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쁨
아베 피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 나는 일부 캐나다 성직자들의 호화로운 생활과 고위 성직자들이 리무진을 타고 오는 걸 보고서 놀랐었다. 나는 일어나서 자신의 양심을 속이러 온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류와 교회가 겪고 있는 불행의 일부는, 부유한 신자들이 성직자들에게 자신들과 비슷한 생활조건을 보장해줌으로써 복음서의 어떤 글들이 절대로 자신들에게 설교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술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지 않습니까?"(p.170~171)

 

 

영생은 죽음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타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공감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자신에 만족한 채 매일매일을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 바로 현재의 삶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p.227)

 

내가 아는 한 목사님은 팔복에 관한 말씀만으로 몇달 동안 설교를 하셨다. 매주 같은 구절로 말씀을 전해주셨는데도 매주 전하는 메시지가 달라서 굉장히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결국 그 분은 평온한 생활을 다 내려놓고 은퇴할 나이에 가난한 나라에 선교사로 다시 나가셨다.

 

언젠가부터 나는 안온한 생활에 젖어있고, 저축(물론 필요한 것이지만)을 하느라 전전긍긍한다.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을 생각하며 커피 한잔에도 벌벌떨던 내가 체인점의 비싼 커피를 마시며 친구와 담소를 나눈다. 물론, 감사하게도 여전히 월급의 일부는 기부를 하고 있지만. (아주 가끔은 이 돈을 일단 모으고, 더 부유해진 뒤에 기부할까?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의 꿈 중 하나가 매달 수입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이었기에 이건 절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참 다행이다. )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오면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비싼 옷을 살때도,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아니었다. 그 옛날 몽골로 봉사활동을 갔을때,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고, 옷도 맨날 똑같은 것만 입으면서도 그 때 나는 평생 가장 행복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내려놓고 그렇게 훌쩍 어딘가로 떠나 누군가를 대가없이 도울 수 있다면, 그런 용기를 낼 수만 있다면 나는 분명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텐데. 용기가 없다.

 

그런데 이 책이 그런 나에게 조금은 용기를 심어주었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다시 행복해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