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삼촌이 오래전에 얘기했듯이, 대화는 누군가와 함께 공던지기 놀이를 하는 것이나 같다 .쓸 만한 상대방은 공이 글러브 안으로 곧장 들어오도록 던짐으로써 여간해서는 놓치지 않게 하고 그가 받는 쪽일 때에는 자기에게도 던져진 모든 공을, 아무리 서툴게 잘못 던져진 것일지라도, 능숙하게 다 잡아낸다. (중략)
뿐만 아니라 그녀는 기술이 정말 뛰어나서 내가 공을 잘못 던질 때마다 일부러 그랬던 것인 양, 순전히 게임을 좀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의도로 그랬던 것인 양 느끼게 해주었다. 그녀 덕분에 나는 나 자신을 실제의 나보다 더 낫게 보았고, 그 때문에 자신감이 생겨서 다음에는 그녀에게 좀더 받기 쉬운 곳을 던져 줄 수 있었다. 달리 말해서 나는 그녀에게라기보다 나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던 것인데, 그 즐거움은 내가 오랫동안 경험해보았던 어떤 즐거움 보다도 더 컸다. -136-1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