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날들 -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시간
김신회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이 가고 싶긴 한가보다. 요근래 읽는 책은 죄다 여행에세이. 어제오늘 이틀간 출퇴근 길에만 벌써 3권째 다 읽었다. 당장 몸은 여행을 떠날 수 없으니 마음이라도 여행지에 가있고 싶은 건지도.

 

 

나이가 들수록 여행을 가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두려움'이다. 돈도, 시간도, 그 무엇도 아닌 '용기'의 부재. 아직 싱글이고, 적어도 살아있는 날 중엔 가장 젊고 싱싱한 오늘이야 말고 여행을 가기에 최적의 날 아니겠는가. 꼭 유럽이나 미국 등 물가가 비싼 국가를 고집하지만 않는다면, 돈도 문제가 될 건 아니다. 당장 비행기표를 살 돈만 있으면 떠날 수 있지 않은가.

막상 내 발목을 붙잡는 건 항상 두려움이다. 막상 떠났는데, 그렇게 신나지 않으면 어쩌지? 돌아와서 다시 취업이 안 되면 어쩌지? 이미 늦긴 했지만 그러다 영영 혼기를 놓쳐버리면 어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 앞에서 나는 오늘도 기권을 선언하고 기껏 남의 여행담만 부러운 시선으로 따라다니고 있다.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라고 ‘수짱’-마스다 미리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말했었다. 지금 노후 대비를 위해 보험을 납입하고, 저축을 하고 열심히 일하고……. 미래의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현재의 내가 너무 불행하다. 이러다 당장 죽어버리면, 보험금도 저축도 써보지도 못 할텐데……. 혹자는 말한다. 노후에 여행을 다니면 되고,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노후에도 내가 지금처럼 건강하리란 보장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왕이면 지금 여행을 해서 그 기억으로 내 노후를 풍요롭게 해주고 싶다. 돈보다는 추억을 미래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

 

 

기억해보면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나 여행지 위에 있을 때였다. 중국에서, 몽골에서, 러시아에서 나는 하루 종일 깔깔거리며 웃었고, 행복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몽골에 갔던 기억이 2009년이니. 너무 오랜 세월, 여행을 두려워만 하고 살았다.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 나를 웃게 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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