모습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의 엄마'와는 다르다. 물론 이런 엄마의 다름이 알렉스가 언급한 '죄인'의 해당되는 부분이라 알렉스에게는 이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운석을 보관하고 있던 위어 박사와의 편지내용을 엿보더라도 박사가 아이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책을 선물함으로써 호기심에서 지적인 충동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 강요나 협박이 아닌 점을 어른이라면 유심히 봐야한다. 어찌보면 알렉스 엄마가 방임에 가깝다면 위어 박사는 그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측면이 되는 셈이다. 종교를 믿진 않지만 불교를 긍정적으로 보는 엔더비 박사역시 위어 박사처럼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도출하는 '지원자'측면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친구같은 부모, 친구같은 선생님의 가장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반면 피터슨씨의 경우는 알렉스의 엄마처럼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얼마전 읽었던 [세상의 수호자들]처럼 세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부조리들, 어른들도 해결하지 쉽지 않은 문제들을 알렉스에게 보여주는 '연결고리'와 같은 역할을 피터슨씨는 하고 있다. 분명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바는 '옳은 일'에 속한다. 하지만 보통의 어른의 시각으로 보자면 알렉스가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 피터슨씨의 유언장에 적힌 것처럼 그것은 알렉스를 곤란하게 만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와 나이든 사람과의 만남을 다룬 책들에 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대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른들 중 하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모험을 선물하는 어른과 모험이 전에 안전한 상태를 고수하려는 사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당연 전자의 경우가 아이에게 이로운 사람이고 내가 만나고 싶어했고, 이제는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모형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은 지금은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은 비겁해지기 위한 변명 거리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나면 어른이란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곁에 있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건 분명하다. 

 

p.s 함께 읽어야 할 책 보다 이 책 이후에 읽어보고 싶은 책들만 한가득이다.

봐야 할 영화도 만만치 않다. 이 책은 연쇄독서, 연쇄 문화활동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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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암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김준기 지음 / 수오서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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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색연필

 

1. 암환자가 아니더라도 문병을 갈 예정이라면 꼭 읽고가기. (제발, 당신의 위로가 환자에게는 화를 부를 수 있으므로!)

2. 트라우마에 허덕이는 사람이라면 꼭 읽기.(안전지대를 만나게 될지 모름)

3. 내 가족, 그리고 본인이 암환자라면 읽고 또 읽기. (환자의 감정변화를 본인만큼 가족도 잘 알아야 하니까요!)

5. 왜사는지, 왜 죽는지 등 왜라는 질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도 읽어보기.

(Who knows?!)

 

사람은 날마다 죽어간다. 누구나 태어났으면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는 동안이나 죽을고비를 경험치 않은 이들이 과연 이 부정할 수 없는 진리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게 될 까? 버킷리스트이니 뭐니 차곡차곡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가는 그 사이에도 죽음은 우리 곁을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못한다. 그러다 암, 혹은 가장 가까운 이의 갑작스런 죽음이나 사고를 접한 뒤에 부랴부랴 당장 하고 싶었던 것과 정말 만나고 싶었던 이들에게 연락을 하게된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혹은 몇 초 몇시간 뒤에라도 죽을 수 있으니 지금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될 뿐이다. 망설이며 고민하는 그 시간들 마저 우리를 죽음의 시간으로 데려다 줄 뿐이다.

 

