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존에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다 보면 항상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결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에코씨와 사쿠짱 같은 사이라면, 정말이지 결혼을 해도 괜찮겠노라고.

사쿠짱은 미대를 나왔지만,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구두를 수선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 직업 덕분에 치에코씨와 만나게 되긴 했지만- 치에코씨의 구두를 수선해주다가 사랑이 싹텄던 것이다) 반면 치에코씨는 비서로 일하고 있다.

어느날 치에코씨는 사쿠짱에게 묻는다. 전공을 살려서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때? 하지만 사쿠짱은 대답한다. 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좋다고. 치에코 씨는 그 대답에 왠지 안심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던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내가 치에코씨였다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구두수선을 직업으로 삼은 사쿠짱과는 결혼은커녕 데이트도 아마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또 한가지 부러웠던 점은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었다. 해마다 신정이 되면 부부는 각자 본가로 간다. 명절에라도 각자 집에서 편하게 보내자는 뜻에서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규칙이다. 아이가 없기에 가능하기도 했겠으나, 양쪽 부모님의 지지가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규칙.

 

매일매일 각자 겪은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가끔은 외식을 하고, 서로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를 잘 알고 이해하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친구. 나의 사쿠짱은 과연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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