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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위로다 - 명화에서 찾은 삶의 가치, 그리고 살아갈 용기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우연히 작가가 연재하는 그림 관련 글을 보고, '아, 이런 그림도 있었구나!'하고 감탄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책에서 표지로 쓰인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었다. 학창시절 미술을 무척 좋아했고, 중학교때는 미술선생님이 집에 전화까지 걸어서 '이 아이는 꼭 미술공부를 시켜주세요!'라고 말하게 만들었던 나였지만, 그 후로 미술은 점점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어린 마음에도 '미술은 돈이 많이 든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내심 관심없는 척 말했지만, 실은 내 안의 아주 깊은 곳에서는 미술에 대한 갈망이 남아있긴 했었다.
그후 고등학교 시절에는 말리려고 창가에 세워둔 유화 풍경화를 보고,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대체 저 그림은 누가 그린거니?'라고 물으시기도 했고, 내가 그린 정물화는 유일하게 미술반이 아닌 문과반 아이의 작품으로 교내 축제때 전시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점점 미술은 나에게 잊혀져갔다. 대학교때 교양으로 들은 현대 미술 관련 수업이 내가 접한 마지막 미술 관련 교육이었다.
그 후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며 잠시 뭉클했던 마음이, 지금 작가의 <그림은 위로다>란 책을 읽으며 다시금 꿈틀, 움직인다. 얼마전 오래된 친구 셋이 모여 밤늦도록 수다를 떨었는데, 당시 직장내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는 내게 친구들은 각기 다른 조언을 해주었었다.
한 친구는 내게 '아무개야. 너는 꿈이 뭐니? 나는 네가 어떤 일을 하건, 어떤 삶을 살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주었고
또 다른 친구는 '아무개야. 우리 나이가 이제는 추상적인 꿈을 쫓을 때가 아니야. 어느 일이건 힘든일은 없어. 지금 직장 나쁘지 않으니 그냥 참고 다니면서, 퇴근 후에 이직할 준비나 하면서 공부를 하는 건 어떠니?'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각기 다른 조언을 해준 두 친구의 삶도 조언만큼이나 다르다. 두 친구 모두 '꿈'을 쫓아 살고 있지만, 그 꿈의 성격이 무척 다르니까. (만약 우리가 학창시절 만나지 않고, 요즘에 만났다면-아니, 과연 그랬다면 셋이 만날 수가 있었을까 - 우리는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나도 올해야말로, 더 늦기 전에 다시금 붓을 잡아보고자 한다. 40대에 증권거래소를 박차고 그림을 시작한 고갱과, 70대에 그림을 시작한 모지스 할머니가 나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