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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분에 250명의 아기가 이 지구상에 새로이 태어나는데, 그 중 197명이 이른바 제3세계라고 불리는 122개 나라에서 태어나며, 그들 중 상당수가 출생신고를 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 이름도 없는 작은 묘에 묻힌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 네슬레, 나는 이제 그 기업의 식품은 되도록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다.
1970년 칠레. 아기들이 분유를 먹지 못해 굶어죽는 경우가 많자 새로이 당선된 대통령, 아예데는 ‘분유 무상 배급’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당시 칠레는 다국적 기업, 네슬레가 독보적으로 분유시장을 점령하고 있었고, 때문에 대통령은 네슬레로부터 분유를 사서 시민들에게 배급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아예데 정권의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칠레 정부에 분유를 공급할 경우, 자신들이 그간 무역을 하며 누려온 많은 특권들이 침해받을 것을 우려한) 네슬레는 아예데 정권에 분유를 판매하지 않는다. 그 후 미국 CIA는 칠레의 군부쿠테타를 도와서 결국 아예데 대통령은 암살당하고 만다.
세네갈의 다카르라는 지방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사막화가 진행되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농민들이 할 수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모여든다. 그들이 도시에서 취업을 하기란 쉽지가 않지만, 태생이 성실하고 착한 그들은 구걸이나 매춘은 절대 하지 않는다. 구두를 닦건, 행상을 하건 다들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부는 몇몇 공무원들이 독식하고 있는 형편. 게다가 나라의 대부분의 땅은 국유지라,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어느 날 나라에서 불도저로 밀어버리면 꼼짝없이 쫓겨나야 한다. 게다가 도시에도 물이 부족해서, 몇 안 되는 수도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그마저 여의치가 않다.
서구 열강들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 아프리카는 훨씬 더 잘살지 않았을까? 아프리카의 그 많은 비옥한 토지. 그곳에서 생산되는 것은 그들의 주식인 쌀이나 밀이 아니라, 유럽으로 수출할 사탕수수, 땅콩, 초콜릿 등이다. 당장 키워도 자신들의 배고픔을 해결해줄 수 없는 곡물을 키우느라 죽어라 고생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키운 작물을 정부는 헐값에 매입해 유럽에 팔고, 그 돈으로 동남아나 미국에서 쌀과 밀을 수입해서 국민들에게 판매한다. 물론, 다국적기업들은 당장 자신들이 곡물을 팔지 않으면 굶어죽는 아프리카 국민들에게 식량을 비싸게 판매한다. 굶어죽지 않고자 열심히 일하지만 일하면 일할수록 그들은 점점 더 배고프고, 가난해지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과목을 배우고 공부하지만, 정작 사회적 불평등의 개념이나, 기아문제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이런 문제들에 대해 배우고 토론할 수 있다면, 그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