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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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p.182)

오래전 하루키의 <먼 북소리>란 에세이를 샀다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엔 다 못 읽고, (아마도 알라딘 헌책방에) 팔아버렸다. 너무 오래전 여행담이라 그런지, 유독 그 책은 잘 읽히지를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고작 그 한권으로) 그만 나는, 나와 하루키의 여행담은 잘 안 맞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 말았다. 이 책은 정말이지 술술 읽혔고, 퍽 재밌었고,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었으니까.(솔직히 말하면 세 번째 이유는 거짓말이다. 나는 늘 여행을 떠나고 싶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낀 사실은 하루키와 내가 은근히 공통점이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 마라톤을 좋아한다거나, 재즈음악을 좋아한다거나, 야구 관람을 좋아한다거나.

 

 이 책의 제목인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본문에도 썼듯이, 경유지인 하노이에서 만난 한 베트남 사람이 라오스로 향하는 내게 했던 질문입니다. 베트남에는 없고, 라오스에 있는 것이 대체 뭐냐고 말이죠.

그 질문에 나도 한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라오스에 뭐가 있다는 걸까? 그런데 막상 가보니 라오스에는 라오스에만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소리죠. 여행이란 그런 겁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 보세요.(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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