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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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내가 처음 만났던 건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우리반에 책을 굉장히 좋아라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쉬는시간에 너무나도 재밌게 읽기에 궁금한 마음에 빌려서 읽었던 게 시작이었다. 그 후로 반 아이들은 해리포터를 읽은 아이와 안 읽은 아이로 나뉘었고, 우리들은 저마다 다음 시리즈의 내용이 어찌될지 예측하면서 떠들어대곤 했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거듭할 수록 그때 그 아이들도 나이를 먹어 어느새 나는 대학교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다. 열일곱살이 넘어서 어린마법사에게만 걸 수 있는 추적마법에서 해방되고, 두들리 가족과 작별을 하게 된 해리포터처럼 나도 어느새 내가 내 스스로에게 책임을 져야할 어른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일까? 예전에는 다음 시리즈가 나오기가 무섭게 책을 사서 밤을 새워 다 읽어댔고, 다음권을 기다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왠지 마지막이란 말 때문인지 선뜻 책을 손에 들지 못하고 있다. 바라만 보고, 쓰다듬기만 하고 금세 다 읽어버리면 이게 마지막이란 사실에 무척 아쉬울 것 같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다시 어린날, 교복입고 깔깔거리던 학창시절로 돌아갈 수 없듯이 해리포터도 이젠 더이상 호그와트의 어린 소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는 것 같아서.. 하지만 왠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만은 언제나 그렇게 늘 서로를 위하고 바라고 의지가 되는 좋은 친구들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것 같다.

여하튼 예약판매로 구입했던 해리포터 시리즈 중 이제 막 1권을 다 읽었다. 무척 재밌었고 여러번 가슴졸이고 또 미소짓게 되었지만 선뜻 2권을 손에 못 들고 바라만 보고 있다.

올 겨울에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처음부터 쭉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기분이다. 아! 그리고 아직 영화가 남아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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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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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난 소년 이스마엘.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엄마 아빠와 형과 함께 아무 걱정없이 살아가던 이 소년에게 전쟁은 먼 남의 일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이웃마을에 살고 계신 할머니 댁에 형이랑 다니러 갔다가 그만 반군들에 의해 원래 자신들의 마을이 습격을 당하고 만다. 이스마엘과 형은 이웃마을에 있어서 운 좋게 목숨을 건졌지만 부모님들의 생사는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부모님과 어린 동생들을 찾아 원래 마을로 돌아가려고 했다가 오히려 죽을 고비만 넘긴 이 소년들은 하는 수 없이 어서 반군들이 물러나기만 기다리면서 이웃마을에 거하게 된다. 그러나 반군들은 소년들이 있는 마을까지 침범해 오고, 결국 이들은 또 다시 이웃마을로 정처없는 걸음을 걷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길은 반군들이 활발히 활동함에 따라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이 이어진다. 그 사이 이들은 너무나 많은 죽음과 시체들을 보면서 점점 황폐해져 간다. 친구와 가족들이 눈앞에서 죽어가고, 사람들의 육체가 쪼개진 모습을 하루에도 몇번씩 봐야만 했으니 그 아이들의 정신적인 충격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다 이들은 정부군이 점령한 마을에 도착하게 되고, 안심을 하지만 그마저 정부군이 반군에 밀리면서 군인이 부족하게 되어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살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게 된다. 자신보다 무거운 총을 들고 낑낑거리다가 죽기도 하고, 그런 친구를 보고 살고 싶어 무작정 사격을 하는 아이들. 이스마엘도 그렇게 살아남았다. 살기 위해서는 적을 죽여야만 했고, 그 적도 자신들처럼 강제로 소년군이 된 친구들이었다. 학교에 다녔으면 그저 같이 공부하고 장난치고 노래했을 아이들이 서로 총을 들고 대치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이스마엘은 유엔의 도움으로 다행히 소년군에서 해방되어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재활훈련을 거쳐 다시 아이로 돌아온다. 그 재활과정은 얼마나 혹독했던지, 이미 마약과 담배에 중독된 아이들, 남을 죽이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이스마엘은 그마저도 씩씩하게 이겨냈다. 그리고 시에라리온 청소년을 대표하여 미국에 가서 전세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 나라의 현실에 대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 소년도 다른 친구들 처럼 평화롭게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기나긴 전쟁은 결국 수도 프리타운까지 점령하고,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이스마엘을 사랑으로 품어주신 삼촌마저 죽고 만다. 그리고 결국 이스마엘은 살기 위해, 소년군이 아니라 그냥 소년 이스마엘로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다.