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저자는 10년 동안 현미밥을 먹으며 꾸준히 운동도 하고 흡연은 물론 술도 마시지 않을 만큼 건강관리에 철저했던 '의사'선생님이셨다. 그것도 정신과 의사니 오죽 스트레스 관리또한 잘했을까 싶겠지만 그렇지 만도 않다. 책속의 책에 등장하는 꾸뻬씨의 이야기를 보면 행복은 크게 3가지인데 이 책을 쓴 저자를 포함 대부분이 첫번째의 방법으로 행복을 쫓는다.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타인에게 만족감을 주는 행복이 그것이다. 타인을 도우면서 부족할 수록 더 행복해지는 두번째 세번째 행복은 못나고 정말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이들의 자기위안적인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보통이니까. 더군다나 암이란 존재는 딱히 어떤 이유에 의해서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추운곳에 오래 서있다고 걸리는 감기도 아니고 술이나 담배를 많이 했다고 걸릴 확률이 높은 암도 아니었다. 이유가 없었다. 이 이유없는 암의 방문은 그를 절망하게 하고 원망케했다. 왜 내게 이런일이 일어나는가? 주변사람들에게 부끄럽고 그저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다행히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고 수술과 짧은 시간의 항암치료로 당장 재발한다거나 하는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저자가 깨달은 중요한 한가지는 누구나 죽어간다는 사실이었다. 그 무서운 암에 걸려 회복한 사람이 겨우 그정도를 깨달았다는게 대수로울 것 같지 않겠지만 책을 한 페이지씩 읽어가며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보통의 사람에겐 큰 행복이자 축복이라는 것을 독자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곳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공감? 암을 겪어봤다는 의미인가 싶겠지만 사람이 반드시 암에 걸려야만 '넘어졌다'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책의 부제게 암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이라 암환자가 있거나 본인이 현재 투병중이구나 그런 경험이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인 듯 보이지만 결코 아니다. 제목 그대로다. 트라우마를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해당된다. 죽을 병이란건 별다른게 아니다. 살고 싶지 않고나 살고싶지만 제대로 살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빠진 상태면 암과 다를바가 없다. 그런 사건 이후 찾아오는 것이 트라우마다. 어린시절 폭력, 학대를 비롯 재난 이나 생사를 넘나들게 했던 사건 등의 외상 후 장애가 바로 트라우마다. 이 책은 그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과 아직은 없지만 생겨날지도 모르는 예비 트라우마 환자들인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인셈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살고 싶어지기 위한 방법은 이미 앞에서 말했다. '우린 모두 죽어가고 있다'를 매순간 상기시키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저렇게 말하진 않았다. 차근차근 앞뒤 사정과 깨달은 바를 정리해주고 때때로 간략하게나마 리스트로 정리해 놓은 페이지도 있으니 중간중간 스킵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도 앞뒤 문맥이 끊기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줄 요약을 한다면 결국 저 문장 하나 남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고 망설였던 것을 더는 망설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셈이다. 매순간 죽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 부정하게 되던 신의 존재도 인정할 수 받게 없다. 그 수많은 교통사고와 질병앞에 오늘도 무사함을 무엇으로 이해받을 수 있을까.

 

의사의 입장과 환자의 입장을 모두 경험해 본 저자가 해주는 말들은 큰 위로가 되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건강식에 대한 오해와 의문도 풀렸으며 왜 암에 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봐도 암 혹은 질병에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는 놓이지 말자라는 것 등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웃고 공감했는데 더 좋은 감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어느새 11월 여기저기 다이어리 등 미래를 계획하느라 벌써 부터 분주하지만 소중한 이에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대신 읽은내내 내 맘을 평온케 해준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책속 밑줄긋기색연필

 

그러나 단 한마디의 위로의 말, 단 한 번의 따뜻한 눈길이 죽음을 앞에 둔 암 환자에게는 그 어떤 항암 치료제보다 더 절실하다는 것을 암전문의들이 매일매일 깨달았으면 좋겠다.

 

한데 돈 한 푼 들지 않으면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명상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뭐죠? 확실치가 않죠? 그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때까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세요.

 

고통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누구에게나 다 일어나는 아주 보편적인 현실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수용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도 사실 난 내가 잘 조절하고 통제하며 치료를 받으면 그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은근한 기대를 품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삶의 진실을 뼈져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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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몰입 - 초조하고 지친 뇌를 위한 아날로그적 제안
에바 M. 셀허브 외 지음, 김유미 옮김 / 해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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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스마트폰보다 자연에 몰입하기!

 

몇 달 전, 유명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동영상이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 까지 늘 스마트폰과 PC로 SNS에 접속하면서 헤어진 여자친구의 일상과 자신의 일상을 비교하며 점점 더 비참해져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타인의 좋은 모습만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고 자학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업무도 사생활도 모두 피폐해져가는 모습이 SNS에 빠져 살고있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큰 공감을 일으킨 것이다. 이웃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공유하면 좋은 정보 등을 올리는게 아니라 타인보다 더 좋은 옷, 좋은 차 그리고 좋은 이성을 만나고 있는 과시와 허세욕에 물들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어쩌면 디지털시대의 교활한 악마나 다름없다. 늘 우리귓가에서 계속 타인과 비교하도록 속삭이고 부추기는 그들의 모습이 쉽게 연상될 정도.

 

'일상적 스트레스는 보통 특정 목표의 도달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된다. 이런 정의를 고려하면, 디지털 시대에 어떤 차원이 새로이 추가되었는지를 알 것이다.'

 

책 자연 몰입은 이렇게 스마트폰이나 SNS등으로 부터 받게되는 일상적 스트레스가 우리의 정신적&신체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동식물 그리고 흙 등의 자연은 상처받은 몸과맘을 치유하고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등 좋은 영향만을 내뿜는다고 알려준다. 모르는 바는 아닐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들이 우리에게 이로운지 몰랐다면 정확한 근거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사무실 책상위에 놓여진 작은 식물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고 궁금해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물을 덜주고 벌레가 없는 다육식물을 손쉽게 구하게 되면서 선물로 혹은 직접 사다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작은 식물이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브리즈번에 있는 3개 학구 소속 중학교의 2분의 1에 식물을 배치했다. 그 연구에는 35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그들 모두 선정된 교실에 식물을 배치하기 전과 식물을 배치하고 6주가 지난 후 표준화 학업 검사를 받았다. 식물이 배치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의 수학, 철자, 과학 점수가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

