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맙소사! 책을 읽은지는 꽤 지났는데, 깜빡잊고 기록을 안 남기고 말았다. 이거야 원, 올해 몇번째로 읽은책인지 기록해두었어야 했는데.. 아깝게 되었다.

이 책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재미나고, 쉽게 읽히고 머릿속으로 영상이 떠오른다. 그래서 읽다가 자는것도 아쉬워서 새벽까지 읽다가 늦게자곤했다. 그래봤자 2,3일만에 다 읽어버렸지만! :)

이 책의 주인공은 31살. 오은수란 미혼여성이다. 줄거리는 그녀가 31살에서 32살로 넘어가는 시기의 연애담이다. 그녀에게는 유희와 재인이란 역시나 미혼인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다. 한국에서 여전히 '노처녀'취급을 받는 31살의 나이의 그녀가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에는 그 친구들이 큰 의지가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재인이란 친구가 선본지 한달도 안되어 결혼발표를 한다. 상대방은 의사! 확실히 남자의 능력을 최우선조건으로 삼을 나이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두 친구. 그로부터 이들의 방황은 시작된다.

우선 유희란 친구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릴적부터 꿈인 '뮤지컬배우'가 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그리고 무참히 부서진 스무살시절 첫사랑 '고릴라'를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이미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혼남.  이를 어쩌란 말인가. -_-;;

우리들의 주인공. 오은수는 태오라는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다. 연하라 귀엽고, 거기에 때로는 오빠처럼 잘 챙겨주고 배려심도 많은 이 남자. '~했어여'란 글투만 아니라면 정말 더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하남과의 불꽃같은(?) 사랑과 함께 어느날 선을 통해 만난 '김영수'란 남자는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벤처기업 CEO에 인물도 보통. 성격도 보통. 연애상대로는 영~ 재미없지만 결혼상대로는 꽤 안정적인 이 남자. 나이가 꽉 찬 우리들의 주인공. 오은수의 갈등이 시작된다. 캬~아.

마치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 :)

모처럼 실컷 웃은 책

낢이 사는 이야기 - 아침에 일어나면 열두시 ㅣ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지음 / 형설 / 2006년 7월

친구가 학교에서 이 책을 보고 있는데 너무나도 재밌게 읽고 있는 거였다. 연신 "푸하하하-" 웃음을 터트리면서!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그럴까? 싶어서 나도 빌려서 읽어보았는데 왠걸 나도 너무 재미나서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지하철안에서도 연신 킥킥, 큭큭 거려서 옆사람이 힐끗힐끗 쳐다볼 지경.

나랑 동갑내기 지은이는 대학생신분으로 홈페이지와 학보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여대생이다. 일기형식으로 그린 그림이 책으로까지 나오게 되었으니 얼마나 신이 날까? 게다가 이 책의 토대를 제공한 엽기발랄 가족들까지~! 정말 그런 가족들과 함께 산다면 하루하루가 즐겁겠구나 싶어서 내심 부러운 맘이 들었다.

나이도 같고 신분도 같아서인지,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책을 읽고 싶다면 강력 추천~! :)

싸이월드에 대해 모르고 있던 것들

싸이월드는 왜 떴을까? - 사이좋은 사람들의 7가지 성공 방정식
채지형 지음 / 제우미디어 / 2005년 1월

요즘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면 묻는 기본적인 질문중에 하나. "싸이월드 하시죠? 우리, 일촌 맺어요~!"다. 그러면서 싸이월드 주소 교환하고..!

언제부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싸이월드"란 인터넷 사이트가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치인, 연예인등 유명인은 물론, 친구, 가족, 등등 내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짇 싸이월드를 하지 않는 아이들과는 왠지 연락하기도 불편하고 그 아이에 대해 알기도 참 힘들다.

싸이월드에는 개인적인 사진부터 에세이 일기등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널려있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정도 그 사람에 대해 알게된다. 어찌보면 몇번 안 만나본 사람의 경우 만나서 나눈 대화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고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개인적인 공간의 폐해도 많아 사생활 침해, 스토킹등도 발생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내게 아직까지 싸이월드는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은 공간이다.

그런데 이런 싸이월드가 과연 왜 떴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본적은 있어도 누구에게 물어볼 수는 없었는데 이 책이 그런 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싸이월드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그 속에 사람들 이야기, 그들의 꿈과 비전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부터, 싸이월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서 읽다보면 싸이월드에 대해 한걸음 깊이 알게 된다.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퍽 흥미롭게 읽을 듯 싶다.

만화로 쉽게 만나는 미학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1 - 진중권.현태준과 함께 떠나는 원시~근대 미와 예술의 세계
진중권 원작, 현태준 글.그림 / 휴머니스트 / 2006년 6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거니와, 매년 교수님들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교내 독서대회 추천도서라서 아주 익숙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편견에 쉽게 읽게 되지를 않다가 이번에 만화로 나온 책이 있다고 듣고는 읽어보게 되었다.

만화책도 원작처럼 총3권으로 나왔고, 현태준, 이우일, 김태권이 각각 각색하여 그림으로 그렸다.  이중 현태준과 이우일은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여행기>란 책으로 이미 꽤나 익숙했다.

우선 1권을 읽고 난 소감은 만화라서 참 쉽게 읽힌다는 점. - 어찌보면 <먼나라, 이웃나라>와 비슷한 시도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미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역시나 다소 많은 분량을 다룬 책을 만화로 옮기다보니 많은 부분이 축약. 생략되었다는 인상이 들었고, 때문에 원작인 <미학 오디세이>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진중권의 책을 읽으면 이해도 돕고 훨씬 재미날 것 같다. 늘 바라만 보고 감히 읽지 못하던 진중권의 책을 읽고픈 맘을 100% 충전시켜준 고마운 책.

작가들의 방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의 방 - 우리 시대 대표 작가 6인의 책과 서재 이야기
박래부 지음, 안희원 그림, 박신우 사진 / 서해문집 / 2006년 6월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집은 개인서재가 있는 집이다. 방안가득 꽂혀있는 책들을 볼때의 그 기분이란~! 정말이지 그런 방을 갖게 된다면 며칠동안 방안에만 콕 박혀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물론 건강상으로는 안 좋겠지만! 하하.) 그래서 나름대로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내집을 장만하게 되면 다른건 몰라도 거실만큼은 책장으로 둘러쌓인 방으로 만들고 싶다. tv가 놓일 자리에 대신 책장을 짜 맞추고 오디오전축하나 갖추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실컷 책을 읽는 거다.

이 책, <작가의 방>은 나에게 그런 소망을 한층 더 진하게 갖게끔 만들었다. 이문열. 김영하. 강은교. 공지영. 김용택. 신경숙. 한사람 빼고는 다 익숙한 이름이었고, 이 중 3명은 내가 퍽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서 그들의 방을 몰래 엿볼 수 있다는 게 무척 설레였다. 마치 그분들의 방에 직접 초대받아 쭈삣쭈삣거리면서 방안에 한걸음 들어서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사진과 자세한 그림과 도면안내도 맘에 들었고,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의 글도 맘에 들었다. 그 작가에 대해 보다 잘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 친숙한 느낌이 들어왔다. 또한 작가들의 방을 장식하고 있는 책들이 무엇인지 알게됨으로 인해 같은 책을 읽었다는 데 반가움과 아직 못 읽어본 책을 추천받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른 방을 갖고 있는 그들. 그들이 그 방안에서 쓰고 있을 다음 작품도 퍽 기대되고, 앞으로 미래에 내가 갖게될 나의 방도 퍽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