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순의 벽으로 밀쳐져 있다. 내속에는 무의 황량하고 차가운 영지가 있다. 나는 생과 세계에 소외감을 느낀다. 옛날에는 자명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은 불가해하고 모순되게만 보인다. 나는 왜 살아내기 위하여 애를 써야 하는가, 알고 싶어 못견디겠다. 생이란 살아질, 지켜나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어떠한 권리로 나는 하나의 생명을 세상으로 보내는가? 십년 후에는 나와 꼭같이 그것은 무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애를 쓴다는 것은 절대로 보람 그것이 아니다. 나느 지금 죽든 20년 후에 죽든 꼭 마찬가지다. 영원한 침묵을 지키는 시공에 비교하면 모든 것은 그렇게도 헛된 일이다. 요컨대 인간의 생은 추구할 만한 게 못된다. 가깝든,멀든 미래에는 죽음이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행동하고 있다. 그것을 회피하고 있다. 모든 것, 모든 다른 것은 끔찍히도 생각하지만 죽음만은 조금도 생각하질 않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인간에게는 타부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서는 미쳐 버릴 것이기 때문에..... 스케줄에 따라 일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연구하고, 사랑하고, 엔죠이하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마치 자기에겐 종말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인간의 생의 방식이란 얼마나 그릇되고 자기 기만인 것인가! 사람은 사고하기 싫어한다. 단지 살고 싶어할 뿐이다. 그가 살고 있다는 육체적 확실성만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사람이 얼굴을 볼 수없는 두 가지가 있으니 태양과 죽음이 그것이다" 라고 한 라 로쉐푸의 말은 정말 옳았다.사람은 순간만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옳지 않을까? 아무 계획도 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살아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망각하도록 모든 수단을 써서 감각을 무디게 해야 할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죽음은 불가피하게 불청객으로 매일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