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면 그녀는 : 바닷마을 다이어리 6 바닷마을 다이어리 6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바닷마을 다이어리>속 스즈와 후타는 중학생이다. 스즈의 최대 고민은 고등학교 입시.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할지로 스즈는 지금 매우 혼란스럽다.

중학생 시절 나에겐 최대 고민이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어른이 되어도 계속 종이인형이 갖고 싶으면 어쩌지?' 하는 거였고, 또 하나는 '계속 만화가 보고 싶으면 어쩌지?' 하는 거였다.

중학생 때만 해도 이미 종이인형 따위를 갖고 노는 친구는 주변에 없었다. 나는 문방구에 갈 때면 늘 누가 볼새라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일부러 '동생 주려고요.'라고 외치면서 종이인형을 사오곤 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어느새 종이인형은 내 관심에서 멀어져갔다(라고 쓰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도 아까워서 자르지도 않고 간직하고 있는 종이인형이 있구나. 나에겐.)

만화책도 용케 이젠 멀리할 수 있게 되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만나고 말았다.

심지어 요샌 긴축재정에 들어가서 일반책도 잘 구입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은 덜컥 구입하고 말았다. 6권을 읽으면서 느낀 건 최소 10권은 넘기겠구나 하는 것이다. 연재가 끝나면 무척 아쉬울 것 같지만, 다음권이 나오길 기다리는 세월도 못 견딜 것 같으니 사람 마음이 참.

 

중학생 때 고민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난 한참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종이인형을 좋아하고(갖고 놀지는 않지만,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만화책을 즐겨본다. 그런데 그렇다고 무슨 문제가 있나 생각해보면 별 문제는 없다.

 

스즈는 과연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될까. 후타와 스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어쩌면 작가도 아직 고민중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외에 스즈에게는 숨겨진 고민이 또 하나 있다. 그건 자신의 출생에 대한 것. 자신의 탄생이 누군가에겐 슬픔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스즈를 몹시 괴롭게 만든다. 그런데 후타는 그런 스즈에게 말해주었다. "네가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물론 이번권인 6권에서 나온 대사는 아니다)

어쩌면 작가는 스즈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 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후타의 입을 빌어 '그래도 우리는 네가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입시에 관한 고민은 언젠가는 해결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를 선택함과 동시에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자신의 출생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스즈가 평생 갖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 마음이 홀가분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아닐 것이다. 이미 벌어진 과거의 사건을 덮어버리는 건 불가능하니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고민들 중에도 어쩌면 평생 해결되지 않을 고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설령 그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아마 (그런대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고민 자체를 포용할 수 있는 더 큰 어른이 되어서.   

 

4월이 오면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바닷마을 다이어리 7권도 그럼 내년 4월에는 나올라나? 스즈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리고 다른 등장인물들에겐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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