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노래가 좋아라.

내 가슴을 밀고 가서

어느 이름모를 바닷가에서 혼자 철썩이게 하는

슬픈 노래가 좋아라.

네 눈망울을 풀잎 끝에 맺히게 했다가

문득 뚜욱 떨어지게 하는

슬픈 노래가 좋아라.

버려진 길가에서

마음도 그리움도

벌거숭이로 찬비를 맞게 하는

슬픈 노래가 좋아라.

산 겹겹 달밤 겹겹

외로움도 겹겹 에워싸고 있는

깊은 산골짜기같은

슬픈 노래가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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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니 시원한 디자인의 옷이 많이 눈에 띄네요. 정말이지 희얀한 옷들이 많아요. 이 정도면 얌전한(?) 범주에 속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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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남자 하나가

불행할지도 모르는 여자 하나의 손을 잡고

행불을 가늠할 수 없는 케이블카를 탄다.

사랑은 결코

서로의 삶을 짐지우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 여자가 착지를 꿈꿀 때

한 여자의 불행한 남자는

그 반대 바탕을 마련하고 있으니

사랑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아무 일도 아닌 듯 매서운 몸매로 돌아설 때

삼삼히 눈에 밟히는 불행의 창궐

구경하는 즐거움엔 돈이 들지 않지만

누가 감히 그것을 운명이라 단정지을 수 있을까

다만

그들이 찾는 것이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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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가을이

우리한텐 이별이 왔다.

안녕히

늘 안녕히!

우리는 가난한 연인이나

가진 것 모두 서로 주었기

빈 알몸으로

후회는 없다.

꽃이나 나무나

온갖 식물이 그러하듯

나도

빛나는 사랑의 열매 하나 달고

이 수심 깊은 계절을 견디리라

정녕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던 열정의 시간

보랏빛 추억의 때를

저 높다란

구름선반 위에 갈무리하느니

더욱 넉넉히 허용될

아름다운 날을 향하여

낙엽 쌓인 조롱길 열린다.

가앙 가앙 푸르른

가을 하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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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9 15: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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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도 이별은 있다.

잘 가라는 말없이

깊게도 합장하며 감춘 가슴 밑에

다 버리지 못해

애끊음 맺힌 마음이 있다.

어느 아침나절 갑자기

객승도 처사도 다 떠나가면

정 많은 공양주 할매

산문 밖 멀리 나와 우두커니 보는

산 아래 빈 길은자욱히 안개만 내리고

진달래꽃 산새들 혼잣말 하다가

언제 오실까 우리 스님 손꼽는 가슴까지

이별은 그렇게 웅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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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9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