 

뿐만아니라 식물에서 뿜어지는 좋은 화학물질 및 여러 요인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숲이나 녹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크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좋은 꽃을 만났을 때 역시 우리는 좋은 향기를 온몸에 빨아들이기라도 할 듯 한껏 꽃향기를 들이마시는데 이때 비강을 거쳐 뇌로 들어올 때의 양과 물질의 다양성이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심지어 나무와 식물은 우리 신체기관의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주는 방향성 화학물질까지 분비한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향을 맡고 심호흡을 했던 것이 습관이 아니라 본능과 같은 자연현상 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험 연구에서는 식물의 오일 증기가 뇌 자체의 진정성 화학물질인 GABA(Gamma Amino Butyric Acid)의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기능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우리가 생각하는 식물성 오일의 효과가 의외인 것도 있는데 가령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허브는 로즈마리다. 허브테라피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 로즈마리라는 단어에 친숙한데 실제로는 로즈마리나 레몬 오일과 같은 화학물질은 자극적이고, 정열적이나 유혹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로즈오일 그리고 라벤더가 진정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바로바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깨알팁이 많다는 것이 읽을 수록 기분을 좋게한다. 또 하나 재미는 물론 중요한 사실은 집을 구할 때의 채광을 염두하는 기본적인 사항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전세대란이라는 요즘 반지하의 저렴한 방을 기웃거리며 습해서 안 될 것 같다고는 해도 독특한 구조나 그야말로 가격적인 매력에 혹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이때 창문과 채광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하지가 않다. 특히 남향을 강조하는 것이 조상의 지혜라는 정도로 알았던 것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자면 이미 1800년대 중반에 남향 창문이 학습 속도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실내 공간에 햇빛만 들어와도 직무 만족도, 안녕감, 장기근속 의지가 높아진다. 그것은 조도와 전혀 무관하다.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책을 읽다보면 점점 더 일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자제와 좀 더 자연과 벗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특히 자연하면 떠 오르는 중요한 자연동물이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 개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과의 동거에 대한 물음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오르내린다.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측면, 지금까지 가족으로 살아왔는데 버리라는 것은 생명경시나 다름없다는 등의 찬성의견과 아이를 해칠 수 있고 동물의 털이나 해충등이 아이건강을 망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데 그에 대한 해답또한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동물과의 상호 작용은 대개 자발적 주의와 관련되고 매력적이며 그로 인해 우리의 정신 피로가 줄고 인지가 회복된다. 동물과의 상호작용은 긍정적 사고도 촉진하며, 이후의 인지 수행과 창의성을 극대화한다.'

 

심지어 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예리한 뇌의 발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하니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동물과의 동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이다. 물론 없던 동물을 키우라는 것도 아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아이가 동물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좀 더 친숙하게 관찰 할 수 있도록 생태활동에 친숙해지면 자발적으로 집중력을 키우고 감각적 기능이 발달할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는 이곳은 블로그며 역시나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놓고 새로운 메세지나 알림이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버릇은 읽기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곁에 두었던 작은 화분이 단순히 눈요기나 인테리어적 효과가 아니라 나의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월든의 소로우처럼 자연으로 돌아가 시골에서 스마트폰을 포기한 상태로 살 순 없겠지만 지인들은 물론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SNS를 탐방하는데 할애하던 시간을 화분, 햇빛, 바람 그리고 흙을 밟는데 사용해야겠다는 실천의지가 생겼다. 더불어 지금 쓰고 있는 리뷰가 자연에 몰입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 자체를 몰랐던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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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호자들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1
시몬 스트랑게르 지음, 손화수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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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리세, 오로라 그리고 안토니오. 이 네사람은 세상의 수호자들이란 비밀조직의 정회원들이다. 비밀조직이라고 하니 어감이 딱딱해지고 혹은 그들의 평균연령이 아직 미성년이라는 점으로 미뤄보면 그저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들이 세상을 위해 벌이는 캠페인의 목적과 내용을 알게되면 함부로 그들에 대해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과연 나이도 어린 그들이 비밀리에 모여가며 벌이는 캠페인은 무엇인가?


