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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몰입 - 초조하고 지친 뇌를 위한 아날로그적 제안
에바 M. 셀허브 외 지음, 김유미 옮김 / 해나무 / 2014년 9월
평점 :
이제부터 스마트폰보다 자연에 몰입하기!
몇 달 전, 유명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동영상이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 까지 늘 스마트폰과 PC로 SNS에 접속하면서 헤어진 여자친구의 일상과 자신의 일상을 비교하며 점점 더 비참해져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타인의 좋은 모습만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고 자학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업무도 사생활도 모두 피폐해져가는 모습이 SNS에 빠져 살고있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큰 공감을 일으킨 것이다. 이웃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공유하면 좋은 정보 등을 올리는게 아니라 타인보다 더 좋은 옷, 좋은 차 그리고 좋은 이성을 만나고 있는 과시와 허세욕에 물들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어쩌면 디지털시대의 교활한 악마나 다름없다. 늘 우리귓가에서 계속 타인과 비교하도록 속삭이고 부추기는 그들의 모습이 쉽게 연상될 정도.
'일상적 스트레스는 보통 특정 목표의 도달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된다. 이런 정의를 고려하면, 디지털 시대에 어떤 차원이 새로이 추가되었는지를 알 것이다.'
책 자연 몰입은 이렇게 스마트폰이나 SNS등으로 부터 받게되는 일상적 스트레스가 우리의 정신적&신체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동식물 그리고 흙 등의 자연은 상처받은 몸과맘을 치유하고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등 좋은 영향만을 내뿜는다고 알려준다. 모르는 바는 아닐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들이 우리에게 이로운지 몰랐다면 정확한 근거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사무실 책상위에 놓여진 작은 식물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고 궁금해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물을 덜주고 벌레가 없는 다육식물을 손쉽게 구하게 되면서 선물로 혹은 직접 사다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작은 식물이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브리즈번에 있는 3개 학구 소속 중학교의 2분의 1에 식물을 배치했다. 그 연구에는 35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그들 모두 선정된 교실에 식물을 배치하기 전과 식물을 배치하고 6주가 지난 후 표준화 학업 검사를 받았다. 식물이 배치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의 수학, 철자, 과학 점수가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
뿐만아니라 식물에서 뿜어지는 좋은 화학물질 및 여러 요인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숲이나 녹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크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좋은 꽃을 만났을 때 역시 우리는 좋은 향기를 온몸에 빨아들이기라도 할 듯 한껏 꽃향기를 들이마시는데 이때 비강을 거쳐 뇌로 들어올 때의 양과 물질의 다양성이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심지어 나무와 식물은 우리 신체기관의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주는 방향성 화학물질까지 분비한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향을 맡고 심호흡을 했던 것이 습관이 아니라 본능과 같은 자연현상 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험 연구에서는 식물의 오일 증기가 뇌 자체의 진정성 화학물질인 GABA(Gamma Amino Butyric Acid)의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기능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우리가 생각하는 식물성 오일의 효과가 의외인 것도 있는데 가령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허브는 로즈마리다. 허브테라피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 로즈마리라는 단어에 친숙한데 실제로는 로즈마리나 레몬 오일과 같은 화학물질은 자극적이고, 정열적이나 유혹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로즈오일 그리고 라벤더가 진정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바로바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깨알팁이 많다는 것이 읽을 수록 기분을 좋게한다. 또 하나 재미는 물론 중요한 사실은 집을 구할 때의 채광을 염두하는 기본적인 사항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전세대란이라는 요즘 반지하의 저렴한 방을 기웃거리며 습해서 안 될 것 같다고는 해도 독특한 구조나 그야말로 가격적인 매력에 혹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이때 창문과 채광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하지가 않다. 특히 남향을 강조하는 것이 조상의 지혜라는 정도로 알았던 것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자면 이미 1800년대 중반에 남향 창문이 학습 속도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실내 공간에 햇빛만 들어와도 직무 만족도, 안녕감, 장기근속 의지가 높아진다. 그것은 조도와 전혀 무관하다.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책을 읽다보면 점점 더 일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자제와 좀 더 자연과 벗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특히 자연하면 떠 오르는 중요한 자연동물이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 개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과의 동거에 대한 물음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오르내린다.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측면, 지금까지 가족으로 살아왔는데 버리라는 것은 생명경시나 다름없다는 등의 찬성의견과 아이를 해칠 수 있고 동물의 털이나 해충등이 아이건강을 망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데 그에 대한 해답또한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동물과의 상호 작용은 대개 자발적 주의와 관련되고 매력적이며 그로 인해 우리의 정신 피로가 줄고 인지가 회복된다. 동물과의 상호작용은 긍정적 사고도 촉진하며, 이후의 인지 수행과 창의성을 극대화한다.'
심지어 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예리한 뇌의 발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하니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동물과의 동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이다. 물론 없던 동물을 키우라는 것도 아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아이가 동물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좀 더 친숙하게 관찰 할 수 있도록 생태활동에 친숙해지면 자발적으로 집중력을 키우고 감각적 기능이 발달할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는 이곳은 블로그며 역시나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놓고 새로운 메세지나 알림이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버릇은 읽기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곁에 두었던 작은 화분이 단순히 눈요기나 인테리어적 효과가 아니라 나의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월든의 소로우처럼 자연으로 돌아가 시골에서 스마트폰을 포기한 상태로 살 순 없겠지만 지인들은 물론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SNS를 탐방하는데 할애하던 시간을 화분, 햇빛, 바람 그리고 흙을 밟는데 사용해야겠다는 실천의지가 생겼다. 더불어 지금 쓰고 있는 리뷰가 자연에 몰입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 자체를 몰랐던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