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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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스페인, 너는 자유다>란 책을 재밌게 읽은 뒤로, 그녀의 여행기는 모조리 챙겨보고 있다. 모든 책이 다 재밌었던 건 아니다. 때로는 부실한 내용에 실망하기도 했으니까. 저자가 여행기를 내려고 작정하고 쓴 책(가령 한 달 정도 속성 여행을 다녀와서 낸 책)은 내용이 부실하고 별로였고(당연한 수순인가) 몇 년 이상 장기 체류를 하면서 쓴 책은 내용이 탄탄하고 재미도 있었다. 이번 여행기도 작정하고 쓴 책이란 사실을 알았기에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남미도 미지의 나라가 아니다. 최근에는 TV <꽃보다청춘> 시리즈에서 페루를 다루면서 더더욱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기존에 나온 여행서 중에는 저자처럼 스페인어에 능숙하고, 또한 현지에 현지인 친구를 두고 있는 작가는 없었다.(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래서인지 그녀의 여행기는 다른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내용들이 숨어있다.

현지인 가이드와 친구가 되어 그가 저자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전통 제사를 치러준다거나, 현지인 친구가 태어났을 때부터 살고 있는 자신의 집에 그녀를 초대한 이야기 등등.

게다가 전작을 읽으면서 과연 사진은 누가 찍어주는 걸까 늘 궁금했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 일본인 전문 사진작가가 동행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기왕이면 책에 글 손미나, 사진 레이나 라고 적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여행기이니 만큼 늘 수록되는 사진의 양도 엄청난데, 아무리 비용을 지불했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사진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전작에 비해 아쉬운 면도 분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그녀의 부지런함과 열정에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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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3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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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여행기 1,2편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손꼽아 기다리던 3권이었는데…. 기쁜 맘에 출퇴근길에 전철에서 읽다가, 그만 눈물을 뚝뚝 떨구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의아하게 쳐다보는데도 눈물이 멈추지를 않아 혼났을 정도.


(스포일러 주의!)

"역대 최악의 도난 사고"란 소제목이 붙은 파트를 읽던 중이다. 여행의 막바지에 배낭을 통째로 도둑맞은 아찔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 저자가 잠시 주문을 하러 간 사이에 그의 배낭을 누군가 통째로 들고 사라진 거다. 맞은편 의자에는 어머니가 계셨지만 눈치조차 채지 못할 정도로 지능적이었던 범인. 만약, 나라면 엄마를 원망하고 무척 화를 냈을 거다. '엄마는 도대체 뭐한 거예요? 배낭 하나 제대로 못 보고….'라고 말했을 확률이 99.99%. 그런 나에게 저자의 반응은 매우 뜻밖이었다.


"엄마가 정신을 좀 제대로 차릴걸! 조금만 조심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어? 엄마 잘못 아닌데……. 도둑놈들의 동작이 워낙 귀신처럼 빨라 엄마는 물론 누구라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엄마, 나였어도 몰랐을 거야. 워낙 번개같이 사라지던데 뭐."

"아니야. 엄마가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가방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긴다. 아우, 정말 엄마는 여행에 도움이 하나도 안 돼. 그치?"

어? 이게 아닌데! 초점이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엄마가 여행에 도움이 안 된다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도난 사실을 깨달았을 때보다 더 당황스럽다. 나는 당장 엄마를 끌고 맥도날드를 벗어난다.

"엄마, 소매치기도 여행의 일부야. 여행을 하다 보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다친 것도 아닌데 뭘. 너무 걱정하지 마!"

(중략)

"엄마, 우리 쇼핑하러 가자."

"이 상황에 무슨 쇼핑이야?"

"엄마 기분 푸셔야지. 다행히 카드는 안 잃어버렸잖아. 여기서 잃어버린 거 다 살 수 있어. 가격도 얼마 안 되니까(이건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 다 다시 사자. 밥도 더 맛있는 거 먹고."

(중략)

"너는 지금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사는데 웃음이 나니?"

"아니, 왜? 울상이었던 엄마 얼굴이 활짝 개어서 좋은데 뭘? 아까 엄마 표정 장난 아니었어!"

"어이구! 이제 쇼핑 그만하고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아들 배고팠는데 그 난리 통에 햄버거도 못 먹었잖아."

"이제야 아들 배고픈 게 생각나셨나 봐? 밥 먹자고 하시는 거 보니 기분 다 풀리셨네."엄마가 피식 웃는다. 이 모습을 봤으니 오늘의 과소비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나는 엄마가 웃는 게 참 좋다.

(p.322~325)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말과 행동. 엄마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시라 권했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 엄마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얼마나 더 철이 들어야 저자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엄마가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나는 엄마를 여행했다. 풍경을 여행 하는 것도, 시간을 여행하는 것도 모두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했지만 엄마를 여행하는 것이 내겐 최고의 여행이었다. 여행을 함께하지 않았다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엄마의 삶을 탐험했다. (중략) 때로는 여행하는 것보다 엄마와 교감하는 시간이 더 재미있고 흥분되었다. 멋진 풍경을 보는 것보다 활짝 웃는 엄마의 얼굴을 보는 게 더 좋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보다 엄마의 박수 소리를 듣는 게 더 좋았다. 그렇게 나는 내가 미처 몰랐던 엄마를 차근차근 여행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p.358)


저자와 어머니의 긴긴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감사했다. 그리고 감히 꿈꿔본다. 엄마와 나의 여행. 우리가 함께 길 위에 서면, 과연 어떤 풍경들이 펼쳐질까.


몇 년 전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갔던 엄마는 함께 하는 2박 3일 내내 웃는 얼굴이었다. 내 평생 본 엄마의 웃음보다 그 3일간 본 엄마의 웃음이 더 크고 많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엄마의 웃는 얼굴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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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최고로 가고픈 곳. 우유니 소금사막. 그곳에 대한 저자와 어머니의 감상을 듣고 나자, 정말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1년 안에 꼭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봐야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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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 Beams at Home
빔스 지음, 김영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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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야말로 창의적인 집들. 사진들. 그러나 우리집에 접목하기엔 너무나 화려하고 창의적. 나에게는 무인양품 같은 분위기가 더 어울린다는 걸 다시금 느낌.

책이 무척 두껍고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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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심플 수납법 - 언제든 손님이 찾아와도 걱정 없는
학연출판사 편집부 엮음, 노경아 옮김 / 북스토리라이프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대대적으로 집을 정리했다. 가구나 가전을 바꿀 여력은 안되어서 택한 것이 소품이었다. 주로 이케아, 한샘의 도움을 빌어 집안 곳곳을 정리했고, 주방정리에는 창신리빙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정말 집안 곳곳이 (특히 베란다실과 주방의 변화가 획기적) 몰라보게 달라져서 무척 흐뭇하다. 만일 집을 치우기 전에 이 책을 보았더라면, 사진 속 집들과 너무나 다른 우리집의 모습에 좌절했을 텐데, 제법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비교하면서 읽으니 재밌었다.


정말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무인양품도 값이 조금만 내리면 내가 애정해줄텐데. 


이케아 심플 수납법 같은 책은 안 나오나? 그런 책도 나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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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사는인생 2022-06-1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케아 카달로그 추천드려요 이케아 카달로그도 은근 재밌어요
 
그날의 파란 하늘 : 바닷마을 다이어리 7 바닷마을 다이어리 7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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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음권이 나오길 애타게 기다렸다가 나오기가 무섭게 구매하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과연 언제쯤 결말이 날까.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내심 끝나지 않았으면 싶은 이상한 마음.


지난 겨울, 기대하고 본 영화는 중간에 졸아버릴 정도로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화책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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