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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면 안 되나요?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역자후기를 읽어서이기도 했고, 책을 읽으면서 궁금하기도 했어서 책을 다 읽고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있어서 찡하고 짠하고 뭉클한 순간은 과연 언제인걸까.
중년의 남성이 문을 잡아줄 때(젊은이가 잡아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젊은이가 잡아줄때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다. 저런 분의 와이프라면 정말 행복하겠군, 그런 생각이 들고 마니까.)
아, 그러고보니 내 평생에 가장 뭉클했던 순간은 바로 이 때다. 어느날 전철에서였다. 나는 굉장히 감동적인 책을 읽고 있었고(안타깝게도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 전철에서 펑펑 울고 말았다. 그러자 내 옆에 앉아있던 남성이 내리기 직전에 내게 슬며시 휴대용 포켓 휴지를 통째로 건내고 전철에서 내렸다. 금방 내려버려서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했고, 정황상 그는 내가 정말 뭔가에 슬퍼서 울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그 순간 정말 뭉클했었다.
그 밖에도 소소한 뭉클했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참 행복했다.
지루했던 내 삶이 곳곳에 뭉클한 순간들이 가득한 소중한 시간들로 바뀐 기분.
언젠가 마스다미리가 사인회를 한다면 꼭 찾아가고 싶다. 나를 뭉클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꼭 인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