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브라질
장 크리스토프 뤼팽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문학에 관한 상이라면 국내에도 참 다양한 상들이 존재하지만,  수상기준이 책의 재미와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은지, 꽤 유명한 상을 탔다고 함에도 재미는 없는 책들을 많이 보아왔다. -가장 큰 예로 문학상들중 가장 유명한 상으로 손꼽히는 <노벨문학상>을 탄 소설들이 나로써는 참 재미가 없다. 개인적인 취향의 독특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내 주변에도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걸로 봐서 내 개인의 독특함은 아닌것 같고, 아마도 문학상 심사위원들이 소설을 보는 기준과 일반 독자들이 소설을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여튼, 나로써는 그런 의미에서 문학상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타입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꼭 챙겨서보는 문학상 수상작품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프랑스에서 '공쿠르 상'을 받은 책들이다. 물론 '공쿠르상'을 받은 책들을 모조리 다 읽어보았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여태까지 내가 읽어본 책들은 모조리 다 재미있었으니 아직까지는 신뢰성이 있는 셈이다. ^^

  이 책, <붉은 브라질>은 바로 그 공쿠르상을 2001년도에 수상한 책이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만으로 내 손에 쥐어져서 꽤 오랜시간동안 함께 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책은 너무 두껍고 그래서 지하철에서 앉으면 다행이지만 서서 한손으로 들고 읽기엔 너무 힘들었다. 책의 앞부분이나 뒷부분을 읽을때는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서 책을 들고있기도 힘겨웠기 때문에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2권으로 쪼개서 책을 발행해주었으면 싶다. 내용도 꽤나 방대하여서 2권으로 만들기에도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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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과거, 유럽인들. 그중에서도 프랑스인과 포루투칼인들이 신대륙정복에 열을 올리던 시절, 브라질땅에서 일어난 사건을 담은 이야기다. 전체 모티브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브라질땅에 내려오고 있는 전설을 실화에 섞어서 감칠맛나게 엮어낸 소설이다.

 그 시절, 멀리 남미대륙으로 원정을 떠나던 선박에서는 원주민들이 쓰는 말을 몰라서 겪게 될 혼란에 대비하여 통역으로 몇사람을 데리고 간다.  비교적 외국어 습득능력이 우수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게 되는데, 쥐스트와 콜롱브란 남매도 이때문에 남미로 가게 된다. 

이 후,  그곳에서 토착민들과의 갈등. 종교적차이로 인한 구교와 신교를 믿는 사람들간의 갈등. 세력다툼. 그리고 포루투칼인과 프랑스인의 갈등까지 벌어지게 되니 정말 가관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책은 그다지 빨리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손에서 완전히 놓아버릴수는 없는 매력이 있었다.

물론, 지금 현재 브라질땅에는 원주민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편협한 지식이지만, 고등학교시절 세계지리시간에 배운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남미사람들은 대부분 토착민+백인 혼혈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유럽인들에게 정복당했다고 볼 수 있을까? 역사적인 지식이 짧으므로 이 책의 결론으로 도출해 보자면, 그 대답은 no!다. 오히려 브라질을 정복하러 떠났던 유럽인들이 원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동화되어 건국된 나라가 브라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원주민들도 자기들끼리 전쟁을 했고, 끔찍하게 인육을 먹기도 했다. 물론, 인육을 먹는 행위에는 반대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태도.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분명 유럽인들이 배울 점이 있었다.

그리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서 너와 남의 구분이 없이 모두 한데 어울려 즐겁게 살아가는 그들앞에서 공작이나 남작따위 계급에 연연하고, 종교문제로 갈등을 빚고 재산이나 땅을 두고 싸우는 소위 문명인들의 행동이 얼마나 우스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우습다. 땅이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우리가 바다를 두고, 땅을 두고, 하늘을 두고, 금을 긋고 선을 갈라서 여긴 우리나라땅이니까 넘어오지마! 라는 행위 자체가 마치 초등학교 시절 책상에 흰분필로 금을 긋고 싸우던 쌈질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가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일까?

더이상 그런 금이 없이는 조화롭게 살기가 힘들만큼, 이땅엔 인간들도 너무 많고, 그중에서도 욕심꾸러기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콜롱브처럼 그저 아무 생각 않고, 원주민들과 함께 멱이나 감으면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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