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상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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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한창 MBC <느낌표>란 프로에서 "책을 읽읍시다!"란 코너를 통해 소개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다. 왠지 그 당시에는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어렵고 해서 읽게 되지를 않다가, 이번에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읽어보게 되었다. ^^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을 감독한 임상수감독의 차기작으로, 주인공 오현우와 한윤희 역에는 각각 지진희와 염정아가 캐스팅 되었다.  3월말까지 촬영하여 올 하반기에 개봉예정인 이 영화. 2006. 기대되는 영화중 하나다. ^^

주연
지진희 :  오현우 역
염정아 :  한윤희 역
연출 부문
임상수 감독
각본 부문
황석영 원작

나로써는 제목만 보고는 성장소설이나 뭐, 그런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나의 상상을 뒤 엎은 이 소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세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어쩌면, 작가 자신과 우리들의 생각을 대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오현우>는 박정희시절, 민주화를 외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여 모두다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보겠다며 데모를 하다가, 여기저기 도망다니는 신세가 된다. 그 와중에 만난 한윤희란 교사와 도피생활을 하면서 사랑에 빠지나, 오현우는 결국 잡혀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다. 한윤희는 오현우와 갈뫼란 마을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은결"이란 딸아이를 낳았으나, 그후 딸아이는 동생 정희의 호적에 입적시킨채, 홀로 독일 베를린으로 유학을 가 전공인 미술공부를 계속하게되고, 그 와중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후 귀국한 한윤희는 암에 걸려 세상을 등지고, 그 후 몇년뒤 드디어 오현우는 감옥에서 나온다. 너무 오랜시간 감방에 갇혀 있었기에 바깥세상의 변화가 낯설기만 한 오현우는 한윤희와의 기억을 더듬어 갈뫼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지난 20여년간 한윤희가 남겨둔, 바깥세상에서의 한윤희 삶의 기억을 따라가게 된다.

나로써는 항상 5.18을 겪은 소위 386세대의 삶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이 책도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 시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여 감옥에 투옥된 이들이 옳았던 것일까? 물론,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더 오랜 시간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로 인하여 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물론, 그 고통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민주화가 정착되지 못한 독재정부의 탓이었지만..) 그리고 그 시절. 집안형편때문에 연로하신 부모님과 어린 동생들 때문에 친구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공부만 하여서 지금 현재 사회에서 어느정도 자리잡고 살아가는 386세대는 그럼, 과연 잘못한 것일까? 데모를 하고 학생운동을 한 이들은 그때 그시절 공부만 한 이들을 과연 비판해도 되는 걸까?

언젠가 우리 교수님께서도 내가 만일 그시절. 공부를 하지 않고, 학생운동을 했다면, 지금 이자리에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다른 것보다 공부하는 것이 너무 좋았고, 그래서 공부를 하느라 데모를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친구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 류시화씨의 글중에서도 언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서울에서 친구들은 데모다 뭐다 정신없을때 나는 시골 어느 한적한 마을 초야에 묻혀 <장자>을 읽으며 방학을 보냈다고...

그냥 소설로 읽으면 될것을, 내가 너무 돌아가면서 어렵게 읽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먼 과거도 아닌, 현대사에 대해서는 뭐라고 정의를 내리거나 내 생각을 정리하기가 너무 어렵다. 세상은 자꾸만 변하고 있고, 그 세상을 따라잡기에 내가 아는 지식은 너무 편협하다. 아무래도 책을 좀 더 많이 깊이있게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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