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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연이다 - 귀농 부부 장영란·김광화의 아이와 함께 크는 교육 이야기
장영란.김광화 지음 / 돌베개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 이맘때 쯤이었나? 한창 "귀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 정말,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작은 밭 한뙈기라도 장만해서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아볼까? 하고... 아직도 그런 마음이 종종 들곤 하지만, 일단은 나중에 좀더 나이가 들고, 삶에 연륜이 쌓이면 내려가자고 다독이고 있었는데, 이 책이 또 내 마음에 불을 당겼다.
이 책에 나오는 부부는 큰 딸이 초등학교 고학년일 무렵(정확지는 않음.;) 농촌으로 돌아간다. 그 전에 간디공동체에도 들어가보고, 그곳에서 교사도 해 보았지만, 결국에는 완전한 농촌을 찾아 지금 살고 있는 마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나이터울이 제법 나는 큰딸과 작은 아들을 키우면서 네 가족이 농촌에 녹아 살고 있는 이야기다. 챕터별로 아빠가 쓴 이야기, 엄마가 쓴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며, 아빠가 쓴 이야기는 인터뷰 형식이나 대화체가 많다. 아이들은 각기 스스로 지은, 탱이와 상상이란 이름으로 불리우며, 스스로 선택하여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으레 하기 마련인 검정고시 공부나 수능 공부를 아이들은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묵묵히 할 뿐이다. 책을 읽기도 하고, 손수 서까레를 얹어 집을 지어 보기도 하고, 멀리 여행을 다녀 오기도 하고, 태극권등을 배워 몸과 마음을 단련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거냐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이들 가족은 걱정하지 않는다. 자연의 흐름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이들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이 사회의 편견에 사로잡힌 것인지) 아이들이 학교에 안 다녀도 되나?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다.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좋은 것들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똥누고 싶을 때 아무때고 똥눌 수 있고,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아이들의 삶은 정말이지 부러웠다. 우리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쉬는시간 10분동안에 똥을 누고 돌아와야 하는 삶을 살지 않았나? 생리적인 현상마저 모든 인간들이 똑같이 맞춰야만 하는 획일화된 사회에서 이 아이들은 진정 자유로워 보였다.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아이들은 농촌에서 자라야 한다!"는 나의 생각에 믿음이 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