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어느 여배우의 인터뷰에서 인상깊었던 말이 생각난다. 독신주의라고 내내 말했던 그녀의 깜짝 결혼발표에 다들 의아해하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었다. "이 사람이라면, 결혼이란 거 해봐도 좋겠다. 정도가 아니었어요. 이 사람이라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만해, 라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아쉽게도 몇년 후 그녀는 이혼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이혼을 해야만해, 라는 마음이 들었던걸까)

 

참 뜬금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는 '도쿄에 가야만해!' 라고 생각했다. 홍수에 지진에, 방사능까지. 여러가지 악제가 겹쳐서 아마 내 생애 갈 일이 없을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일본의 거리를, 서점을, 작은 가게들을 직접 방문해보고픈 맘이 걱정하는 맘보다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 보았지만, 이 책처럼 생각지도 못한 관찰자가 나오는 책은 처음이었다. (이미 많은데 그런 류의 책이 유독 내 손에만 안 걸렸는지도 모르겠으나)

매 챕터마다 화자가 달라지는데, 첫번째 장에서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화자에 깜짝 놀랐고, 두번째 장부터는 내심 마음속으로 화자를 유추해보았으나 매번 틀리고 말았다. 하긴, 난 주인공이 앞을 못 본다는 사실도 한참 후에야 알았으니.. 점자책 이야기가 나올때까지 전혀 몰랐으니 나도 참 어지간히 둔하다.

그런데 내 권유로 책을 읽게된 친구는 조금만 읽고는 대번에  "혹시 주인공, 앞을 못 봐?'라고 질문해서 깜짝 놀랐다.

 

9월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이 맞는지, 이달에 읽는 책은 죄다 주변에 소문내고 싶은 책 투성이다. 좋은 책이 많아 행복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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