몇 년 전 읽었던 책,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을 통해 글로벌브랜드의 노동자인권실태를 구체적으로 접한 적이있다.. 이전에도 물론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무임금 초과근무에 쉬는 시간은 물론 작업시간 동안 동료들과의 가벼운 대화도 철저하게 관심 및 발각될 경우 구타를 당하거나 아에 내쫓기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뉴스나 잡지 등을 통해 대략은 알고 있었었다. 세상의 수호자들은 바로 이런 어른들조차 두려워 쉬쉬하던 '진실'을 알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이들의 활동은 초반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노르웨이 소득1%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 사는 에밀리에가 동참하면서 부터 활기를 찾게 된다. 에멜리에. 보통의 10대 여학생처럼 새옷에 관심이 많고 맘에드는 이성친구에게 잘보이려는 소녀였지만 세상의 수호자들의 캠페인의 일환으로 가격표에 다음과 같은 스티커를 붙이는 안토니오를 만나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되면서 이들과 함께 하게된다. 물론 안토니오에 대한 이성적인 관심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소설은 세상의 수호자들 회원인 에밀리에의 모습과, 안토니아와 사랑에 빠진 에밀리에의 모습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레자와 사랑을 이어가는 리나의 모습을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은 지구 위, 70억의 살아있는 심장 중의 하나씩을 제각기 가지고 있었지만, 왜 자신들의 심장이 갑자기 숨 가쁘게 고동치기 시작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의 심각성을 알리는 겁없는 세상의 수호자들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리나와 레자와 같은 아이들도 맘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그 순간 이전의 날들과는 전혀다른 새로운 날이 찾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리나와 에밀리에의 연애사를 교차하듯 보여주고, 그녀들의 관심을 받는 이성들에게 연적 혹은 연적처럼 보이는 이들의 등장에 극도의 반응을 내비추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두 소녀가 분명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너무 힘든 현실에 연애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라기보다는 이성에 대해 똑같은 호기심을 갖고 위기를 직면했을 때 무섭게 돌변하는 심리변화는 그들에게 감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받고 있는 잔인한 현실을 비난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인 대비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세상의 수호자들의 정규회원으로써 활동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늘 새옷에 목말라하던 이전과는 달리 중고옷가게에서 옷을 구매하고 머리에 골판지만 들은 것 같은 여성을 쫓는 남자애의 대한 미련을 버리게 되고 새옷을 사오고, 불법으로 사육되었을지 모르는 닭고기 요리를 하는 아버지에게 의견을 피력하는 등 내외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싼 물건을 구입할 때는 그 뒤에서 틀림없이 누군가가 희생당하고 있다는 것을요. 우린 그걸 알아야만 해요."


과연 그럴까? 타브랜드와 거의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가격적인 경쟁력까지 갖춘 브랜드는 이를 만드는 실질적 제조자들이 모두 노예처럼 희생당하고 있을까? 고가의 브랜드의 장인들 및 하청업자들은 이들과는 다른가?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전체 글에서 어김없이 강조하듯 등장하는 맥북과 아이폰을 통해 드러난다. 애플사의 하청업체인 중국의 팍스콘 또한 다를바가 없다. 심지어 이곳은 중국나라에서 법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을 말살하는데 동조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 책을 읽게되는 독자들,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일하는 대다수의 공장들의 노동현실을 알게한 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것을 작가도 모르지 않는다. 마치 에밀리에 아버지의 비난도 아닌 솔직한 물음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에밀리에와 라스역시 변함없이 아이폰과 맥북으로 통화를 하고 작업을 한다. 적어도 우리는 아이폰이, 맥북이 어떻게 제조되는 지는 알고 있어!라고 말하면 달라질까? 이들은 더이상의 새로운 맥북과 아이폰 발매 소식에 흥분하며 앞다투워 구매하려는 이들과 전쟁을 치르지 않게 될 것인가? 아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책에 열거된 브랜드가 이토록 나쁜 악덕기업이며, 소년소년들이 희생당하고 있으니 아에 새제품을 사지맙시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에멜리에의 아버지가 에밀리에게 거듭 물어보는 까닭은 새제품을 안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실을 알고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이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 소비자없이는 살 수 없는 기업들이 미약하게나마 태도를 달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옷공장을 시작으로 초콜렛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코코아가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부당함, 애플사의 하청업체는 팍스콘의 부당함 그리고 햇빛도 볼 수 없거니와 제몸하나 제대로 둘 수 없을 정도의 좁은 양계장에서 사육되는 양계장의 닭 등 사회 전반에서 행해지는 노동력 착취실태를 에밀레가 속한 세상의 수호자들을 통해 보여준다. 캠패인은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한다. 성공의 의미는 많은 사람들의 그들의 캠페인 소식을 접함으로써 세상저편에서 행해지는 또다른 노예들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된다. 이것이 작가가 이런 내용의 소설을 거듭 쓰게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


과연 세상의 수호자들의 캠페인은 끝까지 성공할까? 그들의 바람처럼 대기업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하청업체의 노동관리를 철저하게 관리하여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다. 행동은 독자의 몫, 적어도 몰라서 행동할 수 없었다는 변명과 핑계는 할 수 없게 되었다.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나도, 이 리뷰를 읽게되는 당신도. 행동하는데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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