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제1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조영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올해 제 11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후 한겨레문학상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 우리학교 선배의 작품이라 더더욱 관심이 갔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성장소설이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이 책은 엄마, 아빠,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형과 살고 있는 '나(상진)'의 이야기다. '나'의 아버지는 원래 건물을 폭발시키는 일을 하시다가 사고로 다리에 철심을 박게 되고 그 후 일자리를 잃고 집에 계시게 된다. 엄마는 원래 트럭으로 짐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셨는데, 겨울에는 일이 없어서 포장마차를 하게 된다. 그리고 형은 원래 특수학교에 다니다가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시면서 그냥 집에 있는 상태고, '나'는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상진이네 가족은 청운연립이라는 연립주택 옥상에 무허가 옥탑방에서 살고 있으며, 옥상가운데는 노란색 물탱크가 있다. 상진은 그 물탱크게 자신의 심정을 적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상진은 청운연립 1층에 살고 있는 또래보다 발육상태가 좋은 소연이란 아이를 몰래 좋아하기도 하고, 마을 약수터길에 판자집을 짓고 살고 있는 전인슈타인이란 노인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책의 내용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고, 각각의 소제목도 참 마음에 들었다.
'나는 여우에게서 쓸쓸함을 배웠다.어른들 호주머니에는 사탕이 하나씩 들었다. 닭똥집이 야채와 김치를 만났을 때, 딸기우유와 크림빵 사이, 세상은 지금 해체중이다, 차 안에 여우가 타고 있어요.'
어른들은 때로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이들만큼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존재가 있을까? 왜 우리들은 어릴적에 그토록 엄마, 아빠를 원망하고 이해못하고 그랬으면서 어른이 되어 엄마, 아빠가 되면 다시 우리들 엄마, 아빠의 모습이 되는 건지...
상진이가 무럭무럭 씩씩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꼭 무엇이 되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진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한가지쯤은 꼭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