그래도 어쩌면 영어를 잘해서 시에라리온 대표로 미국에 갈 수 있었던 이스마엘은,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들이 양부모가 되어 주어서 미국에서 남은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그는 운이 좋았는 지도 모른다. 여전히 시에라리온과 아프리카 곳곳에는 원치 않는 군사가 되어 총을 들고 마약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소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책을 읽고 지구상 반대편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 그들에게 퍽 미안해졌다. 전쟁영화나 전쟁게임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액션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멋있다고만 생각했을 뿐 그 안에서 아파할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게 참 미안해졌다.

결국 이스마엘은 집에 갈 수 있었지만, 아직도 집으로 가는 길 위에서 헤매고 있는 어린 영혼들이 너무나 많다. 간신히 살아남아 재활훈련을 받아 새롭게 태어나도 사람들의 무서워하는 표정과 기피하는 행동에 상처를 받은 그들은 도로 전쟁터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자신들이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장소는 이제 전쟁터밖에 없기에.... 실은 그동안 나도 소년병을 조금은 무서워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들과 혹시라도 만날 기회가 되면 정말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 더이상 자책하지도 말고 아파하지도 말라고 말이다.

우리가 그들을 아프게 하지 않아도 그들은 충분히 아프다. 평생 갖고 가야할 깊은 상처와 전쟁의 기억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괴로울 것이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그들을 꼭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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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기적을 만나라 - 독일의 성자 안젤름 그륀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
안젤름 그륀 지음, 전옥례 옮김 / 마음의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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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름 그륀 신부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독일에서 무척 유명한 신부님이라고 하고, 책도 여러권 발표해서 큰 인기를 끄셨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이해인 수녀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 무척 쉽게 읽히고, 그러면서도 마음을 쨍-하고 울리는 것에 비해, 안젤름 그륀 신부님의 책은 번역이 문제인지 몰라도 왠지 어렵고 지루하게 읽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솔직히 이번 책도 별 기대없이 펼쳐 들었는데, 왠걸? 어찌나 조목조목 할아버지 신부님이 들려주시는 말투인지 술술 쉽게 읽을 수 있었다.(역시나 외서는 번역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게다가 마음의 고향을 느끼는 법, 증오를 웃어 넘기는 법, 달팽이처럼 느리게 살아가는 법, 현재를 즐기는 법, 마음속 나와 만나는 법 등 하나하나 이야기들이 깊은 성찰을 담고 있어서 감히 쉽게 넘기지 못하고 매번 책을 덮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만들어 주었다.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읽으면서 깊이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 누군가와 책을 읽고 느낀 감상들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지루한 출퇴근 길 모처럼 따뜻한 책을 만나서 며칠간 마음이 퍽 따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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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 - 마법의 재테크
우제용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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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했던 분께 이 책을 선물받고, 전철을 타고 오가면서 야금야금 읽어보았다.
시장에서 콩나물을 팔아서 부자가 되어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할머니께 인생의 큰 지혜를 배우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복리'가 무엇인지, 제목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나같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하루라도 빨리 저축을 시작해야겠다는 거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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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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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표지의 그림보다는 광고에 나온 귀여운 아가의 사진이 더 맘에 들었다. 어쩜 이렇게 귀엽게 생긴 아이가 다 있을까? 싶었는데... 자폐증에 걸렸다니 마음 한켠이 찡했다.

이 책의 저자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서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게 되고 말았다. 삼십대 초반에 닥친 불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인과는 이혼을 해야 했고, 누이는 일찍이 세상을 등졌다. 거기다가 딸아이가 낳은 손주는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다. 어렵게 공부해서 심리학 의사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손자 샘이 한살 두살 자라갈 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끝까지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해주고픈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훗날 사랑하게 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는 차분히 들려주고 있다. 읽는 내내 저자의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 마음이 참 편안했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저자의 글투상의 특징인지 같은 말이 반복적으로 나와서 읽을 때 좀 걸리적거리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정도는 눈감아줄 만큼 내용이 퍽 깊고 따뜻하다. 정말 오랜만에 별 다섯개로는 부족한 느낌이 드는 기분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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