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남자 하나가

불행할지도 모르는 여자 하나의 손을 잡고

행불을 가늠할 수 없는 케이블카를 탄다.

사랑은 결코

서로의 삶을 짐지우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 여자가 착지를 꿈꿀 때

한 여자의 불행한 남자는

그 반대 바탕을 마련하고 있으니

사랑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아무 일도 아닌 듯 매서운 몸매로 돌아설 때

삼삼히 눈에 밟히는 불행의 창궐

구경하는 즐거움엔 돈이 들지 않지만

누가 감히 그것을 운명이라 단정지을 수 있을까

다만

그들이 찾는 것이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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