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 이제 복잡함과의 결별이 필요할 때
정은길 지음 / 다산3.0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첫 배낭여행을 떠날 때 내 짐은 35리터 작은 가방에 맞춰져있었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른 풍경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 시절의 난 무척 행복했던 것 같다. 어찌나 현지인처럼 하고 다녔는지 현지인들이 나에게 자꾸만 길을 물어 난감했던 기억이 가득하다.

최근 여행을 떠났을 때, 현지인들이 나에게 길을 묻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동네방네 여행객 티를 내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저자가 누군가가 매일매일 입을 옷까지 코디해둔 여행수첩을 보고 뜨악해 하는 장면에서 매우 뜨끔했다. 나의 여행수첩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날의 코디와 동선, 들를 음식점, 식당까지. 모두 완비되어야만 떠나게 된 나.

어쩌면 그 옛날 별다른 계획 없이 훌쩍 여행을 떠나 현지인들이 소개해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추천해주는 코스로 여행하던 시절이 진짜 쉼을 위해 떠난 여행이 아니었을까.

단순한 여행기를 기대했는데, 이 책에는 여행에 대한 내용보다는, 여행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가득 담겨있다. 여행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추천. 나처럼 제목만 보고 여행기를 기대했던 사람은 실망할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