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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 - 나와 너를 잃지 않는 동행의 기술
카트린 지타 지음, 배명자 옮김 / 책세상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를 무척 재밌게 읽었던 나는, 설레는 맘으로 이 책을 펼쳤다. 전작을 읽고 난 후로도 난 여전히 혼자 하는 여행보다는 함께 하는 여행을 주로 한다. 매번 ‘다음번 여행이야말로, 혼자!’ 라고 결심하지만, 매번 나의 여행 계획은 ‘누구와 같이’ 가느냐를 먼저 정한 뒤에 시작하니, 당분간 혼자 가는 여행은 쉽지 않을 듯싶다.
내가 혼자 여행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함께 여행했던 이들이 다들 너무나도 좋은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작년에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왜 친구와 멀어진다는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사소한 갈등이 크게 번졌고, 서로 불편한 맘으로 내내 함께 있자니, 이게 여행인지, 고행길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다행히 마지막에 화해를 잘 하고 돌아와서 여전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당시 생각만 하면 아찔하여 이 친구와 계속 화목하게 지내려면, 앞으로 여행만은 같이 가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만약 이 책을 먼저 읽고 친구와 여행을 떠났다면 어땠을까, 란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함께하는 휴가에서 하나가 되는 동시에 나 자신으로 여행을 즐기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나는 가장 먼저 유머를 추천한다. (중략) 물론 유머 외에도 준비물은 많다. 함께하는 여행에 대한 관심, 동행인에 대한 진심 어린 감정 표현도 잊지 말자.(p.97)
유머와, 동행인에 대한 진심 어린 감정 표현. 나에게는 그 두 가지가 모두 빠져있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여행 내내 불편한 맘으로도 잠시도 떨어지는 것을 피했는데, 하루라도 각자만의 시간을 보냈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도 든다.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보부아르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개성과 행복을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되 그 누구와도 다르게 사는 고유한 삶에 행복이 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에 자신의 개성을 의식해야 한다. 왜 많은 가능성을 앞에 두고 갑갑한 코르셋에 몸을 밀어 넣으려 하는가? 함께 여행한다고 해서 여행 내내 동행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니다. 얼마든지 각자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도 된다. 오히려 각자 원하는 여행을 하고 나면 일행을 더 반갑게 맞이할 수 있다. (중략) 여행지에서까지 개성 없이 정해진 일정을 따라야 한다면 여행은 당연히 지루할 수밖에 없다.
(p.27)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시기심이다. 내가 얻지 못한 행복을 타인이 누리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마음에는 이따금 시기심이라는 감정이 싹튼다. 영혼을 갉아먹는 파괴적인 감정, 당신과 나의 삶에는 전혀 필요 없는 감정이다. 시기심이 생긴다 싶으면 바로 시선을 돌리자. 현명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야할 길에만 시선을 둔다. 자신의 인생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 (p.32)
결국 행복의 원천은 좋은 친구와 화목한 가정이다. 안정이 보장된 일상에서도, 선진화된 경제체제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빈곤층을 벗어난 상태라면 수입과 행복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선순위를 바꿔 월급보다는 친구 관계에 좀 더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p.88~89)
참 감사하게도, 나에게는 먼 미래를 함께 걸어가고픈 좋은 벗들이 많이 있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나의 미래가 조금은 더 기대된다.
"같이 갈래요?" 예전에는 청혼할 때 흔히 이런 말을 쓰곤 했다. 이보다 더 시적이고 철학적인 청혼은 없을 것이다. 동행의 이유도, 목적지도 드러나지 않는 소박한 질문, 삶의 여정을 함께 하자는 수줍은 제안만 있다. 함께 걷는 것은 부부가 바라는 행복이다. "우리 함께, 미래로 같이 갈래요?" 물론 이때 가장 좋은 대답은 긍정의 끄덕임이다.(p.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